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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교회 이야기 - 간판도 예배당도 없으나 동네 사람들로 북적이는 교회 ㅣ 동네 교회 이야기 시리즈 5
양승언 지음 / 세움북스 / 2022년 11월
평점 :

"세움북스의 “동네 교회 이야기 시리즈” 그 5번째 교회는 ‘다움교회’이다.
‘교회’라고 하면 으레 떠올리는 이미지가 있지 않은가. 번듯한 건물, 형식이 갖춰진 예배, 성가대의 나풀거리는 가운, 빨간 십자가와 간판 등. 다움교회를 그런 전형적인 이미지로 바라본다면 '이상한 교회’라 생각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간판도 예배당도 없으나 동네 사람들로 북적이는 교회”가 이 교회를 가장 잘 설명해주는 문장이니까..
건물 없이 학교 강당을 빌려 예배를 드리고, 주중 모임공간을 영어도서관으로 운영해 지역주민들에게 무료로 개방한다. 자기 PR 시대에 교회 간판이 없어 교회가 어디냐는 질문도 받았다고 한다. 그렇지만 다움교회는, 지역사회를 '위한' 장소 뿐 아니라 지역사회 '안'의 장소로 세상에 빛을 비추고 있었다. '교회는 그 자체로 선교로의 부르심을 받았다'는 선교적 교회를 모토로 삼고 그렇게 살아내려는 모습이 너무나 감동적이다.
다움교회는 일반도서관을 운영하는 다른 교회나 기관과 달리 '영어도서관'이라는 차별성을 선택했다.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도서관 프로그램'으로 지역의 필요를 채워주고 있었다. 프로그램표를 보니(64p) 나도 자녀가 있다면 여기에 보내고 싶을 지경. (아니 내가 다니고 싶다! ㅎㅎ) 유아를 위한 영어교육(빙뱅붐), 영자신문 활용 수업(NIE), 초등학생 대상 영어책 읽기 수업(스토리텔링), 영어 말하기 훈련(POP), 각 나라 문화체험, 일대일 책 읽어주기(버디 리딩) 등등. 어린이를 위한 도서관 프로그램은 정기적 어머니모임(맘스북클럽)으로 발전 되었는데, 여기서 회복되는 어머니들도 있었다고 한다.
"누군가를 섬기기 위해서는 우리 손이 먼저 비어 있어야 한다. 무언가를 손에 쥐고서는 다른 사람을 섬길 수는 없다. 오히려 다른 사람의 발을 씻기고자 할 때 우리의 손 역시 깨끗해지게 된다." (38p)
'조각보 공동체'와 '훈련 공동체'도 다움교회의 비전이자 정체성이다. 교회는 (목사를 비롯한) 어느 한 개인의 것이 아니며 모든 성도가 함께 이루어가는 그리스도의 몸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교회는 다양한 종류와 색깔의 실과 천들이 모여 만들어지는 '조각보'와 같다. 교회 이름 조차도 구성원들이 공모해 투표로 결정했다는 게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ㅎㅎ 구성원 한명 한명이 교회의 주체이자 주인공이 되는 교회라니! 이 당연한 것이 왜 여지껏 그리도 어려웠을까.
다움교회는, 교회가 무엇인지 묻는 이들에게 좋은 모델이 되어준다. 물론 이런 형태도 유일한 정답은 아니겠지만. 다만 성육신하신 예수처럼 섬기며 살아가려는 교회의 모습에, 교회의 본질을 되새기고 '교회'라는 공동체에 여전히 소망을 가질 수 있는 것 같다. 책은 분량이 많지 않아 금방 읽을 수 있고, 술술~ 읽힌다. 재밌게 읽어보기를 독자들에게 추천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