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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book 신경옥이 사는 법 - <작은 집이 좋아>에서 못다 한 이야기 ㅣ F.book 시리즈
신경옥 지음 / 포북(for book) / 2014년 2월
평점 :
화이트 앤 내추럴 하면 떠오르는 인테리어 작가, 신경옥님의 새 책이
나왔다.
내가 좋아하는 포북의 '좋아' 시리즈들 중에서도
참 소중히 아끼는 책 '작은집이 좋아'를 통해 강한 인상을 남긴
작가님이다.
인테리어 디자이너? 인테리어 작가?
보통은 앞의 말을 많이 사용하는데 나는 이 분을 인테리어 작가라고 부르고 싶다.
Simple is the best!
라는 말과 일맥상통하는
내추럴이 최선이고 최고이다!
라는 생각을 심어준 자기만의 스타일이 있는 인테리어 작가!
인테리어 작가의 집은 대체 얼마나 예쁜지 한번 보자!
하고 두 눈 똑바로 뜨고 훔쳐본 신경옥님의 집.
사실 앞선 작은 집이 좋아!에서 봤던 터라 큰 차이는 없지만
다시금 새롭게 정리해서 보니
속속들이 활용해보고 싶은 요소들이 많다.^^
이 책에는 신경옥 작가의 집과 옷 그리고 자녀 이야기로 채워져 있다.
사는 법이라고 하기엔 좀 카테고리가 적은 느낌이다.
그러나 시집갈 나이의 딸이 있는 중년의 작가이기에
그 사는 법을 백과사전 마냥 죽 늘어놓다가는
뭐, 신경옥이 사는 법1, 2, 3, 4....
끝도 없을 것이 분명하니 그저 신경옥이 사는 법들 중 핵심 엑기스만 뽑아 모은 책이다 생각하면 될 것
같다.
책 신경옥이 사는 법은
딱 신경옥이 사는 법이라고만 이해하기보단
여자가 사는 법
혹은
어떤 여자가 특별한 자기만의 가치관 대로 살아가는 법에 대한 이야기라고 해도 좋을 것 같다.
이 책의 내용 중 가장 인상 깊었던 내용 중 하나-
'제발 공부 좀 그만해라' 고 말하는 엄마 신경옥에 대한 딸의 이야기이다.
정말 신선한 사고방식이었다.
그런데 돌이켜 보니 내 어머니도 비슷했던 것 같다.
학교 가기 싫어서 농땡이 치고 싶은 날엔
'그래~ 그래~ 가지 말고 오늘은 푹 잠이나 자!'
하고 친히 선생님께 전화를 걸어 아프다거나 할머니 댁에 가야 해서 학교를 하루 못 나간다고 둘러대 주셨던
어머니.(^^::)
그런데 참 이상하게도 나는
그 다음날이면 '왜 하루 더 쉬지?' 하는 어머니를 뿌리치고(?)
학교엘 갔다, 서둘러서.
어머니 덕분에 나는 단 한 번도 개근상을 타진 못 했지만
극성스럽지 않은 어머니 덕에
모든 일은 스스로 알아서 찾고 해결하는 성향을 갖게 되었다.
집을 꾸미는 것에,
자식을 기름에,
생을 살아가는 것에 있어서
정답이나 정석이란 것이 있을까.
자신의 선택을 믿고 최선을 다하는 것.
비록 그 선택이 평범하지 않더라도
자기만의 신념을 갖고 살아가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있을까.
남들 하는 대로 똑같이 하려고 애쓰면 반드시 행복해질까?
남들과 좀 다르게 살면 불행할 가능성이 더 높은 것일까?
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하게 해주었던 책 '신경옥이 사는 법'
이 책은 집 잘 꾸미고 유명한 중년 여성의 책이라는 편견을 한 장 접어두고
무념무상으로 읽어나가다 보면
오래 살아온 한 여성의 철학이 느껴지는 그런 책이다.
그리고 f.book-
워낙 유명하고 좋아하는 시리즈인 포북의 '좋아' 시리즈를 기획한 에프북에서
작년에 야심 차게 시작한 비정기 간행물.
이제 두 권 째 만나고 보니
확실히 잡지의 성격은 아니고...
f.book이 처음 세상에 나왔을 때
내심 한국형 컴홈 잡지가 되어주길 바랐었다.
한국형 컴홈 잡지 같지 않은 것이 참 아쉬우면서도 또 뜻 모를 기대감도 있다.
지난 첫 호에서는 '서른 넘어 옷 입기'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펼쳤었는데
이번 호의 주제이자 소재는 '신경옥'
약간 뭐랄까-
포북의 좋아 시리즈의 자기 복제물 같기도 하다.
제목이 '신경옥이 사는 법'이 아닌
'이상한 엄마여서 좋아'(??)나
'평범한 엄마가 아니어도 좋아'(??)
와 같은 좋아 시리즈의 신간이었어도
그렇게 어색하지 않았을 법한
포맷과 느낌이었다.
이 점은 f.book의 특징이고 장점이자
또 한 편으로는 약간의 맹점이지도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감히.
그래도 f.book의 창간호와 2호를 모두 읽었고
앞으로 출간될 3호, 4호 모두 애정 하며 읽어볼 독자이기에
어떤 점들은 점점 더 농익어 가고
또 어떤 점들은 조금씩 바뀌어 가는...
그런 변화 과정들을 지켜보는 재미도 쏠쏠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보며...
애정 하는 f.book의 두 번째 독후감은 이쯤에서 마무리하고-
아 참!
깜박할 뻔했는데... (ㅋ)
그래서 신경옥이 사는 법이 뭐냐면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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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고 있는 사람에게 더 빨리 달리라고 해서는
안 되는 법입니다.
‘조금만 쉬어가는 게 어떨까?’
하고 물 한 잔 건네는 게 도리인 것 같습니다.
눈뜨면 달려 나가는 남편,
전쟁터로 나가는 병사처럼 학교를 향해 가는 아이들, 자꾸 기력이 약해지는 부모님...
그들 모두는 지금 달리고 있는 중입니다.
조금 부족하고, 완성되지 않은 삶이어도
그들은 모두 최선을 다해서 가고 있는 중입니다.
그리고 또 한 사람,
여자로 사는 당신도 마찬가지입니다.
너무 애쓰지 마십시오.
충분히 달려왔고, 지금도 그렇게 열심히
달리고 있다는 것이.....
제 눈에는 다 보이는 군요.
-신경옥이 사는 법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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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옥 작가의 이 글을 읽었을 때(말을 들었을 때)
나도 모르게 눈시울이 뜨거워지고
뭔가 왈칵하고 올라왔다.
세월을 온전히 살아본 인생 선배만이 해줄 수 있는
가짜 아닌 진짜 조언이라는 것을 알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