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나를 대접합니다 - 맛있는 위로의 시간 나와 잘 지내는 시간 2
강효진 지음 / 구름의시간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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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대접한다는 말이 퍽 흥미롭다. 강효진 작가의 에세이. 읽는 내내, 음, 뭐랄까. 눈 발 날리는 겨울에 김이 나는 호빵을 호호 불어 먹었던 그 순간이 떠올랐달까. 따스하고 다정한 에피소드로 읽기만해도 괜시리 배가 부른 것 같은 책이다.


잡채 하나, 떡국 하나, 라면 하나에도 저자의 스토리가 가미 되니 의미가 샘솟는다.

잡채를 세 그릇째 먹고 희희 웃었던 거, 퇴원한 엄마와 떡국과 사랑을 함께 나눠 먹었던 거, 설렁탕과 깍두기로 나를 따스이 덥혀 줬던 거, 향기로운 나물로 김밥을 만들어 봄내음을 누렸던 거…

게다가, 에피소드가 끝날 때마다 건강하고 맛있는 레시피까지 있어서, 마음 뿐 아니라 몸까지 건강해지는 느낌이다.


‘대접한다’는 건 사전적 의미로 1. 마땅한 예로써 대하다. 2. 음식을 차려 접대하다. 인데..

대부분 귀빈이나 내방객에게 하지, 자기 자신에겐 하지 않는 것 같다.

나 자신에게 예를 다해 대하기보다, 나 자신에게 음식을 차려 접대하기 보다, 혼자 밥을 먹을 때면 대충 끼니를 떼우려고만 했고, 몸보단 혀가 좋아하는 음식만 해 먹었고, 영양의 균형보단 저렴한 식재료만 찾았으니. "바쁜데, 귀찮은데, 대충 먹자.." 인스턴트나 군것질만 찾곤 했었다... 😢😢


이 책 읽고, 나를 더 아껴주고 사랑해 주는 실천으로, 맛있고 건강한 음식으로 나를 대접하는 것부터 해봐야겠다 생각했다.🥦🫑

독자님들도, 함께했으면!




#오늘도나를대접합니다 #강효진  #구름의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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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정치학 - 자유롭고 올바른 시민 사회의 주인이 되는 첫발 10대를 위한 진로수업 3
박요한 지음 / 봄마중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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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는 나와 무관한 일, 먼 이야기라 생각하기 쉬운데, 절대 그렇지 않다는 것. 정치는 우리 삶에 밀접하게 연관 돼 있고, 삶의 전반적인 부분(인간관계와 가정과 학교, 친구들과의 놀이 등)에서 발생하기 때문.

그렇다면, 꼭 크고 무거운 주제를 논하지 않더라도 ‘정치가 뭘까’하는 기본적인 고민은 할 수 있어야하지 않을까. 꼭 정치를 나서서 하지 않더라도 나를 둘러싼 환경에서 올바른 정치가 이루어지도록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지 않을까.

꼭 필요하고 반드시 존재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왜 정치를 부정적인 시선으로 외면하게 되는 것일까...(나부터 반성..😢)


이 책은, 깊고 어려운 학문 정치학을 청소년들이 이해할 수 있게 쓰여졌다. 내용과 구성 면에서도 정치학의 개념, 역사, 정치학이 다루는 주제, 정치인의 태도, 정치학의 미래 등 골고루, 알차고 꼼꼼하게 다룬다. 특히 장이 바뀔 때마다 생각을 넓혀 줄 정치 관련 이슈들이 삽입 되어 있는데, 이 부분이 너무나 재밌고 유익했다. 한 챕터를 할애하긴 애매하지만 반드시 짚어야 하는 내용들이었다. 정치가 무엇인지,어떻게 정치에 건강하게 참여할 수 있는지 생각하게 한다. 관심을 기울일 수 있게 고민하게 하는 책이다.


청소년을 위해 쓴 책이지만, 어른들에게도 일독을 권하고 싶다. 정치학에 입문하는 독자라면, 정치가 나와 무관한 일이라 생각한다면, 정치가 무엇인지 알고 싶다면, 자녀나 제자를 교육하는 입장이라면, 이 책이 더할 나위 없을 것 같다. 이 책을 디딤돌 삼아 심도 깊은 공부로 나아가면 좋겠다. 청소년에게는 두말 할 것 없고.


“모든 정치인들에게 정치학개론 수업을 필수로 듣게 해야 한다는 것과 정치자격증 시험을 보면 좋겠다” “그런데 거꾸로, 도대체 왜 저런 정치인들을 뽑아 주었을까 싶기도 하다. 정치인뿐 아니라 일반 유권자도 정치의 기본을 배울 수 있는 정치학개론 수업을 들어야 할 것 같다.” 는 저자의 말에 깊이 공감했다. 누군가는 반드시 정치를 해야하고, 또 누군가는 정치할 사람을 뽑아야 한다. 정치인들의 모습에서 정치의 미래가 암담하게 느껴지만, 동시에 공부하지 않은 유권자들에게서도 그 책임에서 제외될 수 없음을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


4장 "정치인의 올바른 태도"에서 “정치가와 정치꾼”을 비교한 부분에 인상에 남았다. "정치가는 다음 세대를 생각하고, 정치꾼은 다음 선거를 생각한다.”(콜린 클라크) “정치가는 나라를 위해 자신을 바치고, 정치꾼은 자신을 위해 나라를 이용한다.”(조르주 퐁피두)

6장 정치학을 전공하면 어떤 진로를 가질 수 있는지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조언도 청소년들에게 도움이 많이 될 것 같다.


사실 내가 제일 많이 도움 받은 책. 개인적으로 어제 읽은 <감옥으로부터의소영>과 연결 되어 가슴이 벅찼다. 지금 정치학을 자유롭게 논할 수 있는 토대는, 유신/군부독재 하에 민주화 운동에 자신을 내던졌던, 자유와 평등을 위해 투쟁했던 이들의 희생 덕분이 아닐까. 독자들도 꼭 읽어보시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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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이 물었다 - 소중한 것들을 지키고 있느냐고
아나 아란치스 지음, 민승남 옮김 / 세계사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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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컨텐츠그룹 에서 보내주신 <죽음이 물었다> 가제본을 읽었다.


이 깊은 책을, 나는 내 표현 만큼으로 끌어내려 가둬버리게 될까봐 완독 후에도 곧바로 리뷰하지 못하고 장장 일주일을 끙끙댔다. 이후 2-3번은 더 읽은 듯. 책 너덜너덜. 죽음과 삶에 대한 주제는, 유독 가볍게 대해지지가 않는다. 그리고 이 책은, 깊다. 내가 감히 평할 수 없을만큼.


인간의 삶은, 태어나서-죽어가고-죽는 일련의 과정이라 했던가. 모든 사람은 태어나 언젠가는 반드시 죽음을 맞이한다. 어느 누구도 이 경로에 예외가 없다. 그렇게보면 살아 숨 쉬는 모든 나날들은 곧 ‘죽어가는’ 시간이라 해도 무방하다. 지금도 우리는 죽어가고 있는 셈이다. 다만 모두에게 공평한 이 (광의의)'죽어감' 안에 '임박한 죽음을 준비하는’ (협의의)시간을 갖는 자와 그렇지 못하는 자의 차이는 있다. 전자의 경우는 어찌보면 행운이다. 천천히 죽어간다는 건, 죽음에 대해 생각할 시간이 많다는 의미이고 죽음을 더 잘 준비할 수 있다는 뜻이니까. (안타깝게도 의외로 후자가 많다). 우리는 죽음을 부정적으로 바라보기에 행운이라 생각하지 못하겠지만.


‘완화의료’라는 개념이 생소하다. ‘서서히 죽게하는 의료인가? 혹시 안락사와 같은 개념인가?’ 오해할 수도 있다. 나도 그랬다. 완화의료는 안락사와 전혀 다른 개념이며, 오히려 안락사를 막아주는 의학이다. 저자는 완화의료가 생소한 (나 같은)독자를 위해 책의 서두에서 이를 잘 설명하고 있다. “완화의료란 삶의 끝자락에 나타나는 다양한 증상, 특히 통증을 완화시켜 인간이 존엄성을 가지고 세상을 떠날 수 있도록 하는 돌봄의 의학”이라고. 간단히 말하면 완화의료는, 이 (협의의)‘죽어가는 사람을 돌보는’ 의학이다.


완화의료가 무엇인지, 얼마나 필요한 의학인지를 본격적으로 깨달은 건 바로 이 부분을 읽었을 때였다.

“완화의료는 병의 어느 단계에서도 도움이 되지만, 병이 진행되어 신체적 고통이 극심해지고 의학적으로 더 이상 손을 쓸 수 없게 되었을 때 가장 큰 가치와 필요를 지닌다. 병의 예후가 좋지 않고 죽음이 임박하면 의사들은 이런 예언을 내놓는다. “더 이상 해줄 수 있는 게 없습니다.” 하지만 나는 그 말이 틀렸음을 알게 되었다. 더 이상 병을 치료할 방법은 없을지라도, 그 환자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많이 남아 있다.” (69p)

의학이 임박한 죽음을 앞두고 있는 환자에게 ‘더 이상 할 수 있는 게 없습니다’ 라고 말할 때, 완화의료는 “할 수 있는 게 있습니다. 아니, 많습니다!”라고 말한다는 것. 환자의 신체적 고통을 줄여주기도 하고, 진행되는 증상과 치료의 부작용 등을 살펴 해결해 주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환자가 자연스러운 죽음을 넘어 아름다운 죽음을 맞이하도록 정서적, 영적인 돌봄까지 아끼지 않는다. 이 얼마나 감동적인가!


저자가 브로니 웨어의 책에서의 '5가지 후회'를 인용한 부분은, 나를 대입해 보게 하기에 충분했다.


이 책은 완화의료를 알게 해주기도 하지만, 언젠가 반드시 겪을 죽음을 어떻게 잘 맞이할 것인가(웰다잉) 를 고민하게 한다는 데서 굉장히 유의미하다. 죽음은, 주어진 삶을 잘 살아낼 것을 소망하게 한다. 즉, 잘 죽어가는 삶의 중요성을 깨닫게 한다. 저자가, 안온한 마지막을 보낸 환자들의 공통점으로 일상에 대한 충실한 태도를 꼽은 것처럼. 삶을 원하는대로 잘 살아온 사람, 생의 마지막을 잘 준비한 사람은 평화롭게 죽음을 맞이할 수 있다. 나도 그렇게 살아가야지. 나 자신을 비롯해 만나는 사람들을 더 사랑해야지. (특히 남편을 후회없이 사랑해야지!) 다짐 했다. 저자의 말대로 웰다잉(well dying)은, "살면서 차곡차곡 더께가 되어 얻는 삶의 결과물"이므로.


(검정색 가제본이 아닌) 예쁜 노란색 표지를 입고 막 세상에 나오기 시작한 이 책을, 나는 구매하려고 한다. 이 깊은 책을, 독자들도 읽어보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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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교회 이야기 - 간판도 예배당도 없으나 동네 사람들로 북적이는 교회 동네 교회 이야기 시리즈 5
양승언 지음 / 세움북스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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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움북스의 “동네 교회 이야기 시리즈” 그 5번째 교회는 ‘다움교회’이다.


‘교회’라고 하면 으레 떠올리는 이미지가 있지 않은가. 번듯한 건물, 형식이 갖춰진 예배, 성가대의 나풀거리는 가운, 빨간 십자가와 간판 등. 다움교회를 그런 전형적인 이미지로 바라본다면 '이상한 교회’라 생각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간판도 예배당도 없으나 동네 사람들로 북적이는 교회”가 이 교회를 가장 잘 설명해주는 문장이니까..

건물 없이 학교 강당을 빌려 예배를 드리고, 주중 모임공간을 영어도서관으로 운영해 지역주민들에게 무료로 개방한다. 자기 PR 시대에 교회 간판이 없어 교회가 어디냐는 질문도 받았다고 한다. 그렇지만 다움교회는, 지역사회를 '위한' 장소 뿐 아니라 지역사회 '안'의 장소로 세상에 빛을 비추고 있었다. '교회는 그 자체로 선교로의 부르심을 받았다'는 선교적 교회를 모토로 삼고 그렇게 살아내려는 모습이 너무나 감동적이다.


다움교회는 일반도서관을 운영하는 다른 교회나 기관과 달리 '영어도서관'이라는 차별성을 선택했다.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도서관 프로그램'으로 지역의 필요를 채워주고 있었다. 프로그램표를 보니(64p) 나도 자녀가 있다면 여기에 보내고 싶을 지경. (아니 내가 다니고 싶다! ㅎㅎ) 유아를 위한 영어교육(빙뱅붐), 영자신문 활용 수업(NIE), 초등학생 대상 영어책 읽기 수업(스토리텔링), 영어 말하기 훈련(POP), 각 나라 문화체험, 일대일 책 읽어주기(버디 리딩) 등등. 어린이를 위한 도서관 프로그램은 정기적 어머니모임(맘스북클럽)으로 발전 되었는데, 여기서 회복되는 어머니들도 있었다고 한다.


"누군가를 섬기기 위해서는 우리 손이 먼저 비어 있어야 한다. 무언가를 손에 쥐고서는 다른 사람을 섬길 수는 없다. 오히려 다른 사람의 발을 씻기고자 할 때 우리의 손 역시 깨끗해지게 된다." (38p)


'조각보 공동체'와 '훈련 공동체'도 다움교회의 비전이자 정체성이다. 교회는 (목사를 비롯한) 어느 한 개인의 것이 아니며 모든 성도가 함께 이루어가는 그리스도의 몸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교회는 다양한 종류와 색깔의 실과 천들이 모여 만들어지는 '조각보'와 같다. 교회 이름 조차도 구성원들이 공모해 투표로 결정했다는 게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ㅎㅎ 구성원 한명 한명이 교회의 주체이자 주인공이 되는 교회라니! 이 당연한 것이 왜 여지껏 그리도 어려웠을까.


다움교회는, 교회가 무엇인지 묻는 이들에게 좋은 모델이 되어준다. 물론 이런 형태도 유일한 정답은 아니겠지만. 다만 성육신하신 예수처럼 섬기며 살아가려는 교회의 모습에, 교회의 본질을 되새기고 '교회'라는 공동체에 여전히 소망을 가질 수 있는 것 같다. 책은 분량이 많지 않아 금방 읽을 수 있고, 술술~ 읽힌다. 재밌게 읽어보기를 독자들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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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저녁 - 2023 대한민국 그림책상 수상작
권정민 지음 / 창비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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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비에서 출간전 가제본으로 책을 보내주셨습니다. 권정민 작가의 그림책인데요.

비대면 배달 수요가 늘자 음식점에서 요리할 시간이 없다며 돼지 한마리를 한 아파트에 통으로 배달하는, 다소 황당한 설정의 이야기입니다.

아파트 주민들은 결국 이 돼지로 각자 주문했던 족발, 김치찌개, 감자탕, 돈가스, 보쌈을 만들어 먹기로 하는데요.

이 그림책은, 우리네 사회의 단면을 뼈아프게 보여주면서 생각할 거리를 던져 줍니다.

코로나19로 비대면 배달수요가 급증했고, 배달 덕분에 우리는 굳이 나가지 않아도 집에서 편리하게 음식을 먹었습니다. 모든 것은 스마트폰 하나로 가능해요. 어플 한 번의 클릭으로요. 돼지로 요리하는 방법도 스마트폰으로 검색하면 되고, 돼지를 손질할 도구와 요리 재료도 스마트폰으로 주문해 배송 받으면 되니까요.

굳이 사람을 만나지 않아도 고립됨을 전혀 느끼지 못합니다. 배달/택배 쓰레기가 환경을 심각하게 오염 시켜도 심각성을 깨닫지 못합니다.

정식 출간되면 구매하고픈 그림책이네요. 돼지 그림이 너무나 귀엽고(돼지가 토실토실 🐷🐽) 수준급이에요. 그림책인 만큼 글자가 많진 않습니다. 그러나 이 그림들은 우리 사회를 풍자하기에 충분합니다. 한 장면 한 장면이 익살스럽고 너무나 사실적이라 섬찟하기도 하니까요. 

스마트폰에 상당히 잠식 되어 있는 제 모습도 반성해 보았습니다...

권정민 작가는 한국출판문화상을 수상하기도 했네요. 

구매해서 읽어보시길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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