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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나는 스토아주의자가 되었다 - 성격 급한 뉴요커, 고대 철학의 지혜를 만나다
마시모 피글리우치 지음, 석기용 옮김 / 든 / 2019년 5월
평점 :
절판
그리고 나는 스토아주의자가 되었다.
성격 급한 뉴요커, 고대 철학의 지혜를 만나다.
유전학, 진화 생물학, 철학분야 의 학위를 모두 소유한 뉴욕 시립대 철학과 교수 마시모 피글라우치의 이 책은 뭐랄까, 철학을 비껴가는 철학, 생활에 파고드는 철학에 관한 에세이로 느껴진다.
우선 부제 성급한 뉴요커가 고대 철학이 지혜를 만난다는 말을 곧이 곧대로 해석했다간 나 처럼 이 책이 그저그런 소설같은 책이라고 판단하기가 쉬울런지도 모른다. 그러고 문득, 왜 스토아주의지? 하는 약간의 의문과 함께 책을 아주 피해가지는 않았던 행운은 흥미롭고 유익한 또 다른 방식으로서의 세계와 마주하게 되었다고 해야 하겠다.
우선, 이 책의 특징부터 소개하고 싶다. 빨강과 검정만 사용한 인쇄물인데도 무척 감각적이라는 인상을 준다. 책 표지의 질감도 좋고, 책 날개의 점선도 독특하다.
앞뒷면의 점선은 아마도 책갈피같은 용도는 아닐까하면서, 우선 앞표지의 점선만 잘라서 책갈피로 써보았다. 앞표지 하단의 글귀를 눈여겨 보자.
통상의 문화적 신념과는 반대로 우리는 모든 문제에 해결책이 있다는 생각이 볼 것도 없이 틀린 생각임을 깨달을 필요가 있다. ..
또 뒷 날개 점선 안쪽도 글귀.
당신이 누구든 무엇을 원하든 어디로 향하든 어떤 방법을 택하든 든은 언제나 당신의 세계를 응원합니다. ..
또 뒷면 날개 위.
든.
다양성은 우리 삶의 기반입니다. 든은 다양성이 존중받는 세계를 지향합니다. 우리와 함께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넘나들 당신을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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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렇게 표지를 살피는 것만으로도 이 책을 설명할 수 있는 열쇠는 된다. 물론 본문에도 몇 가지 꾸밈의 장치가 마련되어 있는데, 가장 눈에 띄는 사실은 책의 가로 폭의 알맞음과 글씨의 두깨에 있다.
책은 다소 두께감이 있지만, 가로폭을 줄여 손에 꼭 들어와 안정적으로 들고 읽기가 편했다. 그리고 보통 강조하는 글씨와 반대로 강조하는 글씨는 보통글씨가 된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우리가 정말로 강조해야 할 부분을 거꾸로 바라보라고 말하고 있는것 같기도 하다.
본문은 3부로 구성되어 있고, 전체 14장과 부록으로 구성되어 있다.
15페이지. 비종교적인 방식으로 인생에 접근하는 길을 모색하고 싶다면 신무신론이 아닌 다른 대안들도 당연히 있다. 세속적인 불교나 세속적인 인본주의가 이에 해당한다. 하지만 의미 있는 세속의 삶을 추구하는 사람들에게 제공되는 이 두가지 주요 행로들에 나는 각기 상반되는 이유로 다소 불만이 있다. ..
빅터 프랭클의 의미치료, 앨버트 엘리스의 합리정서행동치료 가은 증거 중심 심리 치료법들의 철학적 뿌리. (20쪽)
신경과학자이자 정신과의사인 프랭클은 홀로코스트 생존자이며 베스트셀러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의 저자. (21쪽)
또 해군 중장 제임스 스톡데일의 자서전 <사랑과 전쟁>. 스톡데일은 스토아주의 덕분에 베트남 포로수용소에서 장기간 끔찍한 조건들을 견디며 생존할 수 있었다. (21쪽)
우리 인생의 여정 한가운데서 나는 숲의 어둠 속에 있는 나 자신을 발견했다. 곧은 오솔길은 이미 잃어버렸기 때문이다. -단테, <신곡>, <지옥> 제1곡. (9쪽)
단테가 <신곡>의 집필로 이어진 영적인 여정에 나섰을 때, 그는 어두운 숲 한가운데서 갑짜기 길을 잃고 앞으로 나아갈 길이 분명치 않아졌다고 상상했다. 그는 (상상 속) 지옥의 출입구에 서서 저 심연의 나락으로 떨어지기 직전이었다. 운 좋게도 그에게는 여정을 인도해줄 확실한 조언자, 로마 시인 베르길리우스가 있었다. ..
단테가 그랬던 것처럼 우리도 확실히 인내가 필요하다. 우리의 안내자 역할로 선정된 사람은 내가 스토아 철학을 직접 탐험하기 시작했을 때 처음 만났던 스토아주의자 에픽테토스다. (2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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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많은 책의 부분들을 소개하고 싶지만, 이야기가 길어지니 나머지 부분은 아쉽지만, 개인적으로 정리해서 마무리 해야 할 것 같다.
현대의 다양성이 존중되는 사회로의 진입은 때로는 우리를 그 다양성의 파도에서 스스로를 지키는 힘과 같은 평정심도 끝임없이 내면에서 요구되었던것 같다. 마치 현대의 복잡다단한 세계처럼 스토아주의가 탄생할 즈음의 세계도 마악 인류의 정신을 새롭게 탐구했다고 생각된다.
중세의 봉건적이고, 억압되었던 종교적 분위기 속에서 제국주의와 자본주의를 거친 인류의 여기 지금의 시대에 다시 스토아주의를 생각해본다는 것은 시기적절한 시도가 아닐 수 없다.
한나 아렌트나 메데이아를 소개한 부분도 흥미로왔고, 베트남 전의 스톡대일과 가혹한 삶의 조건들을 이겨내고 대안적인 행동 방침을 확립해 나간 이들을, 또 불안, 분노, 외로움을 다루는 법까지 스토아주의를 통해 세계의 복잡성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어서 좋았다.
14장 정신의 실천 과제들에서 새롭게 정리하고 있으니 조금 있다 추가해 두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