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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도 복원이 될까요?
송라음 지음 / 텍스티(TXTY) / 2025년 12월
평점 :
아름다운 구례에서 설이의 사랑이 유건으로 인해 복원되는 과정을 함께해 즐거웠다.
야생동물을 사랑하는 누구보다 따뜻한 남자와 책과 사랑을 복원하려는 여자의 이야기가 궁금하지 않은가?
책을 다 읽은 뒤 표지를 다시 보면 더욱 사랑스럽다.
열린 창문으로 쏟아지는 벚꽃잎, 운전하는 유건의 손등 위로 꽃잎 하나가 떨어진다.
설은 꽃잎이 다시 날아가지 않도록 유건의 손 위로 자신의 손을 살포시 올린다.
화들짝 놀란 유건의 표정과 행복한 듯 미소 짓고 있는 설이.
아 내 마음도 구례에 있는 듯 하다!
수경신문 기자 생활을 하던 설이는 조합장의 비리를 폭로하는 기사를 쓴다.
근데! 하필! 팀장이 조합장 사위일게 뭐람?
그녀는 회사에서 해고를 당하고, 그 즈음 결혼을 약속한 남자와의 이별을 겪는다.
정처없이 걷던 그녀가 간 곳은 도서관.
인기가 많은 책인가, 책 표지가 너덜너덜하고 책장들에는 테이프가 덕지덕지 붙어있는 책을 발견한다.
테이프가 덕지덕지, 표지가 너덜너덜.
설이는 이 책이 꼭 자신의 마음과 같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녀는 책을 복원하는 법을 배우기로 결심한다.
마치 자신을 복원하려는 듯이.
설이는 구례의 책방에 책 복원 전문가로 취업하게 된다.
서울과는 달리 고즈넉하고, 산과 강이 펼쳐진 아름다운 동네 구례.
책방 2층 창가에 앉으면 통창 아래로 강에 비친 윤슬이 보인다.
설이에게는 차 한잔 마시면서 그 광경을 보는 시간이 곧 행복이다.
구례에 온 지 한 달, 책방 사장인 오현의 걱정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안개 낀 산을 등산하고 있다.
안개때문에 이미 정상에 도착했어야 하는 시간임에도 반밖에 오지 못했다.
길치인 설이가 갈림길에서 선택한 곳에는 반달가슴곰이 있었다.
놀랜 설이가 낸 소리를 듣고 반달가슴곰이 설이를 발견한다.
앞발 중 한 발이 다쳤는지 절뚝거리며 설이에게 다가온다.
그런데 그때 한 남자가 나타난다.
이 곳은 비법정 탐방로라면서 저쪽으로 도망치라고 말하는 남자.
표정에는 불쾌함이 가득하다.
설이는 남자가 알려준 방향으로 도망치는데 그때 그물이 설이를 공중에 매달아 버렸다.
곰을 잡기 위해 사냥꾼들이 설치해 놓은 불법 포획 그물이다.
남자는 설이가 공중에 매달린 것을 봤음에도 곰을 챙기는 것이 우선이다.
아니 사람이 공중에 매달렸는데, 곰이 먼저라고?
땅으로 내려진 설이는 뭐 저런 남자가 다 있나 씩씩댄다.
그리고 며칠 뒤 오현을 대신해 구례에 살고 있는 청년들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하게 된 설이.
첫 번째 인터뷰이는 야생동물 수의사로 일하고 있는 정유건씨.
문자를 보내지만 바쁘니 인터뷰를 못한다는 퉁명스런 대답만 돌아온다.
선생님 좋은 시간으로 최대한 맞추겠습니다.라는 말에 오전 7시까지 남부보전센터로 오라는 유건.
그녀는 새벽같이 센터로 간다. 아니 근데 정유건이라는 수의사가 산에서 만난 나를 무시하던 그 남자였다고?
다시는 마주치고 싶지 않았던 예의없던 남자와 다시 마주친 설이.
유건은 바쁘니 돌아가라며 인터뷰도 거절한다.
그리고 그들의 인연은 거기서 끝나지 않는데...
과연 설이의 사랑은 복원 될 수 있을까?
도서관의 너덜너덜한 책이 자기 모습같다고 생각한 설이.
사랑은 많이하는 쪽이 지는 거라고 생각해왔던 설이는 언제나 자신이 얼마나 매력적으로 보일지가 가장 중요했다.
그리고 상대방과 자신의 단점을 생각한다.
그래야지 이것때문에 헤어졌구나 쉽게 납득할 수 있기때문에.
10살 무렵, 한날 한시에 엄마의 손에 이끌려 피아노 학원을 오게 된 태양과 설이.
그들은 그렇게 언제나 서로의 슬픔을 위로해주고, 받아주는 존재였다.
하지만 그들은 헤어짐이 무서워 자신의 감정에 솔직하지 못했고, 그렇게 둘은 각자 다른 방향을 바라보게 되었다.
그 헤어짐의 시간 속에서 설이는 홀로 외로움을 견뎌내었고, 답장을 받을 수 없는 이메일은 쌓여만 갔다.
당신의 봄이 나의 봄이 아니다.
각자의 봄은 다른 때에 찾아온다.
그렇기 때문에 태양에게 이제서야 찾아온 봄은 설에겐 이미 지나간 계절이지 않았을까.
설은 태양을 위한 것이라면 무엇이든 내놓을 수 있던 봄같던 13년을 보내고, 사랑하는 사람이 모두 떠난 시린 5년의 겨울을 보냈다.
태양과 설이의 엇갈린 계절. 사랑을 전하는 데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타이밍이다.
셜이와 유건의 계절은 이제 시작되었다.
그들의 계절은 따뜻한 봄을 지나고 장마가 쏟아지는 여름에 머물다 시린 겨울이 찾아오겠지만 옆에는 항상 서로가 있을 것이다.
비가 쏟아져도 그들은 문제 없다.
조금씩 젖을지언정 하나의 우산 아래에서 그들은 마주보며 웃을 수 있을 것이다.
<사랑도 복원이 될까요?>에서 참 좋았던 점은 구례를 실제로 둘러보는 듯한 아름다운 풍경 묘사였다. 책과 동봉된 구례 셀프 투어 스토리맵을 보면서 설이와 유건이가 함께 한 시간들을 떠올리면 나도 모르게 웃음 짓게 된다.
또 하나는 중간중간 스토리에 필요한 음악들이 등장한다는 것이다.
특히 기억에 남는 두 곡이 있다. 책방 피아노 앞에서 태양과 설이가 치던 히사이시조의 <summer>와 유건이 설이를 향한 마음을 전할 때 나온 이강승의 <우리가 맞다는 대답을 할 거예요>이다.
둘 다 내가 아는 노래였기에 책을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노래를 흥얼거렸고 그 노래들은 스토리와 아주 잘어울렸다.
책의 뒤편에 <사랑도 복원이 될까요?>에 나온 노래 플레이 리스트가 있으니 때에 맞춰 한 곡씩 들어보는 것도 참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