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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의 숨바꼭질 - 꼭꼭 찾아라, 아이 마음 닫힌다
권일한 지음 / 지식프레임 / 2018년 8월
평점 :
절판
선생님의 숨바꼭질
지은이 : 권일한 , 출판사 : 지식프레임
교사가 해야할 일은 지식을 전달하고 생활에 있어 적절한 피드백을 주어 긍정적인 관계를 맺는 것이라 생각해왔다.
그러나 이 책을 읽고, 더 중요한 것은 아이들의 꼭꼭 숨은 마음을 읽어주는 것이라는 것, 즉 다시 말해 ‘사랑’을 주는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마음이 열려야 지식도 소용이 되고, 생활지도와 관계 맺기도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 책에는 다양한 이유로 소외되고 불우한 환경으로 아이들의 마음을 읽어주지 못하는 상황들에서 상처받은 아이들의 마음을 꽁꽁 닫아 놓는지에 대한 예가 소개되어 있다. 인상깊은 구절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상처받은 아이는 자기를 방어하기 위해 단단하게 갑옷을 둘러친다. 부드럽고 연약한 마음을 갑옷으로 감춘다. 동시에 제발 누군가 찾아 오기를 기다린다. 상처 받지 않으려고 내세우는 갑옷에 단단한 면만보면 안에 숨겨 놓은 연약한 마음을 찾지 못한다. 이런 껍데기를 강제로 깨뜨리려 하면 안 된다. 두드릴수록 껍데기가 더 단단해질 뿐이다. 숨바꼭질 잘하는 사람은 껍데기 안에 감춰진 부드러운 마음을 어루만진다. 갑옷 너머에 있는 아이를 보고, 아이를 조용히 마주 대해야 한다 --29쪽--
아이가 아이에게는 부모가 채워주어야 하는 사랑과 관심이 분량이 있다. 이를 채우지 못하고 자라면 아이에게는 사랑과 관심을 갖고 받고 싶은 갈망이 쌓인다. 그러면 몸은 어른이지만 마음은 아이인 성인 아이가 된다 --31쪽--
사랑과 관심을 갖지 못한 아이는 부정적인 몸짓과 말투로 사랑해 달라고 외친다. 그 외침은 어른들에게 반항으로 들린다. 어른들은 아이의 이런 마음을 모른 채 행동만 보고는 하지 말라고 큰소리로 윽박지른다. 사랑받고 싶은 마음은 누군가의 희생과 헌신이 있어야 채워진다--49쪽--
아이가 감춰둔 마음을 찾아내 친절하게 대하면 그만큼 열매를 얻는다. 우리나라 어른들이 숨바꼭질 전문가가 되면 참 좋겠다--60쪽--
이 책은 교실에서 마주치는 여러 종류의 힘든 아이들을 이해하는 단초가 되었다. 그들의 문제 행동은 그들의 사랑받지 못하고 상처받은 마음을 방어하기 위해 둘러친 갑옷이었던 것이다. 그 문제 행동 너머에 있는 아이들의 마음을 찾아 주어야 한다. 아이들은 자신의 상처받은 마음을 읽어주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부정적인 몸짓과 말투는 반항으로 보일지 모르지만 나에게 관심과 사랑을 달라는 외침인 것이다. 교사들, 부모들, 어른들이 이들의 마음을 찾아내주는 숨바꼭질을 해주는 것이 필요하고, 실은 이것에는 여러 사람의 희생과 헌신이 있어야만 하는 것이다.
나는 자문했다. ‘나는 숨은 마음을 찾아 읽어주는 사람인가?’ 아니면, ‘ 나타난 행동만 보고 힘들어하는 사람인가?’ 아마 후자인 경우가 많았을 것이다.
그렇다면 ‘나는 기꺼이 나의 에너지와 시간을 바쳐 그 마음을 읽어주고 사랑을 표현해 주기 위해 희생하는 사람인가?’ 아마 그 사람의 숨은 마음을 읽었고, 그 힘듬의 원인을 알았더라도, 나의 유한한 에너지를 쏟아붇는 데는 망설인 적이 많았을 것이다.
나의 어린 시절이 떠오른다. 나또한 바쁘신 부모님 밑에 방치되었고, 어려운 환경으로 상처받았으며, 나의 상처받은 마음을 읽어주는 사람이 없어 힘들었다. 부정적인 반항의 행동으로 부모님을 힘들게 한 적도 있었다. 나의 마음을 읽어주고 풀어주기 위해 나를 지지해주고 그 에너지를 쏟아부어주는 사람이 없어 외로웠다.
아직 사랑과 관심을 받고 싶은 어른 아이일지 모르겠다. 상대에게 나에게 그 사랑을 표현해 달라고, 당신의 에너지를 쏟아부어 달라고 소리치는 갈망이 여전히 내안에 존재하는지 모르겠다.
그러나 나는 이제 선생님이 되었고, 사랑을 주는 사람이 되었다. 아이들의 숨은 마음을 찾는데 어려움을 겪는다. 남들보다 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
그래도 한가지 알게 된 것이 있다. 사랑을 받는 것에서 채울 수 없다면, 주는 것에서도 채울 수 있다고…. 주는 사랑이 차고 넘치면 나에게 되돌아 오기도 한다고...사랑은 그런 힘이 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