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청소부
니이츠 하루코 지음, 황세정 옮김 / 성림원북스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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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원에서 공부를 하면서 연구실에 앉아 있으면 사람들을 만날 기회가 잘 없지만 차를 즐기는 터라 자주 물을 뜨러도 가고 화장실로 왔다갔다 하면서 뵙는 분이 있다. 바로 청소 여사님이다. 보이지 않는 뒤에서 항상 애쓰시는 것을 알기에 가끔 커피와 주스를 나누며 미소로 인사를 대신하곤 한다.

이전에 병원에서 잠시 근무를 하면서 느꼈던 것 중에 하나는, 쓰레기는 참 끝도 없이 나오는구나.
라운딩을 한 두번만 다녀와도 카트 옆에 수북하니 쌓여 있는 의료폐기물들.
수액 정리만 한번 해도 끝없이 나오는 껍데기들.
투약시간이 지나면 수북하게 쌓이는 바이알 병들.
매 듀티가 끝나면 쌓이는 폐기용 종이들.
환자, 보호자, 병문안 온 손님들이 버리는 쓰레기들.
엄청나게 바쁘게 돌아가는 병원 안에서 셀레야 셀 수도 없는 이 엄청난 것들을 때에 맞게 치워주시고 쓸고 닦고 안전한 환경을 만들어주시는 분들이 바로 미화부 직원분들이다.

항상 보이지 않는 곳에서 깨끗하게 쓸고 닦고 광을 내시고,
사람들이 떠난 자리에서 뒤를 담당하시는 분들.

그래서 그런지 제목만 보고도 왠지 읽어보고 싶었던 책,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청소부>.

중국에서 잔류 일본인 아버지와 중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저자.
어릴 적부터 일본인 아버지를 이유로 학교에서 왕따를 당했으나, 삼촌에게 불의에 맞서 싸우는 강인함과 용기를 배운 후로부터 몸을 단련했다. 이후에 투포환 선수로 선발되어 튼튼해지고 인정받으면서 자연스럽게 왕따에서도 탈피한다.

어릴 적부터 사회적 약자로서 왕따와 차별 등 온갖 억울한 일들을 꾹 참고 견뎠다고 한다. - 47p
그렇지만 기왕 세상에 태어난 이상 '살아 있는 동안 최선을 다하자,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모두 해보자. 그리고 즐겁게 살자'는 생활신조를 가지고 살아가고 있다는 하루코 씨.

책을 읽으면서 느낀 건 이 분의 멘탈은 정말 단단하구나. 그리고 주위의 상황이나 말들에 잘 흔들리지 않는구나.
한 장 한 장 넘기면서 저자는 삶의 모든 순간에서 상황이나 환경에 휘둘리기 보다는 최선을 다해 살아가려고 했고, 또 살아왔고, 부정적인 것들도 그대로 받아들이기 보다는 색다른 관점으로 재해석해내려고 노력하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지나온 것들에 대해서도 뒤를 돌아보며 후회하기 보다는 묵묵히 가는 길을 걸으며 경험과 실력을 쌓아가는 그런 분이었다. 그러기에 전국빌딩클리닝 기능경기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고 청소 '장인'으로서 자부심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이 아닐까. 뒤에 따라오는 사람들의 인정은 덤일 뿐이고.

대한민국에서 청년으로서 살아가면서 느끼는 건,
나는 참 수동적인 자세로 떠먹여주는 밥만 먹으며 자라왔구나.
나는 무엇을 하고 싶은 걸까?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 걸까?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은 비단 나 뿐만이 아닐 것이다. 그러나 저자는 좀 더 능동적인 자세로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생각해 보아야 한다고 말한다.

다른 사람이 시키면 하고 시키지 않으면 하지 않는 수동적인 자세가 아니라,
내가 정말로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잘 생각해 봐야 합니다.

하네다공항에서 일을 하는 저자는 걸레질 하나도 어떻게 하면 좀 더 깨끗하게, 손님들이 안전하게 느낄 수 있도록 할 수 있을까? 늘 고민한다. 

걸레질 하나에도 진심을 담는 것이다. 프로의 자세다.

하네코 씨는 또한 질문하는 사람이다. 이해가 가지 않거나, 부당하거나 납득할 수 없는 것에 대해 질문한다. 질문들이 모여 세상을 바꿀 수도 있을지 누가 알리.

이 부분을 읽으며 문득 한국 사람들은 왜 질문을 하지 않는가? 라는 질문으로 시작되어 수업 시간에 한 사람이 계속 질문을 하는 실험이 생각났다. 그 상황을 대다수가 불편해했다. 사실 나의 경우에도 궁금하거나 이해가 가지 않으면 질문하는 편인데 그런 나를 신기해하고 용기 있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다. 그렇지만 하네다 씨의 말처럼 이런 질문들이 세상을 바꿀 수도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그리고 나이가 들어간다고 꼰대짓을 하며 예의를 가르치려기 보다는 자신을 사랑하며 다른 이들에게도 충고라는 이름으로 간섭하지 않으려고 하는 점도 참 좋았다.

평소에 생각해오던 것들을 실제로 실천하고 있는 사람이라서 신기했다. 그렇지만 읽으면서 가끔 저자의 자부심이 매우 높아 조금은 불편하게 느껴지는 부분들도 있었다. 그렇지만 그건 또 받아들이는 사람 나름이겠지. 그래도 전반적으로는 참 배울 점이 많은 사람이다.

많은 나라에서는 다들 자신의 기술을 가지고 자부심을 가지고 살아가는데 우리나라는 유독 지식에 대한 집착이 과한 것 같다. 지식을 축적하는 것 자체는 참 좋지만, 많은 것을 경험하고 배우는 과정을 시간낭비라고 치부해버리는 경우가 많아 아쉽기도 하다. 저자도 어릴 때부터 많은 경험들을 해오면서 그 시간 동안 많은 것을 배웠기에 지금의 자리에서 살아가고 있는 것이 아닐까. 나부터 우선 틀을 좀 벗어나 도전정신을 발휘하며 최선을 다해 살아가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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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묵상 - 정서적으로 건강한 영성
피터 스카지로 지음, 김주성 옮김 / 두란노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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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예배 시간에 기도의 중요성에 대한 말씀을 참 많이 강조하셨다.

하나님과의 인격적인 만남 속에 더 깊이 깊이 들어가야 한다는 말씀을 하셨다.

그 와중에 만난 책, 이 만남 또한 하나님의 계획표 안에 다 짜여져 있던 거겠지..


청년 수련회를 다녀오면서 기도와 하나님과의 인격적인 만남에 대한 생각을 더 깊이 하게 되었다.

주님 보고 싶고, 더 알고 싶고, 함께 하고 싶다는 노래 가사처럼 나 또한 그런 마음이 간절했기에.

언젠가 연애를 할 때, 상대방이 참 많이 보고 싶고, 그의 생각이 궁금했고, 나를 많이 사랑하는 걸 알면서도 또 확인하고 싶고 그랬다.

하나님과도 사랑의 관계이기 때문에 좀 다르긴 하지만 비슷한 것 같다.

요즘 해결되지 않고 쌓여만 가는 나의 일들에 분주하고 지쳐서 하나님을 많이 찾지 못했다.

그러다보니 내 옆에 계시는 줄은 알지만, 인격적인 관계와 소통의 시간이 많이 없었기에 하나님이 참 많이 그립고 보고싶다.

아빠가 너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어, 어서 오렴 :) 이라고 말씀하시며 안아주시는 하나님 아빠.


그런 시간을 위해 참 많은 도움이 되는 책, <하루 묵상>

이 책은 하나님과의 연합을 위해 하루 두 번 매일기도를 제안하고, 매일 할 수 있는 틀을 마련해준다.

그리고 우리의 중심이 하나님께 초점을 맞추기 위해 필요한 다섯 가지 요소로 구성되어 있다.


1. 침묵과 멈춤(하나님과의 관계 안에서)

2. 성경 말씀

3. 발췌한 신앙 서적 읽기(하나님께로 나의 생각을 돌리기 위한 수단)

4. 생각할 질문들

5. 기도


침묵하며 하나님께 초점을 맞춘 후, 주어진 성경 본문을 읽고 말씀을 묵상해본다. 말씀의 묵상이 어색한 사람들이 많을텐데 묵상글을 읽으면서 미처 알지 못했던 성경의 숨은 맥락도 파악할 수 있고 좀 더 깊이 말씀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말씀을 묵상해보고 그 말씀을 통해 하나님께서 나에게 말씀하시는 건 무엇일까? 한번 더 생각해 본다.


말씀을 읽고 묵상하면서 내가 느꼈던 것들을 하나님께 조용히 아뢴 후 하나님과의 조용한 시간을 가진다.



요즘 기도가 잘 되지 않아 큐티 후에 묵상책을 펼쳐서 읽으면서 하나님께 다시 나아가는 것을 연습하는 중이다.

이 도전이 끊기지 않고 계속 이어질 수 있기를..


기도가 잘 되지 않고, 묵상을 하라는데 묵상은 도대체 어떻게 하는 건지 알 수가 없네 하는 나와 같은 사람이 있다면 책의 도움을 받아서 한발짝 더 하나님께 가까이 나아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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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 통독 - 예수 그리스도를 초첨으로 읽는 90일 성경 1독 비전 통독
조상연 지음 / 두란노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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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부터 시작된 나의 통독 도전!! 

작년에는 영어공부를 해보겠다는 명목 하에 NIV를 통독하기 시작했고 꽤 열심히 했던 것 같다.

올해까지 이어진 통독은 시편, 잠언까지 흘러갔지만 이전의 내용이 기억이 잘 나지 않았다.

그 유명한 어성경이라고 하는 책도 샀지만 열 장도 펼치지 못하 깨끗한 새책 상태로 둔 채로 올해도 이렇게 흘러가려나 싶었는데..

그러던 중 발견한 두란노 비전통독 앱!! 이거다 싶어서 개역개정판을 사서 지하철에서나 심심할 때 틈틈히 넘기며 읽었고 레위기를 향해 가고 있었다.

하나님께서는 내가 이번에도 끝까지 가기 힘들 거라고 생각하셨나 보다. 비전통독 책도 보내주셨다.

책을 받고 나서 한참을 웃었다. 하나님이 올해는 꼭 통독 한번 해보라고 응원과 격려를 아끼지 않는구나 싶어서.


이 책에서 강조하는 바는 초점을 예수 그리스도에 두고 성경을 읽으라는 것이다.

구약은 오실 그리스도, 신약은 오신 그리스도에 대한 내용이기 때문이다.


최근 본 영화 <예수는 역사다>에서도 저널리스트였던 리 스트로벨(현재는 목사)은 아내를 '예수'에게 빼앗겼다고 생각하고 기독교와 성경이 거짓되었다는 것을 밝혀내려고 고군분투하다가 결국 크리스천이 되는 내용이 나온다.


그렇다, 성경은 사실이다. 성경은 성령의 감동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주제로 약 16,00년에 걸쳐 40명의 기자에 의해 일관성 있게 쓰여진 책이다.

그렇기에 성경을 읽으면 믿음이 생기고, 믿음으로 말미암아 순종할 수 있다.(롬 1:5) 

또한, 성경을 읽을수록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는 것 같지만, 콩나물이 자라듯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믿음이 조금씩 자라날 것이다.

(16~18p)



책에서는 시대별로 보는 성경의 구조를 말해준다. 이런 흐름을 따라가면서 성경을 읽으면 될 것이다.



매 주가 시작되기 전에 그 주에서 다룰 성경 말씀을 흐름을 따라, 핵심 단어로 요약하고 내용을 설명해준다.

1주차에는 창세기, 출애굽기, 2주차에는 레위기, 민수기, 이런 식으로 진행된다.


성경통독을 시작하면서 항상 우리가 시험에 들기 시작하는 부분, 제사장의 옷을 설명하는 부분.

흉패, 에봇, 겉옷, 옷은 왜이리도 많은지.. 그런데 제사장의 옷에도 많은 의미가 숨어 있었음을 배우고 읽으니 더욱 집중해서 읽게 되었다.


목사님께서 설교를 하면서 종종 지도를 보여주신다. 우리나라가 아니라 먼 나라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지도를 보면서 성경 속 인물들이 지나갔던 경로를 보면서 숨어있는 의미를 알 수 있었는데, 비전통독 책에서도 곳곳에 나오는 지도를 참고해서 성경의 내용 안으로 좀 더 깊숙이 들어갈 수 있었다.

예를 들면, 출애굽기에서 이스라엘 백성들은 왜 가까운 길을 두고 가나안까지 돌아간 걸까? 이런 질문들에 대한 답을 찾게 되었다.


매일매일 읽어나가는 성경 말씀 부분에서 우리가 초점을 맞추고 읽어야 하는 포인트를 말해주기 때문에 성경을 통독하기 전에 먼저 읽어보는 것이 참 많은 도움이 되었다. 나의 경우에는 레위기까지 성경 통독을 하고 있던 중이라 후에 읽었는데도 매우 많은 도움이 되었다.


이것은 두란노 비전통독 어플!! 어딜 가든지 이동 시간이 유난히 긴 편이라서 스맛폰에 다운 받아서 틈틈히 이동 중에 읽고 있는데 이야기책을 읽는 듯 술술 잘 넘어가서 참 좋다. 다른 성경 어플과는 달리 성경책에 적혀 있는 각 사건의 제목도 앞에 나와 있어서 도움이 된다.

비전통독 책과 세트로 나온 어플이라서 책을 읽으면서 같이 활용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



사실 나는 성경을 읽으면서도 성경이 무슨 말을 하고자 하는지 잘 알지 못했다. 그랬기에 레위기 부분을 읽으면 항상 시험에 들었다.

도대체 향기로운 화제, 번제 등 제사는 왜 이렇게 많은 거지, 출애굽기에서의 10가지 재앙은 도대체 왜 나타나는 거지?


그런데 초점을 예수님에 두고서 책의 도움을 받으면서 성경을 읽다 보니 흐름이 잡혔다.

출애굽기에서의 앞의 9가지 재앙은 우리가 지킬 수 없는 율법을 뜻했고, 마지막 유월절 어린양은 예수님을 뜻하는 것이었다.

레위기에서의 많은 제사들과 율법들을 주시면서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이 모든 것을 지킬 수 없다는 것을 알고 계셨다.

우리의 행위가 아니라 오직 그리스도의 은혜로 우리가 구원받을 수 있음을 알려주시기 위한 것이었다.


이와 같이 나의 많은 물음들에 하나님께서는 성경을 통해 이미 답하셨고, 또 계속 답해가실 것이다.

그 답을 찾기 위해서 나에게 요구되는 것은 매일 성경을 읽으며 하나님과 기도로 소통하는 일이다.

이번년도에는 꼭 하나님의 말씀을 완독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노력해보아야겠다.


모태신앙, 크리스천이에요 하면서도 성경이 친숙하기는 하지만 막상 깊숙이 들어가보지 못해 성경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분

겨자씨만한 믿음으로 시작해 말씀으로 무럭무럭 자라나고 싶은 이들

성경을 읽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너무 방대한 양이라서 시작하기가 무서워요 하시는 분들에게 이 책을 적극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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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짜배기 골프 1 - 쉽고 간편하게 그림으로 배우는 알짜배기 골프 1
이봉철.박상용 지음 / 지상사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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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으로 배우는 골프, 참신하니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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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기억은 어디로 갔을까 - 알츠하이머병 엄마와 함께한 딸의 기록
낸시 에이버리 데포 지음, 이현주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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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부탁한 치매에 관한 동영상을 찾다가 치매 할머니와 그 남편분을 대상으로 한 다큐를 본 적이 있다.

할머니는 중증치매환자였고 그런 할머니를 할아버지 혼자 보살피면서 살고 계신 그런 상황이었다.

어느날부터인가 버스정류장을 찾지 못하고, 깜빡깜빡 잊어버리고, 그러면서 기억의 조각들이 엉켰고 할머니의 성격 또한 바뀌어져갔다.

옹알옹알 말하시다가 갑자기 화를 내고, 과자를 주니 이게 뭐냐 물으시며 조용히 드시던 장면이 있었다.

누군가의 아내, 어머니, 할머니일텐데... 점점 퇴행하는 할머니의 모습을 보면서 영상을 보는 내내 참 마음이 불편했다.


지난 학기는 유난히도 치매에 관한 공부를 하고 배우고, 많이 찾아보았던 것 같다.

치매의 병태생리에서부터 증상, 약물, 검사, 돌봄, 사회적인 요양서비스까지 참 광범위하게 공부하고 배웠다.

그러면서 항상 나의 마음 속에는 불편함이 있었다.


언젠가 치매 관련 수업에서 교수님께서 하신 질문, 치매에 대한 우리의 인식은? 치매는 하늘이 내린 형벌인가? 유전적인 것인가?

만약 나의 가족이 치매를 진단받는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요양기관의 도움을 받을 것인가? 가족이 돌볼 것인가? 낮에는 주간보호센터에 맡기고 저녁에 돌볼 것인가?

만약 내가 치매라고 진단받는다면? 배우자와 이혼할 것인가? 자살할 것인가? 요양기관에 입소할 것인가? 가족들과 함께 살아갈 것인가?

남일이 아니라 나의 친구, 가족, 아니, 나의 일이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


치매는 도대체 왜, 어떤 이유로 생기는 걸까? 치매는 증상들의 집합체인 증후군이고, 알츠하이머 치매, 혈관성 치매, 루이소체 치매 등등 종류는 다양하다. 그리고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알츠하이머 치매의 경우에는 아직 정확하게 밝혀진 바는 없지만 타우 단백질의 변형, 신경섬유다발이 엉켜서, 신경세포가 죽어가고 뇌가 쪼그라들면서 생긴다고 그렇게 공부했고 배웠다.


그런데, 막상 내가, 나의 가족이 치매라고 진단받는다면, 이런 지식보다는 당장 내 앞에 닥친 현실과 닥쳐올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너무 클 것 같다.


<엄마의 기억은 어디로 갔을까> 이 책은 알츠하이머병 엄마와 함께한 딸의 기록을 담고 있는 책이다.

아버지는 뇌졸중으로 쓰러지신 후에 불편한 몸이셨고, 어머니는 알츠하이머병이었다.

그렇지만 아버지는 불편한 몸으로도 끝까지 어머니의 병을 숨기기 위해 모든 것을 혼자 감당하셨다.

그랬기에 딸인 작가와 다른 가족들은 엄마의 병이 심해질 때까지 몰랐고, 그 때문에 많은 오해와 아픔이 있었다.

작가는 아버지와 엄마가 그렇게도 숨기고 싶어했던 알츠하이머병에 걸린 엄마의 모습들을 책에 담아낸다.

아버지의 입장도 이해하지만, 아버지가 모든 사실을 숨겼기 때문에 엄마의 병을 더 이해하지 못하고 나중에서야 후회하는 자신을 보았기에,

다른 이들은 알츠하이머병에 대해 제대로 알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이 모든 것을 공유하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작가는 먼저 아버지의 추락사, 어머니의 죽음, 남동생의 죽음 뿐만 아니라 다른 친척들까지 너무도 많은 죽음을 경험했다.

그러면서 참 많은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책의 장마다 작가가 직접 쓴 시가 있는데 그 시에는 많은 것들이 녹여져 있어서 감히 이해할 수가 없다.

그러면서도 그 슬픔 속에 파묻혀 있는 책은 아니다.

슬픔의 시간이 조금 흐른 후라 그런지 감정을 절제하고 담담하게 지난 이야기들을 써내려갔음을 조금은 느낄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이 책을 읽으면서 느꼈던 것은 환자를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 인격적으로 대해야겠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작가가 말했듯이 가장 중요한 것은 함께 있는 것이고, 대상자든 가족이든 그들을 절대 평가하면 안 된다는 것.


우리나라도 점점 고령사회에서 초고령사회로 진입을 앞두고 있는 시기이고, 치매 유병률은 점점 높아만 간다.

정부에서 치매와 관련된 정책을 다듬고 있지만 치매의 경우에는 완전한 치료가 없기 때문에 그나마 치매 전단계에서 예방을 할 수 있을 뿐이다.


치매의 경우 대상자도 힘이 들지만 가족들이 짊어져야 할 짐이 너무 많은 병이다.

그래서 참 나누기 힘든 부분들도 많았을텐데 이렇게 책을 통해 경험한 바와 느낀 바를 나누어준 작가님께 참 감사하면서도 죄송하다.

많은 사람들이 읽어보고 치매에 관한 그릇된 생각들을 버릴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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