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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것일수록 작은 목소리로
모리사와 아키오 지음, 이수미 옮김 / 문예춘추사 / 2026년 1월
평점 :
도쿄의 한 헬스클럽 '사브'.
그 곳의 프리웨이팅존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모인다.
회사에선 만년 대리, 청년 시절엔 꽤나 봐줄만 했던 몸엔 살이 쪄있고, 고등학생 딸은 자신을 그다지 좋아하는 것 같지 않은 중년의 혼다 소이치.
헬스장에선 그녀를 황홀한 듯 쳐다보는 남자들의 시선이 수두룩하다. 어린나이부터 일을 시작해 쉴 줄을 모르는 미녀 만화가 이노우에 미레.
아이돌같은 외모, 하지만 사춘기인지 까칠한 태도를 가지고 있다. 어른들은 참 싫다. 매번 거짓말말 하니까. 종이 비행기는 좋다. 만드는 모양대로 하늘을 가르고 날아가는 모습을 좋아하는 남고생 구니미 슌스케.
언제나 따발총같은 입으로 웃음과 농담을 달고 사는 치과의사 시카이 료이치. 센세라고 불리우는 그는 언제나 쾌활하지만 가끔씩 서글픈 미소를 보여준다.
헬스클럽 여성들이라면 그의 대시를 안받아본 적 없을 것이다. 나이는 곧 일흔이지만 그의 열정만은 MZ세대 부럽지 않은 샤쵸라 불리우는 스에쓰구 쇼자부로.
그리고 마지막, 2m의 거구의 몸과 스킨헤드를 가진 강렬한 인상의 헬스클럽 마마 곤다 데쓰오. 그는 미소녀 카오리와 '히바리'라는 작은 바를 운영한다. 그는 풍압이 느껴질만큼 엄청난 윙크를 날려대며 모두를 웃게 만드는 사람이다.
그들은 저녁때가 되면 헬스클럽 사브에 모여 서로의 운동을 봐주고, 농담과 일상을 주고 받으며 서로를 소중한 친구로 여기며 살아간다.
그리고 곤마마(곤다의 별명)가 운영하는 히바리에 모여 근요일(근육요일) 모임을 가지기도 한다.
이들은 각자의 일상 속에 크고 작은 힘듦과 외로움을 겪고 있다.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는 가족, 자신을 한계 이상으로 몰아붙이기도 하며, 과거에 겪었던 이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상대방을 이해하려 노력하지 않기도 한다.
과거의 시간에 붙잡혀 벌어지지 않은 미래에 대한 걱정으로 잠 못 이루는 밤을 보내기도 한다.
그런 괴로움들을 곤마마는 칵테일 한잔과 따뜻한 눈빛으로 위로해주었고 그들 역시 외로워하는 곤마마에게 애정을 보여주었다.
소통과 위로를 통해 삶을 좀 더 의욕적으로 재미있게 살아가는 그들의 모습이 참 보기 좋았다.
내면의 아픔을 치유하고 받은 배려의 손길을 나 또한 베푸는 것. 고마워하고 사랑하며 사는 것.
이보다 행복한 삶이 어디 있을까.
특히 이 책은 미소녀 바텐더 카오리가 만드는 칵테일의 맛 표현이 훌륭하게 서술되어 있는데. 그래서인지 술도 잘 못 마시는 내가 칵테일바를 검색하고 있었다.
칵테일 각각이 가진 의미를 통해 등장인물들이 마음 속 가지고 있던 응어리들을 풀어내는 모습, 소중한 것일수록 귀에 대고 작은 목소리로 속삭이며 말해주는 모습들이 나의 마음을 위로해주었다. 그리고 중간중간 등장하는 히바리의 경비묘 치로의 모습이 나올 때면 귀여운 검은 고양이의 모습이 상상되어 이야기의 따뜻함을 더해 주었다. 고양이 만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