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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 라이프 - 마지막까지 후회 없는 삶, 진정한 자유와 행복을 위한 인생철학
마크 롤랜즈 지음, 강수희 옮김 / 추수밭(청림출판)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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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인생. 결국 좋고 나쁨은 인간의 행동이 아니며 규칙이나 원칙도 아니다. 또한 인간을 좋고 나쁘다고 말할 수도 없다. 오직 인생만이 그렇다. 피부 속에 갇힌 존재가 아닌, 탄생과 죽음이라는 일시적인 감옥에 갇혀 있지 않은, 진정 좋거나 나쁠 수 있는 것은 인생이다. 그리고 인생이 전적으로 좋거나 나쁠 확률은 거의 없다.
진실은 매우 불편할 때가 많다. 너무나 불편해서 의문스러운 추론을 이끌거나 성급한 결론을 내리기도 한다. 톨스토이가 자신을 포함해 모든 사람은 언젠가 죽는다는 것을 처음 진정으로 이해했을 때, 그는 '모두 헛되다'는 성급한 결론을 내렸다. 사람은 모두 죽는다는 것은 냉혹한 진실이며 여기서 모호한 결론을 이끌어내기란 쉽다. 이런 결론에 근거한 삶은 헛소리에 사로잡힌 사람의 인생처럼 불행하고 무의미할 수 있다. 불행과 무의미함은 끔찍한 일의 결과로서 일어나며, 진실은 종종 끔찍하다.
인생은 규칙으로 규정하기에는 너무나 모호하다. '언제나 진실만을 말하라'는 일단 가능하지도 않을뿐더러, 너무나 많은 예외를 달게 될 규칙이다.
선의의 거짓말이라는 뜻의 '하얀 거짓말'은 진실을 말하는 것의 궁색함을 인정하는 셈이다. 그러나 '누군가의 감정을 상하게 하지 않는다면 항상 진실만을 말하라'처럼 더 구체적인 규칙을 수립한다 해도 규칙이 급증하는 것을 피할 수는 없다. 가끔은 '감정을 상하게'하고 심지어 상대를 피폐하게 만들지라도 꼭 들어야 한다면 진실을 말해야 할 때가 있다.
필요는 만족스러운 행복한 삶을 위해 꼭 충족해야 하는 것이다. 음식, 물, 집 등은 분명 필요하다. 그것이 없으면 죽고, 죽으면 행복한 삶을 살 수 없다. 반면에 욕망은 가졌으면 좋겠지만 최소한으로 행복하고 만족스러운 삶을 위해 꼭 필요한 것은 아니다. 저택, 요트, 페라리 등에도 마찬가지 논리가 적용된다. 이것들이 없어도 만족스럽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는데 무엇을 가지려는 마음은 필요보다 욕망이다. 미각의 쾌락은 욕망이며 필요가 아니다. 맛있는 음식은 바람직할 수 있겠지만 만족스러운 삶의 필요조건은 아니다.
내가 살아온 인생은 내 시야에 한계가 없는 것처럼 끝이 없다. 나는 내 시야의 한계를 눈으로 볼 수 없다. 시야의 한계는 항상 보이는 것 너머에 있다. 죽음도 이와 유사하게 내 삶에서 일어나지 않고 일어날 수도 없는 일이다. 죽음은 삶의 한계이므로 그 바깥에 있다.
윤리성에는 계산적인 형태와 동정적인 형태의 두 가지가 있다. 전자는 개인 간 차이를 강조하고 후자는 차이를 없앤다. 이 구분은 구원의 종교적인 개념에 반영되어 있따. 예를 들어 기독교의 일부 주제는 자아의 중요성과 독립성을 반복한다. 이웃을 자신의 몸과 같이 사랑하고, 오른편 뺨을 맞으면 왼편을 내주라는 등의 기본 윤리적 처방은 자아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신화로 계속 덧칠되었다. 즉, 선의 목적은 자신이 고통 받는 것이 아니라 영원을 즐기기 위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