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들린 게임과 개발자들 NEON SIGN 6
김쿠만 지음 / 네오픽션 / 2024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자네 그거 모르나? 살면서 귀신 한 번쯤은 봐야 성공할 수 있어.”

📌 김쿠만 작가의 『신들린 게임과 개발자들』은 판교 테크로밸리에서 게임 캐릭터 설정을 만드는 소설 지망생 ‘대호’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대호의 상사로 등장하는 주요 인물로는 ‘본부장’과 ‘팀장’이 있는데, 팀장은 대호처럼 과거에 소설을 쓰던 사람이고, 본부장은 귀신 게임을 만드는 사람답게 미신에 잘 휘둘리며 쓸데없이 게임 설정을 엎어버리는 등 도무지 정이 안 가는 캐릭터다.
『신들린 게임과 개발자들』의 세계관은 지금으로부터 10년 정도 뒤인 2033년을 표방하고 있으며, 게임 캐릭터를 3D프린터 같은 것으로 뽑아 실재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것 외엔 거의 지금과 비슷해 보인다.
대호가 신입으로 들어간 게임회사에서는 무당이 주인공으로 나와 모든 귀신들을 척살해버리는 VR게임을 만들고 있었는데, 모종의 이유로―주로 본부장이 태클을 걸어서―여러가지 설정들은 뒤죽박죽 섞이게 된다. 그 와중 게임계의 대가라고 불리는 한 일본인이 대호가 소속된 회사와 거의 비슷한 설정의 귀신 게임을 내놓게 되고, 본부장은 그 일본인에게 살을 날리겠다며 테크노밸리에 무당을 부르는 등 기상천외한 에피소드가 펼쳐진다.

📌 『신들린 게임과 개발자들』은 무당과 게임회사, 귀신과 판교라는 상당히 엽기적인 소재를 가지고 전개되는 이야기다. 특히 재밌는 것은 이러한 일련의 사건을 겪는 대호라는 인물의 캐릭터인데, 정말이지 시니컬하고 특유의 툭 툭 던지는 말투로 읽는 내내 흥미를 끈다. 내용 자체는 게임을 만들 수 있을까, 없을까에 대부분의 스토리라인을 할애하고 있으나 그 사이사이 인물들의 대화나 독백이 너무 재밌는 소설이었다.
게임을 만드는 과정에서 너무나도 이해할 수 없는 상부의 지시를 따라야 한다거나, 열심히 준비한 무언가가 갑작스레 전부 도루묵이 되어버리는 사태 등을 상당히 현실적으로 묘사하는 편이라 ‘회사 생활’이랄 것도 여실히 느껴지게 하는 소설이었다. 또, 테크노밸리에서 출근과 퇴근을 반복하며 하루하루 살아가는 존재들에 대한 회의감도 전반적으로 드러나는 편인데, 결국 귀신 게임을 만드는 인간들이 더 귀신처럼, 자신의 주체성을 잃은 채 살아가는 것에 대한 경계로도 보인다.

📌좋았던 문장들

“자기 탓도 남 탓이거든.”(48쪽)

“귀신같은 존재가 됐군요.”(144쪽)

“전혀 쓸모없고, 어떻게 되도 상관없는 글이 소설이잖아요?”(26쪽)

“망령은 더 이상 내일을 기약할 수 없기에.”(156쪽)

📚도서 정보
168쪽 / 116*183mm / 118g / ISBN : 9791157403950

📚김쿠만, 『신들린 게임과 개발자들』, 네오픽션

⁕위 도서는 자음과모음(@jamobook )으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무상 제공과는 관계없이 진솔한 감상을 담았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