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2084 외할머니집을 아주 가끔 생각해보곤 했다. 내가 네 살이나 세 살쯤일 때. 지붕은 초가는 아니었겠지. 소여물 끓이던 냄새. 외할아버지가 장작을 지게에 싣고와 쌓아둔 것으로 아궁이에 불을 떼고 창문도 아직 창호지 였을 때. 지구, 2084를 읽다 시골이 다시 떠올랐다. 내가 좋아하는 새벽의 공기. 새벽인지 아침인지 아무튼 장작타는 그 곳의 기억. 그로부터 40여년이 더 지난 지금의 도시에 대해 적어도 난 말할 수 있다. 각종 플라스틱과(소여물은 항상 박바가지 였는데.) 신소재와 보일러와 콘크리트가 건조기와 자꾸만 새로운 디자인과 성능을 자랑하며 좋아지는 휴대폰과 점점더 커져가는 티비와 그밖에 여러가지. 우리의 의식주가 매우 새로운 세계로 변화했다. 30년 후쯤의 세계는 이 보다 나은 곳이고 놀라운 곳일지 혹은 지구바깥 노르웨이 너머 어디로인가 내몰린 우리들일지. p141 할머니는 늘 진홍빛 루비 반지를 끼고 다니셨어. .. 꿈은 사실이고, 증조할머니는 약속을 지키셨다고. .p161 북극곰은 안 돼?p205 '만족'이라는 말 대신 훨씬 자주 사용하는 말은 '더 많이'야. ..그들은 가난한 사람들을 도우려면 더 많은 석유와 가스가 필요하다고 주장하지. .. 더 많이! 더 많이!(나: 어이쿠)세계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해보자고 생각해보자고 책이 말한다. 새로운 옷을 사고 새 물건으로 아무고민없이 갈아타는 일에는 회의적인 나로선 적당한 선에서 현실에 타협하는 정도로 충분히 내 분량의 역할은 한다고 생각하지만 이 책은 거기서 한 발 나아가야만 할 거라고 말해준다. 함께 나아갈 방법들을 모색할 때라고. 30년 후를 생각해보자고. 우리, 조금씩 조금씩 머릴 맞데고 더 가끔 생각해내야 한다고. 그래서 후일 우리가 안도 할 세계를 기약해야 좋겠다고. 오래 전 유명했던 소피의 세계에서 이제 한걸음 나아가야 할 세계 2084에 대해 지구에 대해 더 긴요한 실천을 위한 생각과 의지를 꺼내놓을 수 있어야만 한다는 메세지를 어린 친구들과 함께 읽어내면 좋겠다. p22 혹시 두려움을 느낄 때가 있니? p26 알 것 같아요. 불편한 진실은 되도록 잊거나 생각하지 않으려 한다는 뜻이죠?p31 그런 걸 악순환이라고 하지.1,001개의 기금이란 멋진 제안. 뭔가 주위가 밝아지고 실천가능한 이야기 같아. p207 너와 네 세상이 정말 좋은 일만 가득하길두 손모아 빈다. -증조할머니 노라 니루
p271 현대의 전체주의 국가에 필요한 저주받을 능률과 일관성이 스페인 사람에겐 거의 없다. p275 당시 우리의 삶은 정신없고 터무니 없었었다. 밤에는 범죄자가 되지만 낮에는 부유한 영국인 방문객이었다. 스페인 내전이 적어도 그에게 찬가라 이름 붙일 수 있는 이유들은 전선과 도시 곳곳에서 맞닥들인 구체적인 장면들에서 나타난다. 저자 특유의 담담한(이라고 할까) 언어가 책 구석구석에서 읽힌다. 이 자본의 시대에도 여전히 이념에 대한 앙금이 존재하는 엄연히 살아있는 전시상황인! 우리도 전쟁을 기록한 책들이 많긴 할텐데 아직 소상한 관점에서 풀어헤치는 작업은 부족해 보였었다. 조지 오웰은 그 낯선 도시를 취재차 방문했지만 의용군에 참가해 보다 농밀한(이 맞을지 모르겠지만) 전쟁인지 전쟁 아닌 듯 까지 한 내전 초반의 다양한 면면을 기록해 나간다. 그건 외부의 시선도 한몫 하는걸까. 그 뒤 농물농장, 1984 같은 문학적 성취를 일구어 나갔다는 것도 어쩌면 이 내전의 경험이 그를 새로운 관점으로 무르익게 한 힘이 되었을지 모른다. 헤밍웨이, 무기여 잘있거라를 이어서 읽어 보고 싶고(같은 시기 문학인지 이제야 알다), 여러 가지로 익숙하지 못했던 스페인과 이념의 고리들에 대해 개인적으로도 여러 생각에 잠기게 하는 책. 너무 추천한다. 조지 오웰을 더 깊이 읽고 싶다면 그의 초기 저작들을 꼭 읽어야 겠구나. 하는. 느낌표도.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번역은 늘 감동이기도 하고. 그리고 무엇보다 역시 조지오웰 표지는 1937년 이베리아 무정부주의 동맹 FAI에서 제작한 포스터 활용. -책 날개에p57 승리가 아주 드물었는데도. 심지어 병사 개개인의 탈영도 흔치 않았다. p17 그것은 친구를 위해 살인도 불사하고 자신의 목숨도 초개같이 던질 수 있는 사람의 얼굴이었다.p176 PSUC가 본부로 쓰고 있는 그 건물이 카탈루냐 광장을 지배했다.
올해는 일본어를 더 공부할까. 오며가며 조금씩 보고 있다. 책을 그대로 담은 무료동영상강의가 있어 좋다. 단어공부도 따로 카드 화면으로 .. 무료 강의가 알차다. 작은 워크북과 단어장이 책에 함께 들었고, 왕초보 문법복습노트로 잊어버린 것 정리부터.매주 찬찬히 공부해나가야 겠다. 2001년 쯤에 히라가나도 알지못한 채 오사카로 단기 어학연수를 다녀온 적이 있다. 발등에 불이 떨어져서 하는 공부들도 나쁘지는 않지만. 꾸준히 무언갈 쌓아 나가야 지속가능한 것도 어학인 것 같다. 히라가나부터 시작하는 <나혼자 끝내는 독학 일본어 첫걸음> 책에서 중급으로 가는 <한 걸음 더> 아주 추천한다.
파F 미E 시B 로 만든 조어 페브. 페브농장은 가로로 넘기는 예쁜 그림책이다. 겨울에 읽으니 환상적이고 몽환적이고 그저 마음이 푸근해진다. 저녁노을 같은 오렌지빛 어떻게 표현한 걸까. 피자집에서 일을 마친 주인공이 할머니의 농장에 도착해 비밀씨앗을 뿌린다. 분주해지는 페브농장의 낮과 고요한 달빛의 밤. 페브 농장에서만 보이는 별자리. 향기와 색깔과 소리. 낮과 밤이 함께 만들어 가는 페브 농장의 하루. 고요한 쉼표. 쉼표 앞의 고요한, 온쉼표, 2분 쉼표, 4분 쉼표. 8분, 16분 쉼표. 페브농장의 선율은 유투브에서 감상할 수 있다. 창비 블로그로 배경이미지도 다운로드 중이니 참고하세요.
저자는 동력중심 사고에서 인간본성에 내재한 마찰력 최소화 방법 전환으로 혁신에 성공한 수많은 사례를 보여주고 있다. 그래서 저자의 마찰력 최소화 법칙과 접근법은 강한 설득력과 호소력을 지닌다. 이 책은 새로운 어떤 것(제품이나 아이디어)을 세상에 소개하고 있는 주위의 지인들에게 선물해주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행동과학자인 저자가 제시하는 인간본성을 바탕으로 마찰력 최소화 방법 중 특히 자기설득의 법칙에서 나는 내 아이와의 관계와 함께 나눈 대화를 자주 떠올렸다. 나는 지극히 동력 중심으로 아이는 자주 배제되고 일방적으로 지시하는방점은 아이가 아닌 다른 것에 두고 관계와 대화 했음을 알게 되었다. 강한 거부와 반발이 왜 그리도 많았었는지 약간은 이해할 수 있었다. 앞으로 사람들과의 대화와 관계도 마찰력을 줄이는 접근방식으로 관계 혁신을 도모해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