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캐처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112
정서휘 지음 / 자음과모음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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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서휘 작가의 『드림캐처』를 읽었다. 빠르고 흥미를 끄는 대목이 상당히 곳곳에 배치되어 있어, 끝까지 박진감 있게 읽을 수 있는 청소년 소설이었다. 『드림캐처』는 꿈을 보호하는 자(드림캐처)와 악몽을 만드는 자(드림체이서) 간의 싸움도 흥미로운 소설이지만, 그 갈등의 전반에 깔린 학교 폭력과 스토킹 범죄 등 다양한 사회적 문제가 드러나 있다. 특히 『드림캐쳐』에서는 ‘학교’에 관련한 문제가 많이 드러나는데, 왕따나 은따, 한 아이를 따돌릴 때 방관하는 아이들의 은근한 시선 등이 여실히 느껴졌다. 학교 폭력으로 인해 학폭위 심의가 열려도 제대로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는다거나 교실 내에서 대놓고 괴롭힘을 당해도 도와주는 친구가 없는 모습 등 너무나도 현실적인 이미지가 사실적으로 드러나 있다.

📌세계관 설정
『드림캐처』에는 크게 ‘드림 캐처’와 ‘드림 체이서’가 존재한다. 그들은 모두 모종의 이유로 사망한 이후, ‘드림 캐처’와 ‘드림 체이서’ 중 하나의 직무를 선택한 자들이다. 주인공인 무혁의 경우 ‘드림 캐처’이다. ‘드림 캐처’는 100명의 악몽자를 원상태로 복구시킬 시, 소멸할 수 있다. 무혁에게 마지막 악몽자(김호진)가 남은 시점에서 이 소설이 시작된다.
그들은 모두 인간과는 다른 존재들로, 인간의 감정을 이해하지 못한다. 때문에 ‘감정 인간학 수업’이라는 강의를 들을 정도. 드림캐처와 체이서의 가장 큰 차이는 전생을 기억하고 있느냐의 유무이다. 캐처는 자신의 과거와 죽음의 이유를 기억하지 못한다.
‘드림 체이서’의 경우, 인간의 꿈에 악몽을 만드는 악귀를 심는 존재들이다. 서큐버스나 리콜렉트 등 다양한 악귀들이 등장한다.
‘리콜렉트’는 거대한 거울 악귀로, 드림캐처가 실수로 리콜렉트를 마주보게 되면 자신의 과거(죽음의 이유)를 알게 된다.

📌간단 줄거리 요약
드림 캐처인 무혁은 자신의 마지막 지정 악몽자인 호진을 원상태로 복구시키기 위해 학교에 잠입 근무 중이다. 와중 호진은 학교 폭력 피해자이고, 무혁은 그런 호진을 악몽에서 꺼내기 위해 노력한다. 그러던 중 드림 체이서인 태준이 호진에게 접근한다. 무혁은 같은 드림캐처인 상덕이 리콜렉트를 통해 자신의 죽음을 알게 된 것을 보고 ‘죽음’에 대해 혼란스러운 감정을 느낀다. 태준은 호진과 호진이 좋아하는 친구(소연)를 연인 관계로 만들어 행복하게 만든 뒤 한순간에 그 행복을 앗아갈 계획을 한다. 와중 무혁은 자신이 어떻게 죽었는지를 유추해낼 단서를 찾게 되고, 스스로 리콜렉트를 보는 방법으로 자신의 죽음을 직면한다. 이후 태준과 호진, 무혁, 소연이 전부 과거의 연으로 이어져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데…….
과연 무혁은 김호진의 악몽을 제거하고 무사히 소멸할 수 있을까?

📚도서 정보
256쪽 / 140*205mm / 333g / ISBN : 9788954450072

📚정서휘, 『드림캐처』, 자음과모음

⁕위 도서는 자음과모음(@jamobook)으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무상 제공과는 관계없이 진솔한 감상을 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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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들린 게임과 개발자들 NEON SIGN 6
김쿠만 지음 / 네오픽션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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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네 그거 모르나? 살면서 귀신 한 번쯤은 봐야 성공할 수 있어.”

📌 김쿠만 작가의 『신들린 게임과 개발자들』은 판교 테크로밸리에서 게임 캐릭터 설정을 만드는 소설 지망생 ‘대호’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대호의 상사로 등장하는 주요 인물로는 ‘본부장’과 ‘팀장’이 있는데, 팀장은 대호처럼 과거에 소설을 쓰던 사람이고, 본부장은 귀신 게임을 만드는 사람답게 미신에 잘 휘둘리며 쓸데없이 게임 설정을 엎어버리는 등 도무지 정이 안 가는 캐릭터다.
『신들린 게임과 개발자들』의 세계관은 지금으로부터 10년 정도 뒤인 2033년을 표방하고 있으며, 게임 캐릭터를 3D프린터 같은 것으로 뽑아 실재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것 외엔 거의 지금과 비슷해 보인다.
대호가 신입으로 들어간 게임회사에서는 무당이 주인공으로 나와 모든 귀신들을 척살해버리는 VR게임을 만들고 있었는데, 모종의 이유로―주로 본부장이 태클을 걸어서―여러가지 설정들은 뒤죽박죽 섞이게 된다. 그 와중 게임계의 대가라고 불리는 한 일본인이 대호가 소속된 회사와 거의 비슷한 설정의 귀신 게임을 내놓게 되고, 본부장은 그 일본인에게 살을 날리겠다며 테크노밸리에 무당을 부르는 등 기상천외한 에피소드가 펼쳐진다.

📌 『신들린 게임과 개발자들』은 무당과 게임회사, 귀신과 판교라는 상당히 엽기적인 소재를 가지고 전개되는 이야기다. 특히 재밌는 것은 이러한 일련의 사건을 겪는 대호라는 인물의 캐릭터인데, 정말이지 시니컬하고 특유의 툭 툭 던지는 말투로 읽는 내내 흥미를 끈다. 내용 자체는 게임을 만들 수 있을까, 없을까에 대부분의 스토리라인을 할애하고 있으나 그 사이사이 인물들의 대화나 독백이 너무 재밌는 소설이었다.
게임을 만드는 과정에서 너무나도 이해할 수 없는 상부의 지시를 따라야 한다거나, 열심히 준비한 무언가가 갑작스레 전부 도루묵이 되어버리는 사태 등을 상당히 현실적으로 묘사하는 편이라 ‘회사 생활’이랄 것도 여실히 느껴지게 하는 소설이었다. 또, 테크노밸리에서 출근과 퇴근을 반복하며 하루하루 살아가는 존재들에 대한 회의감도 전반적으로 드러나는 편인데, 결국 귀신 게임을 만드는 인간들이 더 귀신처럼, 자신의 주체성을 잃은 채 살아가는 것에 대한 경계로도 보인다.

📌좋았던 문장들

“자기 탓도 남 탓이거든.”(48쪽)

“귀신같은 존재가 됐군요.”(144쪽)

“전혀 쓸모없고, 어떻게 되도 상관없는 글이 소설이잖아요?”(26쪽)

“망령은 더 이상 내일을 기약할 수 없기에.”(156쪽)

📚도서 정보
168쪽 / 116*183mm / 118g / ISBN : 9791157403950

📚김쿠만, 『신들린 게임과 개발자들』, 네오픽션

⁕위 도서는 자음과모음(@jamobook )으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무상 제공과는 관계없이 진솔한 감상을 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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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생물체는 항복하라 - 정보라 연작소설집
정보라 지음 / 래빗홀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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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라 작가의 연작 소설집, 지구 생물체는 항복하라를 읽었다. 지구 생물체는 항복하라는 세상을 바꾸기 위한 존재들의 몸부림을 보여주고 있다. 소설 속 단편들에는 다양한 저항과 해양 외계인들이 등장한다. 단순히 인간을 위한 세상을 만들고자 저항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인간 존속의 수단이라고 여겨온 해양 생물체와 비인간들의 보다 나은 세상을 향한 저항의 노력이 돋보이는 소설이다.

정보라 작가의 소설을 읽어본 사람이라면, 충분히 예상할 수 있겠으나 어디로 튈지 모르는 상상력과 에너지, 그를 뒷받침하는 탄탄한 문장력이 인상적인 소설이었다. 특히 해파리의 투평하고 하늘하늘한 감각을 묘사하는 대목이나, 고래의 거대하고 웅장한 느낌을 묘사로 표현하는 대목은 눈에 들어왔다.

지구 생물체는 항복하라는 총 6개의 단편선으로 이루어져 있으나 모든 이야기가 옴니버스식으로 연결되어 있다. 가장 반전적 요소라고 한다면 해양정보과 소속의 검은 덩어리의 정체에 관한 부분일텐데, 엄청난 스포가 될 수 있으니 비밀로 하겠다 >_<

 

📌문어

강사법 제정 이후 농성을 펼치는 와 위원장의 이야기. 위원장이 학교에 나타난 대형 문어를 잡아먹게 되는데, 알고 보니 그 대형 문어는 외계 생물체였다! 총장이 불법적으로 외계 생물체를 거래한 것. 나와 위원장은 해양 정보과에 불려가 심문을 받는 등, 우여곡절을 겪게 된다. 그 과정 중 는 위원장에게 느낀 사랑의 감정을 고백하기도 한다 >_< 이 이후 단편부터는 둘이 부부로 등장한다.

 

📌대게

러시아 연방 정부가 은밀히 바다 아래 가스관 설치를 위해 고용한 대게들이 수산물 시장에 대거 잡혀오며 생기는 이야기. 러시아어를 할 줄 알던 가 도와달라는 대게를 집에 데리고 오며, 남편(위원장)과 대게는 대게 노동 조합을 만들자는 둥 저항 정신을 펼친다.

 

📌상어

남편(위원장)과 시어머니가 아파 병원 신세를 지게 되고, 가족의 아픔에 불안해하던 화자에게 등산복을 입은 무언의 남성이 신약 관련 명함을 건넨다. 화자는 실낱같은 희망을 붙잡는 마음으로 명함에 적힌 주소에 가게 되고, 알고 보니 명함 속 단체가 외계 생물체를 가지고 실험하는 단체였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곳에서 붉은 상어를 보게 되는 등, 다양한 외계 해양 생물체를 본다.

 

📌개복치

열한 살의 선우가 잠수함에 탔다가 바닷속 개복치와 만나게 되는 이야기. 가장 SF적인 요소가 가미되어 있다. 개복치는 종종 돌고래에 의해 뒤집힘을 당하는데, 개복치는 저항하지 않고 그저 돌고래의 괴롭힘에 몸을 맡긴다. 어린 선우는 그런 장면들을 보고 저항뿐만 아니라 여유의 태도, 다양한 저항의 양태를 배운다.

 

📌해파리

비정규직 노동자의 처우에 관한 문제가 사실적으로 드러나 있다. 화자는 휴게소에서 해파리에 물리게 되고, 이를 안 해양 정보과 소속 검은 덩어리가 화자와 남편을 끈덕지게 쫒아다니며 심문한다.

 

📌고래

일본이 원자력 발전소 오염수를 우리나라로 방류해, 그에 대한 반대 행진을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검은 덩어리의 정체가 밝혀지며, 앞선 이야기들의 떡밥이 모두 회수되는 마지막 장이다!

 

지구 생물체는 항복하라에서는 다양한 노동의 문제와 사회적 문제가 명시되어 있다. 말하는 외계 해양 생물체나 바다 속에서 숨을 쉴 수 있는 장치 등 다분히 픽션적인 요소도 가미되어 있으나, 그보다는 현실적인 문제들이 더 살갗으로 느껴지는 소설들이었다. 정보라 작가가 끝없이 외치는 저항하라는 메시지 속에는 단순한 저항의 의미만이 내포되어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함께 생존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저항이 필요하다. 오염수가 방류되고, 노동력이 무시당하는 세계는 다른 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여기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세상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저항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지구 생물체는 항복하라는 세상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읽히기도 했다. 공존의 마음과 세상을 지속 가능한 방향으로 끌고 가려는 열정. 그런 게 문학이 할 수 있는 사랑은 아닐까.

 

📚도서정보

268/ 134*200mm / 348g / ISBN : 9791168341630

 

📚정보라, 지구 생물체는 항복하라, 래빗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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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니악
벵하민 라바투트 지음, 송예슬 옮김 / 문학동네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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벵하민 라바투트의 매니악을 읽었다. 3부로 구성된 매니악은 천재를 둘러싼 이야기를 기반으로 과학 문명이 인간을 뛰어넘는 순간까지를 그리고 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주요한 내용을 담고 있는 건 2, 폰 노이만에 관한 이야기였는데, 폰 노이만을 중심으로 그의 아내, , 친구, 협력자 등의 인물들이 챕터 별 화자로 등장한다. 2차 세계대전 당시 만들어진 원자 폭탄이나 수소 폭탄, 튜링의 논문 등 과학적 지식에 기반한 내용이 소설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2부는 긴 시간을 할애해 폰 노이만의 천재성과 인간성 두 양면을 입체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특히 그의 아내인 클라러 단의 이야기에서 그의 과학을 향한 광적인 열정과 대비되는 가장의 소홀을 느낄 수 있었다. , 폰 노이만이 소련에 핵 공격을 먼저 단행하여 수많은 이를 몰살할 계책을 고안한 것과 대비되게 그가 자신의 죽음 앞에서 두려움에 떨고, 비논리에 가장 가까운 종교를 광적으로 믿게 되는 과정은 폰 노이만이라는 존재를 입체적으로 보여주는 데 효과적이었다고 생각한다.

폰 노이만이 생전 끝까지 물고 늘어진 과학적 기술은 현재의 A.I.기술로 이어지게 된다. 작가는 3부에 이런 A.I.와 인간이 펼치는 세기의 바둑 대결을 그려두었다. 한때 우리가 완전히 빠져 있었던, 이세돌과 알파고의 바둑 대결.

벵하민 라바투트의 매니악은 과학적, 역사적 진실이 80%정도 함유된 픽션 소설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픽션과 논픽션의 경계에 있는 문학을 좋아한다면 한 번쯤 읽어봐도 좋을 것 같다. 무엇보다도 400페이지가 넘는 장편이지만 책장 넘어가는 줄을 모를 정도로 흡입력 있고 에너지가 넘치는 소설이라 읽기에 어떠한 부담이 없었다. 천재들이 자신의 한계에 부딪히며 무너지는 과정도 현실적이고 상당히 미학적으로 그려져 있어 눈에 들어왔다. 세계를 바꿀 과학적 기술이 누군가의 지적 욕망으로 인해 도출된 결과라는 시선도 흥미로웠다.

매니악은 현재 우리의 과학적 발전과 역사를 벵하민 라바투트만의 시선으로 재정리한 글이다. 유려하고 빠른 전개가 매력적이었다.

, 이 소설에 리처드 파인만에 대한 이야기도 잠깐씩 등장하는데, 그럴 때마다 리처드 파인만이 너무 매력적인 캐릭터라 덕질 욕구가 막 생겼다... 이 소설에서 레전드 천재 금쪽이 같은 느낌으로 등장한달까...? 천재 괴짜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빠지지 않을 이유가 없는 캐릭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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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여자들의 은밀한 삶
디샤 필리야 지음, 정영목 옮김 / 문학동네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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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당신은 나를 구원할 수 없다.
나는 위험에 빠지지 않았기 때문이다.”(214쪽, 「기독교인 유부남을 위한 지침」)

디샤 필리아의 첫 연작 소설집, 『교회 여자들의 은밀한 삶』을 읽었다. 총 9개의 짧은 단편으로 이루어져 있는 이 소설집은 기독교 신앙을 가진 여성들의 삶을 다루고 있다. 이들의 삶은 기독교의 신실한 신자의 모습과는 상당히 다른 모습을 보인다. 목사의 아내에게 반한 소녀, 유부남 목사와 사랑에 빠진 엄마를 보는 소녀, 호스피스 센터에서 성관계를 하는 두 사람, 성관계를 두려워하고 죄악시 하는 마흔 두 살의 여성 등, 종교에서 오는 아이러니와 모순을 잘 짚어낸 작품이다.
뿐만 아니라 『교회 여자들의 은밀한 삶』은 흑인 여성의 삶, 기형적인 모녀 관계, 우정, 자매에 대한 감정, 퀴어 문제에 관한 시선 등 다양한 문제의식을 풍부하게 담아내고 있는 소설이다. 특히 「복숭아 코블러」와 「강설」은 읽으며 감탄이 나올 정도로 입체적인 소설이었다.

📌「복숭아 코블러」
유부남 목사와 불륜을 저지르는 엄마의 딸이 엄마에게 느끼는 충동적이고 양가적인 감정을 잘 담아낸 소설이다. 엄마가 하는 불륜 행위를 도의적으로 옳지 않다고 느끼지만, 엄마에게 사랑 받고자 하는 어린 아이의 시선이 잘 담겨 있으며 동시에 목사에게 어떠한 욕망을 느끼기도 하는, 상당히 다층적인 단편이라 읽고 나서도 한참 마음에 묵직하게 남아 있던 소설이다.

📌「강설」
퀴어 관계의 두 여성이 주인공인 소설로, 둘은 인터넷으로 만난 사이다. 그들은 고향이었던 플로리다를 떠나 아주 추운 도시로 이사하게 되는데, 눈에 도무지 익숙해지지 않던 둘이 추위로 인해 갈등하게 된다. 갈등이 진행되며, 사실 둘 중 한 명은 플로리다로 돌아가 자신을 받아줄 부모가 있으나 한 명은 없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강설」은 도시에 눈이 폭삭 내려앉은 이미지가 너무나도 잘 느껴지는 소설이었다. 부모를 모두 여읜 한 여성과 부모가 존재하는 여성. 둘이 만들어내는 기묘한 감정선이 잘 느껴졌다. 부모가 있는 여성의 경우, 부모가 자신의 성 정체성을 인정해주지 않기에 부모에게 증오의 감정을 느끼지만, 그럼에도 부모를 그리워하는 양면적 모습이 흥미로운 소설이었다.

『교회 여자들의 은밀한 삶』은 모성과 엄마에게 애증을 느끼는 자녀의 모습을 섬세하게 다뤄낸 소설이다. 동시에 흑인 여성의 삶과 미국의 기독교 세계를 보다 잘 이해할 수 있는 텍스트이기도 하다. 먼 나라 미국이지만 우리와 유사한 모습도 많아 읽으며 충격을 받기도 했다.
상당히 흡입력이 있고 대사도 재밌는 편이라 무난하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이다! 첫 소설은 그 작가의 세계를 보여준다고도 하던데, 앞으로 디샤 필리아가 밟아나갈 세계가 궁금해진다. 강력하고 에너지 넘치는 소설이었다.

📌도서 정보

260쪽
128*188mm
260g
ISBN : 9788954697170

📌디샤 필리아, 『교회 여자들의 은밀한 삶』, 문학동네

⁕위 도서는 문학동네(@munhakdongne )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무상 제공과는 관계없이 진솔한 감상을 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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