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정한 물리학 - 거대한 우주와 물질의 기원을 탐구하고 싶을 때
해리 클리프 지음, 박병철 옮김 / 다산사이언스(다산북스)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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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학계의 중요한 장면들과 현대물리학의 중요한 주제들을 듬뿍 담았다. 무에서 시작하는 독자들이 사과파이 제조까지 나아가게하는 비상한 책. 제법 친절하게 초보자들이 이 복잡하고 긴 시간을 요하는 물리적 조리법을 파악하게 하는 친절함이 제목에 수식되어 있듯 이 책 특유의 다정함을 말해준다.
방대한 내용에 정리는 불가해지겠지만 반복해 펼쳐보면 더욱 즐겁게 책이 궁극적으로 제시하려는 주제가 무언지, 우리를 돌아볼 수 있게 되지는 않을까 싶어진다.
저자의 테드 강연을 찾아보니 젊고 활기찬 모습에 한 표 더. 추천 과학책에 한 권을 추가할 수 있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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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쿠다 사진관
허태연 지음 / 놀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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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읽는다는 일. 한 장의 사진 너머엔 여러 가지의 전후 장면이 있다. 사진관을 둘러싼 제주의 풍경이 담백하게 펼쳐진다. 제주엔 드물게 함박눈도 왔다.

제주의 돌, 문어빵, 대왕 꾸물럭(문어), 주상절리케이크, 목포의 할망, 아름다운 해안사구, will do.

어떤 사진이든, 열심히 찍다보면,

코발트 빛 바다, 여행의 끝에 삶이 시작된다. 늘.

p343 점필이라고 하는 거예요. 점자를 쓰는 연필 같은 거죠.
p344 사진을 매번 이렇게.
p359 어수다. 어떵 살코 저들어마씸.
​p378 사람은 누구나 혼자살지만,

때때로 서로를 ..

p379 먹주 지꺼지.

계속 하쿠타로 발음을 했나보다. 조금씩 다시 읽으니 정이가는 책이다. 제주어가 조금씩 눈에 들어오니 좋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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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 아딕투스 - 알고리즘을 설계한 신인류의 탄생
김병규 지음 / 다산북스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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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텐츠, 쇼핑, 뉴스, 게임까지 소셜미디어로 둘러쌓인 시대적 변화. 중독경제란 새로운 물결속에 우린 무엇을 걸러내고 무엇에 집중해야 할까. 그런 우리에게 바야흐로 스스로를 위한 생존전략이 필요불가결 해졌다.
중독디자인을 알면 조금씩 개인의 해법도 있을 수 있다는 진단이다. 바이러스보다 훨씬 강력하게 사람들의 마음을 빼앗기게 만드는 기술들 앞에 휴먼임을 해독될 권리를 내세울 것을 책은 촉구한다.

소비에 대한 욕구 중 미루는 습관이 눈에 들어온다. 정말 미루기, 지연의 대가인 내 습관도 펼치면 한 권의 디톡스 책이 될런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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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 아딕투스 - 알고리즘을 설계한 신인류의 탄생
김병규 지음 / 다산북스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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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너머에 있는 진짜 사람에 대한 진심과 진실성, 그리고 무엇보다 '고객이 원하는 서비스를 만들어서 제공'(307쪽)

3장은 비즈니스 전략(?!?). 마이크로 어딕션, 디지털 디톡스(디라벨) 등 트레이드 조, 29CM, 비핏 서울, 당근마켓까지 나름의 소우주를 만들 것을 (큐레이테인먼트) 권한다.

사업자가 아닌 일반 독자들에겐 조금 원치않는 추가적인 비스니스한 전략일 수는 있을 것 같다. 물론 나는 그 사이쯤이라 해두고는 싶지만. 변해가는 시대에 무언갈 시도한다는 일이 늘 마음처럼 쉽지만은 않다. 자본을 투입하면 해결이 될지도 사실 정확하지도 않다. 빅테크기업 사이의 유니콘이나 스타트업까진 하지만 너무 먼 시험인것만 같고, 그저 작은 실험들은 해나가야 한다는 생각은 든다.

오프라인 상점에 어느 정도의 디지털 기술을 결합할지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여기 저기서 목격되는 무인상점이 답인지 키오스크같은 걸지 시간은 여전히 우릴 앞서가기만 하고, 갓 대학에 입학해 컴퓨터 타자속도를 늘려가던 1995년 이래로 30년 가까이 긴 시간이 흘렀음에도 디지털 속에 길들여져 온 시간이 그 만큼 길었다는 자각은 하루에도 수십번은 들곤한다. 화면에 잠긴 두 눈은 자주 침침하고, 그럼에도 관련 정보들을 여전히 확인하고, 정리할 sns는 하루의 숙제가 된다.

알고리즘의 세상속에서 그나마 얼굴을 마주할 이웃이 있다는 게 작은 위안인 요즘. 무언가 희망의 언어를 찾고 싶은 마음도 쉬 사그라들지는 않아 다행인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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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집 식물상담소 - 식물들이 당신에게 건네는 이야기
신혜우 지음 / 브라이트(다산북스)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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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에서 두 어 달을 외롭게 지낼 땐 주위가 모두 식물들이거나 작물들이었다. 나는 아직 언어가 유창하지 못한 어린 꼬마여서 그저 초록이나 흙빛에 둘러 쌓였는데. 어느 순간 파란 색이 눈에 들어왔다는 사실이 말이다. 내 눈은 갑자기 분명히 그 순간 흐려졌었다. 하늘과 구름의 파랑이 몹시 마음과 달리 평화롭기만 했기 때문이다.
엊그제 꽃차를 시음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 꽃은 마침 도라지꽃. 작은 잔은 파랗게 꽃물이 우러났다. 그 시절 이후로 줄곧 동물은 조금 많이 내게는 어떤 식으로는 조금 무서운 존재였다. 식물과 다르게 예고도 없이 움직이고 소리를 지름이 때로는 작은 생물이라고 해도 내 심장은 쿵쾅대기 좋았다. 심지어는 누렁소가 눈망물만 꿈쩍꿈쩍 할뿐인데도. 마치 내게 무슨 말이라도 해버릴 것처럼 눈은 살아있고 우주라도 담겨있을만한 까만색 이었다.
그렇다고 식물이 아무런 감각체계를 갖지 못한 건 아닐텐데도 늘 식물을 작고 마음 편한 존재로 인식하는 것은 누구든 비슷한 감정은 아닐까. 작은 위안과 같은 식물을 좋아하고, 가까이 두고 싶은 마음이 한구석엔 자리하고 있었고, 식물 그림이나 초록은 늘 좋았다. 머무르는 것에 대해 생각하면 늘 식물같은 뿌리 내림을 생각하게 된다. 최근에 난 제법 오래 자리에 머물고 있다고 생각했다. 아주 오래 머물 수 있는 공간과 이 곳에서 가능한 이야기들에 오래 귀기울이고 싶다. 진작 그래야 했음에도 늘 그럴 수 그러지 못했음이. 누구의 탓은 아니다. 그저 바람이 이끄는 데로 자유롭게 다녀올 수 있었던 시간들에도 나는 늘 감사하는 사람이 되었으니까 그걸로도 충분히 내 삶은 값지다.
인생의 답을 찾아 보는 다양한 방법 중 저자가 택한 식물을 통한 방법들이 퍽 흥미롭고 멋졌다. 나도 책을 매게로 사람들과 더 소중한 이야기들을 나누고 싶다. 그들의 이야기를 잘 듣는 식물같이 다정한 사람은 담백한 색깔일 것이다. 요즘 나는 말이 조금은 많아지고, 분주하게 모든 상황들을 서둘러 통합하고 싶은 욕심을 가진다. 좀 더 식물성을 회복할 그런 시기임에도. 다시 식물을 생각할 지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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