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2084 - 개정판 라임 틴틴 스쿨 1
요슈타인 가아더 지음, 박종대 옮김 / 라임 / 2025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지구2084 외할머니집을 아주 가끔 생각해보곤 했다. 내가 네 살이나 세 살쯤일 때. 지붕은 초가는 아니었겠지. 소여물 끓이던 냄새. 외할아버지가 장작을 지게에 싣고와 쌓아둔 것으로 아궁이에 불을 떼고 창문도 아직 창호지 였을 때. 지구, 2084를 읽다 시골이 다시 떠올랐다. 내가 좋아하는 새벽의 공기. 새벽인지 아침인지 아무튼 장작타는 그 곳의 기억.

그로부터 40여년이 더 지난 지금의 도시에 대해 적어도 난 말할 수 있다. 각종 플라스틱과(소여물은 항상 박바가지 였는데.) 신소재와 보일러와 콘크리트가 건조기와 자꾸만 새로운 디자인과 성능을 자랑하며 좋아지는 휴대폰과 점점더 커져가는 티비와 그밖에 여러가지. 우리의 의식주가 매우 새로운 세계로 변화했다. 30년 후쯤의 세계는 이 보다 나은 곳이고 놀라운 곳일지 혹은 지구바깥 노르웨이 너머 어디로인가 내몰린 우리들일지.

p141 할머니는 늘 진홍빛 루비 반지를 끼고 다니셨어. .. 꿈은 사실이고, 증조할머니는 약속을 지키셨다고. .
p161 북극곰은 안 돼?

p205 '만족'이라는 말 대신 훨씬 자주 사용하는 말은 '더 많이'야. ..
그들은 가난한 사람들을 도우려면 더 많은 석유와 가스가 필요하다고 주장하지. .. 더 많이! 더 많이!
(나: 어이쿠)

세계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해보자고 생각해보자고 책이 말한다. 새로운 옷을 사고 새 물건으로 아무고민없이 갈아타는 일에는 회의적인 나로선 적당한 선에서 현실에 타협하는 정도로 충분히 내 분량의 역할은 한다고 생각하지만 이 책은 거기서 한 발 나아가야만 할 거라고 말해준다. 함께 나아갈 방법들을 모색할 때라고. 30년 후를 생각해보자고.
우리, 조금씩 조금씩 머릴 맞데고 더 가끔 생각해내야 한다고.
그래서 후일 우리가 안도 할 세계를 기약해야 좋겠다고.

오래 전 유명했던 소피의 세계에서 이제 한걸음 나아가야 할 세계 2084에 대해 지구에 대해 더 긴요한 실천을 위한 생각과 의지를 꺼내놓을 수 있어야만 한다는 메세지를 어린 친구들과 함께 읽어내면 좋겠다.

p22 혹시 두려움을 느낄 때가 있니?
p26 알 것 같아요. 불편한 진실은 되도록 잊거나 생각하지 않으려 한다는 뜻이죠?
p31 그런 걸 악순환이라고 하지.

1,001개의 기금이란 멋진 제안. 뭔가 주위가 밝아지고 실천가능한 이야기 같아.

p207 너와 네 세상이 정말 좋은 일만 가득하길
두 손모아 빈다. -증조할머니 노라 니루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