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생활, 나만 힘들어? - 10년 차 목회자 부부의 리얼 격동 스토리
장산하.이은미 지음 / 세움북스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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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산하 목사님 이은미 사모님의 공저, 10년 차 목회자 부부의 리얼 격동 스토리! “결혼생활, 나만 힘들어?” 나만 힘드냐고~~!! 🤜🤛


두 저자는 결혼 10년 차 목회자 부부다. 결혼한지 10년 밖에 안됐는데 가정에 대한 책을 썼다고? 이 책은 정답을 알려주는 책도 아니고, 결혼생활 30년 이상의 연륜이 묻어난 책도 아니다. 걸어온 길보다 앞으로 걸어가야 할 길이 더 많이 남은 부부지만, 가정에 대한 정답을 찾아가는 그 길을 독자들과 함께 걸어가고 싶어 이 책을 저술했다고 한다. ‘배우자, 부부 싸움, 신앙, 성(性), 육아, 재정’ 6개의 키워드를 책에서 다룬다. 각 주제마다 ‘아내 이야기’ ‘남편 이야기’를 차례로 수록했는데, 너무도 다른 두 사람의 속마음이 무척이나 재밌다. ㅎㅎ 그래, 달라서 서로를 완벽하게 돕고 보완해 줄 수 있지! 다름이 다툼이 되는 때가 바로 남편을(아내를) 제대로 도울 수 있는 때이다!


나는 결혼 4년차이고 우리도 목회자 부부이기도 해서 이 책이 유독 많이 공감 되었다. ‘결혼이란 뭘까? 하나님이 원하시는 부부는 어떤 모습일까?’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데 손을 내밀어주는 책이었다. 책은 딱 그 연차의 부부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여서 신선했다. 연륜이 있는 부부의 이야기는 배울 점은 더 많겠지만 나와는 좀 먼 이야기 같다고 생각했을 듯.


이 책은 ‘아내와 남편의 이야기’에서 끝나지 않고 ’성경에서‘ 하나님의 뜻을 찾아 행복한 가정이 되어가도록 이끌어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부부가 함께 예수님을 바라보고 예수님과 동행해야 진정으로 행복할 수 있다고 결론을 맺는데, 저자가 실천한 방법이나 노하우가 아닌 복음에서 선명하게 답을 찾을 수 있게 한 점이 좋았다. 결국 결혼생활과 가정은, 내 힘으로는 그저 힘들고 어려워도 예수님이 계시면 천국을 누릴 수 있다는 것. 저자 부부가 길 위에서 내밀어준 손을 붙잡고, 우리 부부도 그렇게 살아보려 한다. 남편과 내가 예수님 안에서 한 몸이 되었으니 이제는 예수님 안에서 거룩하게 지어져가길 기도한다.


나는 책의 화끈한 제목에 이끌려 첫 장을 펼쳤고, 단숨에 다 읽었다. 읽는 내내 뒷 내용이 궁금해 중간에 덮을 수가 없을 정도로 글이 재미있다. 글밥이 많거나 무겁지 않아 읽기에 부담스럽지도 않았다. 예수님 안에서 행복한 가정을 이뤄가길 원한다면, 부부 관계와 가정을 다시금 점검하고 복음으로 세워가고 싶다면 이 책을 한번 읽어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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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산하 2024-02-28 14: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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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영받지 못하는 기자들 - JTBC 탐사보도 기자들이 마주한 순간들의 기록
이윤석 외 지음 / 파지트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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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지트에서 출간한 ≪환영 받지 못하는 기자들≫은, JTBC 탐사팀 이윤석,전다빈,강희연,어환희,하혜빈 기자가 취재한 내용을 담은 공저이다. JTBC 뉴스에서 보도된 뉴스들의 과정을 생생하게 기록했다. 뉴스 보도는 몇 분이지만, 그 과정이 얼마나 집요하고 치열했는지를 볼 수 있어서 유의미했다. 포기하지 않고 찾아가 인터뷰를 따내고, 몇날 며칠 '뻗치기'를 하면서까지 해명의 기회를 주며, 끝이 보이지 않는 자료에도 기어이 단서를 잡아내고 만다. 공정한 보도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JTBC 탐사팀기자들의 노고를 알 수 있었다.


나는 이 책을 읽고나서야 기자 중에서도 ‘탐사보도’를 하는 기자가 있다는 걸 알게 됐다. (난 정말 아는 게 없다..) 탐사 기자는, 우리 사회 부조리를 파헤치는 역할을 한다. 현장을 취재해야 하는 특성상 밤낮 주말을 가리지 않고 발로 뛴다. 정치권력이든 자본권력이든, 권력자들이 국민을 위해 써야 할 힘을 본인이나 가족의 자산 증식 등에 악용하는 것을 잡아내고 추적하고 고발하고 세상에 알린다.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어 가는, 참 감사한 분들이다.


책은 2-3독을 했는데, 여러번 읽을 수록 탐사 기자들을 향한 경외감이 점점 더 커졌다. “취재한 양이 100이라면 취재팀이 보도한 건 10 정도에 불과했다. 책에 더 많은 내용을 담지 못한 이유이기도 하다. 취재팀은 나머지 90이 세상에 드러나려면, 어느 한두 언론사가 아닌 우리 시민사회 모두가 힘을 합쳐야 한다고 믿고 있다.” ("공정 외치던 권력자 '이상직'의 추락" 95p) 이 대목만 읽어도 그저 리스펙이다!


책 내용이 얼마나 인상적이었던지, 이 책을 읽고 얼마 지나지 않아 나는 한 책모임에서 현업 탐사기자이신 분을 만난 적이 있었는데 초면임에도 불구하고 엄청 친한 척을 했더라는.ㅎㅎ 탐사기자를 실제로 만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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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장에선, 고위공직자(국회의원 이상직,강기윤,전봉민)의 법인을 이용한 재산증식과 편법증여를 잡아내고 추적한 이야기를 다룬다.

이상직 의원은 유죄판결을 받아 의원직을 상실한 반면 강기윤 의원과 전봉민 의원은 무혐의를 받았다.

강 의원은 자신의 사적이익을 충족할 불평등한 법안을 발의하고, 전 의원은 자신에 대한 보도를 무마하려 뇌물까지 제안한 정황도 있지만 두 의원 다 정당한 처벌을 받지 못했다.


3장에선, 일본 전범그룹 미쓰비시의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 책임’ 부인에 관한 실체를 취재하고 고발한다.

“지난 2018년 우리 대법원은 미쓰비시중공업에 강제동원 피해자 1인당 최대 1억 5000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 했지만, 미쓰비시는 법인을 쪼개는 꼼수 등으로 배상 책임을 교묘히 피해가고 있다. 역사적 책임을 외면하고 있는 것. 게다가 우리나라는 역사 기록물 관리가 부실해 일본에게 제대로 된 사과를 요구하지 못하고 있다... ㅠㅠ

나는 여기서, 정직하게 기록으로 남기고 보관하며 정리하는게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배웠다.


마지막 4장에선, 과거엔 전범국이었지만 훗날 역사를 정직하게 반추하고 기록하고 반성하며 사과하는 태도를 보였던 독일을 살펴봄으로써 일본이 나아갈 길을 짚는다.

독일은 피해자들에게 용서를 구하고 적극적으로 피해자를 지원했다. 101세 노인이라도 나치 부역 혐의를 공소시효 없이 처벌하고, 교과서에도 전범의 참상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강제 수용소를 개방하고, 도심 한복판에 ‘홀로코스트 메모리얼파크’를 조성해 전쟁 범죄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강제징용과 성범죄를 부인하는 전범국 일본과는 판이한 모습이라 참 씁쓸했던 장이었다.


각 장의 말미에 삽입된 기자 세계의 뒷 이야기도, 자칫 책이 무거워지지 않도록 균형을 잡아준다. 재밌게 읽다보면 뒷목까지 차 올랐던 긴장이 한결 풀어질 것이다.ㅎㅎ 드라마나 영화에서 보던 탐사 기자들의 모습은 (책상 더러운 것만 빼곤) "너무 과장 됐다"고 한다. 술 문화나 폭언이 실제론 그렇게 심하지 않다고. (약간 억울해 하는 뉘앙스가 글에서 느껴졌다.) ㅎㅎ 탐사 기자들이 자주 쓰는 ‘뻗치기’는, 무식한 취재 방법 같지만 오히려 언론을 피하는 사람들에게 ‘해명할 기회를 주는’ 정공법이라는 것. '뻗치기'에 대한 오해를 풀자!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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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보다 나은 오늘, 이전보다 좀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데 나도 힘을 모아야지. 이 책, 정말 좋다. 모든 독자들에게 진심으로 강력 추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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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켈러는 누구인가? - 팀 켈러, 그는 누구이며 어떻게 사역했는가?
안성용 지음 / 세움북스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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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가 반짝이는(?) 책은, 켈러의 삶과 사역을 조명하는 책이다. 켈러 목사님은 그가 사역하는 미국뿐 아니라 세계 교회들에 많은 영향을 끼쳤고, 한국에서 오랫동안 사랑 받고 있는 목회자이다. 그의 책과 설교는 예수 그리스도를 선명하게 비추고 있으며, 그가 목회한 교회는 건강한 신학으로 열매 맺는 좋은 모델이 되었다. 책은 저자의 전도학 박사 학위 논문의 일부분을 번역 개정해 저술된 것으로, 켈러의 신학 형성의 배경이 성장 과정과 , 그리고 사역의 현장인 리디머 장로교회를 구체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논문은 크게 장으로 구성 되어 있으며, 책에선 1 켈러는 누구인가 4 켈러는 어떻게 복음 중심으로 교회 사역을 했는가?’ 담았다. (2 켈러의 복음이해는 무엇인가? & 3복음이 개인과 세상 변화의 원동력인가?’ 저자의 < 켈러의 복음 이해와 교회의 사명> (CLC, 2022) 참고해 .)


“한 사람이 경험한 다양한 사건들은 그 사람의 신학적 사고 형성과 사역에 큰 영향력을 끼치기 때문”에, 팀 켈러의 삶을 탐색하는 건 그의 신학과 사역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기초가 된다. 다만 아직 팀 켈러의 자서전이나 전기가 없어 이 책은 그의 책, 글, 설교에서 단서를 찾아내 퍼즐 조각을 맞추었다. 

또한 켈러가리디머 장로교회에서 행한 전도, 공동체 형성, 자비와 정의, 문화 참여, 교회 개척 그의 복음 이해가어떻게구체적으로 적용 됐는지를 탐색한다. 이에 저자는 켈러의 교회 사역 전도 주목해과정 전도, 전도 다이나믹(문화), 전도적 예배와 복음 중심 설교등을 설명하고 있고, , 켈러가 제자 훈련을공동체 형성으로 봤다는 , 자비와 정의 사역을 지역 교회의 역할을 구별한 (교회가구제, 개발, 개혁 하려고 하다가 교회의 본질적인 사역을 잃어버릴 있음에 주의), 신앙과 직업의 통합으로문화 갱신 참여하게 한다는 등도 책에 담겨있다.


팀 켈러가 누구인지, 그의 복음 이해가 사역에 어떻게 구체적으로 적용 되었는지 알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보면 좋겠다.

얇아 읽기에 부담 없으며 쉽게 쓰여 있어 누구나 이해할 수 있다.

표지와 내지 곳곳에 나오는 팀 켈러 이미지는 AI가 그렸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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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해, 몽골 - 별, 사막, 호수 찾아 고비사막과 홉스골로 떠난 두 번의 몽골 여행, 2023년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
신미영 지음 / 푸른향기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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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은 여행하기 쉬운 곳이 아니라고? 

이 책을 읽으면 몽골에 대한 편견이 완전 사라질 것이다!ㅎㅎ

밤하늘에 수놓은 별, 화려하게 쏟아내리는 은하수, 신비한 사막과 광활한 초원에서 타는 말과 낙타, 아늑한 게르에서의 하룻밤, 발길이 닿는 곳에서의 캠핑… 이것이 바로 찐-몽골 여행이렷다! 몽골은 우리나라에서 멀지 않고, 생각보다 가볼 만한 곳이다. 몽골의 광활한 자연은, 나를 옭아매는 걱정과 고민거리들을 바람에 날려 보내 어느새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만드는 마법을 선물한다. 인간과 동물이 조화를 이루는, 아름답고 순박한 곳이 바로 몽골이다. 여기에 맑은 날씨, 좋은 사람들과 동행하기까지 한다면 이보다 더 완벽한 여행은 없을 것!

아주 오랜만에, 읽는 것만으로도 행복하고 낭만 가득했던 여행 에세이를 읽었다.


“별을 보기 위해서! 오로지 별 하나만 보고” 몽골을 여행하기로 결심한 저자. 그렇게 휴가계를 내고 항공권을 예매하고 동행을 구한 뒤, 앞뒤 주말을 꽉 채워 몽골을 다녀오게 된다.

책은, 저자가 두 번에 걸쳐 여행한 몽골을 파트별로 나누어 소개하고 있다. 첫 번째 여행은 고비사막 투어 (Part 2). 두 번째 여행은 홉스골 투어 (Part 3). Part 1과 4는 여행 전 준비 과정과 여행 후 전체적인 느낌을 담았다. 고비 사막은 아시아의 가장 큰 사막이자 몽골의 메인 관광지이고, 홉스골은 세계 상위 1%의 호수라는 수식어를 가진 몽골의 휴양지. 성격과 풍경이 전혀 다른 두 여행지를 모두 담았으니 이 책이 매력적일 수밖에 없는 이유. 같은 나라를 굳이 두 번 여행할 필요가 있냐고? 이 책을 보면 또 생각이 달라질 것이다. 후후 


고화질의 사진이 아낌 없이 실려 있고, 애써 포장하지 않은 글들이 여행지에서의 설렘과 긴장감을 생생히 전달해 준다. 책은 전체적으로 생동감이 넘쳤다. 저자에게서 기분 좋은 에너지가 느껴지는 것도 좋았다. 글만 봐도 저자가 활기차고 용기 있으며 단단한 정서와 건강한 심신을 가진 사람인 것을 알 수 있었다.

 

유목민 게르와 여행자 게르의 다른 내부 환경 이야기도 신선했다. 밤하늘을 수놓은 별을 보며 캠핑을 하는 이야기도 낭만적이었고. 촐로트 협곡과 허르거 화산, 테르히 차강호수, 그리고 바다 같은 호수 홉스골은 너무나 아름다웠다. 서로에게 친절한 몽골인들의 문화도 훈훈했다. 그러나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어딜가든 열악한 화장실 이야기!! 초원에서 노상방뇨를 해야하거나 날것의 화장실에서 볼 일을 보는 건, 어후, 난 못 할 것 같아...


몽골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여행에피소드와 여행 코스들을 미리 보며 도움을 얻을 수 있다. 몽골을 꼭 가보지 못한다면 이 책으로 방구석 1열 여행을 떠나보자. 푸르공(투어 차량)비나 숙소비를 1/N 할 수 있다면 여행경비를 더욱 아낄 수 있다는 것, ‘멀티탭, 블루투스 스피커, 슬리퍼, 손전등, 선글라스와 모자, 핫팩, 옷걸이와 수건, 이별할 옷’을 챙기라는 것도 유용한 팁! 저 블루투스 스피커로 적재의 “별 보러가자”를 들으며 밤하늘의 별들을 보면 얼마나 낭만적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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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은 기후위기 때문에 현재 급속하게 사막화가 진행되고 있고, 황사의 진원지가 되고 있다. 여행자들은 겨우 일주일의 짧은 기간 동안 모래사막을 만나지만 (그래서 모래바람을 맞는 것도 새롭고 즐거운 경험이지만) 현지 유목민들은 매일 겪어야 하는 일이다. 그 고통을 우리가 다 헤아릴 수 있을까?

몽골에 초원을 조성하기 위한 NGO 사업들도 활발하다고 하니, 우리 모두가 몽골의 생태계를 지키는 일에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 몽골이 앞으로도 계속 사람과 동물이 조화로운 곳으로 남도록, 아름다운 별들을 만나는 낭만적인 여행지가 되도록 몽골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지구의 경고에도 귀를 기울여 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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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삽니다
장양숙 지음 / 파지트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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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에 읽은 책이었는데, 리뷰의 처음을 어떻게 열어야 할지 몰라 한 달을 질질 끌었다. 다른 에세이에 비해 만감이 교차했던 책이었지만, 리뷰하기를 주저했던 이유는, 솔직히 조심스러웠던 것 같다.

첫째론, 무슨 말을 해야 할지를 모르겠어서였다. 다섯 살 즈음 교통사고로 한쪽 다리를 잃고 자격지심에 죽고 싶었던 장애인으로서의 삶, 남편의 사업이 망하고 주린 배를 달래가며 행상을 돌아야 했던 빈자로서의 삶, 가족을 책임지기 위해 하루도 쉬지 못하고 영업을 뛰어야 했던 여성 가장으로서의 삶…을 읽고 도대체 무어라 말해야 할지 모르겠어서. 책을 읽고나면 꼭 뭐라 말해야 하는 건 아니지만, 이 책은 출판사와 약속을 한 책이라 반드시 글로써 되새겨야만 했다. 그렇지 않았다면 나는 책을 뭉근히 음미하도록 가슴 속에 그냥 가만히 남겨뒀을 거다. 둘째론, 저자의 아픔과 슬픔이 내 리뷰에서 더 많이 조명 될까봐, 그리고 마지막 셋째론, 내가 그녀를 섣부르게 연민하는 것일까봐 그랬다.


엄기호는 책 ≪단속사회≫에서, 연민을 느끼게 하는 감정이입은 “내가 일시적으로 그 사람과 하나가 되긴 하지만 그 바닥에는 나와 그 사람의 처지는 다르고 ‘공통된 것’(the common)이 없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내가 그 사람을 보고 불쌍함을 느끼는 것은 역설적으로 나는 그와 같은 상태가 아니기 때문”이기에 위험하다고 말했다. “대개 우리가 사회적 약자를 보며 느끼는 연민은 나는 그렇지 않다는 안도감과 쌍을 이룬다. 연민의 결과가 나르시시즘으로 귀결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단속사회≫ “무엇이 우정을 가로막는가” 250) 

다시 말하면, 나는 저자의 삶을 읽고 울컥하기도 했고 답답하기도 했고 같은 여성으로서 연민도 느꼈지만, 이 감정들이 저자의 눈물 젖은 삶에 일시적인 감정이입을 끝내고 ‘나는 그렇지 않다는 데서 오는 감사와 안도감’에 ‘내 세계의 안온함만을 더 굳세게 확인’하고 있는 것일까봐 두려웠던 거다.


누가… 장애인을, 가난한 자를, 여성 가장을 나보다 더 약자라 여길 수 있겠는가. 우리는 모두 우정을 나눌 수 있는 평등한 관계이다. 우리는 그들을 나와 다르지만 동등한 존재로 관계하고, 그런 관계를 통해 협소한 자신의 세계를 넓혀가며 성장한다. 나는 이것을 되새기며 다시 한번 내 안의 편견과 우월감, 이질감을 걷어내었다.

그렇게 하니 비로소 저자를 굳이 다른 말로 수식할 필요 없는 ‘장양숙’으로 만날 수 있었다. 그녀의 이야기를 경청함으로써 그녀를 ’친구‘로 만날 수 있었다.


그래서, 이 책의 리뷰는, 저자에게 이 지면을 빌어 마음을 전하는 것으로 대신하고 싶다. 단단하고 옹골찬 삶을 보여주고 가르쳐 주어 고맙다고. 나또한 아프고 슬펐던 과거를 털어내고 그런 삶을 살아가겠다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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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서 감동 받았던 부분은, 일을 대하는 저자의 마인드와 태도였다.


“내 하루의 목표는 분명했다. 계약서를 한 장도 안 들고는 사무실에 들어가지 않겠다는 철칙이 있었다. 돈이 필요했다. 절대 빈손은 안 됐다. 나 자신과 약속한 것들이 있었다.”

1. 하루 단 한 장이라도 좋으니 계약서를 꼭 가지고 귀사할 것.

2. 아이들의 이름을 다 외워서 한 명 한 명 기도할 것. 

“문을 열어 주지 않는 이유는 다양했다. 열어 주지 않는 집에 대문을 두드리며 하루를 열어야 한다. 가정을 지켜야 한다는 일념뿐, 부끄러움도 창피함도 없어진 지 오래였다. 나는 그 순간만큼은 건강한 여자였다. 당당해야만 하는 커리어 우먼인 것이다.”

/ <3장. 집에서는 가장, 밖에서는 팀장> “문을 열게 하기” 92-93


저자는 가정을 지켜야 해서 영업이라는 고된 일을 선택했지만 그래서 하루하루 버텨내기에 급급했지만, 그럼에도 비관하거나 불평하기보다 최선을 다해 성실하게 일을 했다. 영업대상인 아이들을 단순히 돈벌이 수단으로 생각하지 않고, 한 명 한 명을 위해 기도하며 진실 되게 대했다. “아이들의 이름을 외워서 한 명 한 명 기도할 것“... 나 자신을 정직하게 직면하며 성찰했던 대목. 지금 내가 배워야 하는 마인드와 태도다.


한 사람의 인생을 오롯이 만난 책이어서, 여운이 많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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