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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심이 필요한 순간들 - 인생의 갈림길에서 더 나은 선택을 하는 법
러셀 로버츠 지음, 이지연 옮김 / 세계사 / 2023년 9월
평점 :
품절




♣♣♣


* 발행일 : 202395

* 페이지 수 : 268

* 분야 : 인문 교양

* 체감 난이도 : 보통


* 특징

1. 세계적인 경제학자가 알려주는 고민 해결법

2. 술술 잘 읽히면서도 묵직한 알맹이가 있음


* 추천대상

1. 답이 없는 문제 앞에서 고민에 빠져있는 사람

2. 선택을 두려워하는 사람


♣♣♣







답이 없는 고민 앞에서 한참의 시간을 흘려보낸 경험누구에게나 있지 않을까? 작게는 오늘 점심엔 무얼 먹을까, 주말엔 무얼 하며 시간을 보낼까, 친구의 생일 선물로는 어떤 것을 고를까 같은 고민이 있고, 좀 더 굵직한 고민들이라면 어떤 전공을 택할지, 어떤 직업을 가질지, 어디에서 살지, 이 결혼을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등이 있을 것이다. 매일 우리는 크고 작은 선택 앞에 서게 되고, 살아가는 것은 선택의 연속이란 생각도 든다. 그래서 이 책의 표지 속 문구 인생의 갈림길에서 더 나은 선택을 하는 법이란 글귀에 자연스럽게 이끌렸던 것 같다.


이 책은 우리가 답이 없는 문제들을 어떻게 풀어나가는 것이 현명한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매우 술술 읽히고 재미있었다. 그러면서도 전혀 가볍지 않고 읽는 이에게 도움을 주는 큰 알맹이가 있었다. 달리 표현하자면마치 편안하고 유쾌한 분위기에서 인생 선배님으로부터 피가 되고 살이 되는 귀한 말씀을 듣는 것 같았달까?


이 책을 통해 긴 시간 동안 선택의 결과를 저울질하며 고심하는 것이 최선의 선택에 가까워지는 방법은 아니란 걸 알게 되었다. 그동안 나는 하나를 선택하게 됨으로써 포기해야 하는 것들 때문에, 혹은 잘못된 결정으로 인해 미래의 내가 치러야 할 것들이 두려워서 선택 앞에서 머뭇거리게 되곤 했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나니 머뭇거리고 두려워하느라 무거워졌던 마음이 조금 가벼워졌다. 내가 현명하게 따져보았다 여겼던 장단점들은 현재 시점에서의 생각일 뿐이고, 선택의 결과로 인해 변하게 될 미래의 내 태도와 가치관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새롭게 깨닫게 되었기 때문이다.


평소 선택을 어려워했던 사람이나 현재 인생의 갈림길 앞에 서서 어디로 가야 할지 고민 중인 사람이라면 이 책 <결심이 필요한 순간들>을 읽어 보길 추천한다. (특히 결혼에 관한 고민이라면 꼭! 읽어 보길 바란다.) 이 책이 당신을 대신해 선택을 내려주진 않겠지만, 고민에 빠져 허우적대느라 힘든 마음은 확실하게 줄여줄 것이다. 이 책을 통해 이 세상에 완벽한 정답은 존재하지 않으며, 가보지 않은 길은 직접 걸어가 봐야만 알 수 있다는 걸 깨닫게 될 테니까 말이다.



인생의 중요한 결정이 내가 바랐던 것과 다른 결과를 낳았다고 해서 그게 실수는 아니다. 그건 그냥 나의 바람과는 다른 결과가 나온 하나의 선택이다. 이런 것을 실수라고 불러서는 안 된다. 이런 경우를 가지고 자책해서는 안 된다. 당신 자신을 용서하라. 답이 없는 문제의 결과가 좋지 못했다고 해도 그게 내 실수는 아니다. 이런 것들은 오히려 모험이라고 불러야 한다. 모험에는 우여곡절이 따르고 기복이 있다. (p. 220~221)


랍비 조너선 색스는 이렇게 말했다. “결혼을 이해할 유일한 방법은 직접 해 보는 수밖에 없다. 어느 커리어가 나에게 맞는지 알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실제로 장기간 일해 보는 수밖에 없다. 결심의 언저리에 서서 망설이는 사람들은, 팩트가 다 수집될 때까지 결정을 꺼리는 사람들은 결국 인생이 다 지나가 버렸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인생의 어느 길을 알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위험을 감수하고 그 길을 직접 살아 보는 수밖에 없다.” 팩트가 모두 수집되는 날은 절대로 오지 않는다. (p. 224)




* 이 글은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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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회의 심리학 - 사소한 우연도 놓치지 않는 기회 감지력
바버라 블래츨리 지음, 권춘오 옮김 / 안타레스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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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발행일 : 2023817

* 페이지 수 : 404

* 분야 : 심리학


* 특징

심리학, 뇌과학적 측면에서 살펴보는


* 추천대상

1. 운의 정체가 궁금한 사람

2. 운 좋은 사람의 비결이 궁금한 사람


♣♣♣







이 책은 운을 의미하는 여러 단어들의 미묘한 차이를 알아보는 것에서 시작하여 다방면에서 운의 정체를 살펴본다. 고대 문명에서는 운을 어떻게 말해왔는지, 우리가 어떤 상황에서 운을 떠올리는지, 운이라는 개념은 왜 생겨났으며, 운이 좋은 사람은 어떤 특징이 있는지 등에 대해 심리학, 뇌과학적 측면에서 차근히 설명한다. 책에서 소개하는 심리학 용어들이나 이론 중에는 내게 익숙하지 않았던 개념들도 있었지만 저자가 차근히 설명해 주고 쉬운 예를 들어 설명한 덕분에 이해하는데 어려움은 없었다.


버나드 와이너의 귀인 이론에 따르면 우리는 사건의 원인이 내부에 있는지 외부에 있는지, 결과의 원인이 안정한지 불안정한지, 우리가 원인을 통제할 수 있는지 없는지를 고려하여 귀인(자신이나 타인의 행동을 특정 원인으로 귀속시키는 과정‘(p.96)) 한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우리의 능력’, ‘노력’, ‘과제의 어려움’, ‘이라는 네 가지 요소에 직면하게 되는데 앞선 세 가지에서 귀인의 요인을 찾지 못할 때 운이 좋았다거나 나빴다는 말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운이나 미신은 비과학적이고 비합리적이기 때문에 불필요하고 나쁜 것이라 생각하는 이들도 많지만, 책에 소개된 연구들에 따르면 이 믿음은 불확실성이 초래하는 스트레스와 불안감을 줄여 주고, 나아가 상황을 통제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자기효능감 그리고 자아강도를 높여준다’(p. 176)고 한다. 다시 말해, 우리는 심리적 스트레스가 크고 통제력이 부족하다고 느낄 때, 그리고 성공 가능성이 불확실할 때 주술적 의식에 의지하게 되는데, 미신이 바로 이러한 상황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여 보다 더 나은 성과를 불러올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 말하는 운이 좋아지는 비결은 자신의 능력을 믿고 직감이 하는 말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었다. 이미 성공학이나 자기 계발서에서 많이 들어보았던 이야기이긴 하나 과학적으로 파고들어 살펴보니 내용이 좀 더 신뢰감 있게 다가왔다. 행운에 다가가는 좀 더 구체적인 실천 방법까지 실려 있었다면 완벽했을 텐데 싶어 약간의 아쉬움도 남긴 하지만, 운의 정체를 좀 더 뚜렷하게 느끼고 대할 수 있게 만든다는 점 만으로도 충분히 가치 있는 책이라 생각한다. 행운의 정체가 궁금했던 사람이나 운이 좋은 사람이 되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 책 <기회의 심리학>을 찬찬히 읽어 보길 추천한다.


옳든 그르든, 좋든 나쁘든, 살면서 우리는 일어나고 겪게 되는 모든 일을 귀인한다. 귀인하지 않는 우리 뇌와 우리 마음을 상상하기란 불가능하다고도 할 수 있다. 귀인 이론을 연구하는 심리학자들에 따르면 모든 일의 결과에 그 원인이 있다는 생각만큼 우리 마음에 깊이 새겨진 관념은 없으며, “원인이 없다는 관념은 너무도 낯설기에, 밝혀진 원인이 없으면 과 보이지 않는 것에서라도 찾으려고 한다. 우리 뇌는 아무런 이유 없이 우연히 일어나는 사건을 용납하지 않기 때문에 이라는 개념이 탄생한 것이다. (p. 107)


우리 뇌는 시각 통제력이 필요한 상황에서 통제력이 부족하다고 지각할 때 통제 가능한 상태를 유지하고자 패턴을 만들어낸다는 것이었다. 이 특징은 우리의 다른 사고 메커니즘에도 적용된다. 달리 말해 우리 뇌는 어떤 상황에 대해 통제력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인식할 때 주술적 사고를 하거나 귀인을 운으로 돌려 통제력을 회복한다. (p. 164)


행운을 믿는 것은 잘못이 아니다. 어려운 상황에서 추가적 힘을 얻기 위해 행운을 기대하면 실제로 도움이 된다. 운이 좋다고 믿으면 통제 가능하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통제할 수 있다는 느낌은 자신감으로 바뀌어 여러분을 더 나은 성과, 더 많은 성공, 더 유익한 결과로 이끈다. 더욱이 그좋은 경험은 다음번 곤란한 상황에 직면할 때 낙담하거나 굴복하지 않고 타개해 나갈 수 있는 동력으로 작용한다. (p. 313~314)




* 이 글은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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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알래스카 샌더스 사건 1~2 - 전2권
조엘 디케르 지음, 임미경 옮김 / 밝은세상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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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발행일 : 2023816

* 페이지 수 : 1(484), 2(500)

* 분야 : 프랑스 소설 / 추리 소설


* 특징

1. 끝까지 거듭되는 반전

2. 작가의 이전 작품과 등장인물이 겹침


* 추천대상

1. 반전이 가득한 추리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

2. 조엘 디케르의 이전 작품을 재밌게 읽은 사람


♣♣♣









곰이 시신을 뜯어먹어요?”

믿을 수 없지만 그렇습니다.”

모래에 얼굴을 묻고 엎드린 자세로 숨져 있는 여자는 마치 깊이 잠든 듯이 보였다. 호수에서 찰랑거리는 물결과 봄을 맞은 새들의 노랫소리가 어우러져 들려왔다. 끔찍한 현장과 상관없이 평화로운 분위기였다. 사지를 널브러뜨리고 죽어 있는 곰과 모래밭을 흥건하게 적신 여자의 피만이 사건의 비극성을 일깨웠다. (p. 48)



199943일 토요일. 뉴햄프셔주의 조용한 소도시 마운트플레전트에서 한 젊은 여성이 곰에게 뜯어 먹히는 채로 발견된다. 피해자는 스물두 살의 알래스카 샌더스’. 몇 달 전 남자친구 월터 캐리를 따라 이 지역에 이사 온 여성으로, 수사 결과 곰에게 뜯어 먹히기 전 후두부를 가격 당해 살해당한 것으로 보였고, 그녀의 바지 뒷주머니에서는 나는 네가 한 짓을 알아.”란 의심스러운 메모가 발견되었다. 곧이어 여러 정황을 근거로 용의자는 체포되었고 자백에 의해 사건은 자연스럽게 마무리되는 듯이 보였다. 그런데… 11년이 지난 뒤 이 사건은 재수사가 결정되고 만다. 대체 어떤 이유로 이 사건은 다시 세상을 시끄럽게 만들게 된 걸까? 수사 당시 놓쳤던 단서들은 무엇이며, 숨겨진 진실은 무엇이었을까?

 

소설은 1990년대부터 2010년 사이를 오가며 과거에 일어난 사건의 진실을 조금씩 보여준다. 계속해서 예상치 못한 반전을 보여주며 흥미진진하게 흘러갔고, 그 덕분에 매우 긴 길이의 장편임에도 불구하고 지루하지 않게 느껴졌다. 책의 맨 앞부분에는 등장인물 관계도가 실려 있어 사건과 관계된 많은 인물이 등장함에도 헷갈리지 않고 초반부터 인물들의 관계를 쉽게 이해할 수 있어 편했다.


이 소설에는 작가 조엘 디케르의 이전 작품들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등장인물들도 겹치기 때문에 과거 작품들( #해리쿼버트사건의진실 , #볼티모어의서 )을 재밌게 읽은 이들이라면 이번 신작 또한 매우 반가울 것이다. 앞선 작품들 속 주인공들의 뒷이야기가 궁금했다면 이 책에서 확인해 보는 것도 이 소설을 재미있게 감상하는 방법 중 하나가 될 것 같다. 아직 이전 작품들을 읽어보지 못한 나는 그들의 관계와 등장인물들이 겪은 과거의 사건들이 궁금해 거꾸로 하나씩 읽어 나가보려 한다.


반전을 거듭하는 추리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 짜임새 탄탄한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 <알래스카 샌더스 사건> 또한 즐겁게 읽을 것 같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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잼잼 쉬운 여행 일본어 - 아주 쉽게 따라하는 여행 일본어의 모든 것) 잼잼 쉬운 여행
서지위.장현애 지음, 와타리 카오리 감수 / 반석출판사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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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발행일 : 2023810

* 페이지 수 : 300

* 분야 : 일본어 / 여행회화


* 특징

1. 일본어 발음을 한글로 표기

2. 다양한 어휘와 문장 수록

3. QR코드를 통해 원어민 발음을 들을 수 있음


* 추천대상

1. 일본어 왕초보

2. 일본 여행이나 출장이 계획된 사람


♣♣♣







내년에 아이와 함께 일본 여행을 계획 중이다. 여행을 핑계 삼아 아이와 일본어 공부를 시작해 볼까 하는 차에 <잼잼 쉬운 여행 일본어>란 책을 발견하고는 반가운 마음으로 읽게 되었다. 왕초보용 일본어 공부 책이야 많이 나와 있긴 하지만, 이제 겨우 한글을 읽고 쓰는 아이와 보기에 히라가나 가타카나 외우기부터 시작하는 책은 오히려 아이의 흥미와 재미를 잃게 만들 것 같아 바로 익혀서 바로 써먹을 수 있는 여행용 책을 고르게 되었다.


이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뉘어 앞부분에서는 일본어 단어를, 뒷부분에서는 간단한 회화를 알려준다.


회화는 여행용 일본어 책답게 여행지에서 많이 쓰이는 ‘~주세요’, ’~을 찾고 있습니다‘, ’~이 어디에 있나요?‘ 등을 기본형으로 소개하고 상황에 맞게 단어를 집어넣어 말할 수 있도록 다양한 단어들을 함께 알려준다. 간단한 문장을 소개하다 보니 아이도 따라 말하기 수월해 했다. 책에서는 조금 더 복잡한 형식의 문장들을 추가로 알려주기도 하는데, 여기에는 다양한 상황에서의 말하기를 담고 있어 여행지에서 당황하지 않고 필요한 말들을 활용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꼭 필요하다고 여겨지는 말들은 미리 체크해두고 외워간다면 여행지에서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았다.


이 책에는 정말 많은 어휘들이 소개된다. 탈것이나 여행지에 대한 내용뿐만 아니라 생활용품, 색이나 숫자, 음식, 식재료, 신체 부위, 동물, 날씨, 직업, 가족관계, 감정 표현에 이르기까지 정말 다양한 어휘를 실어 두었다. 여행용 회화 책에서 이런 것까지 알려 준다니 싶은 마음도 들긴 했지만, 어떤 돌발 상황이 생길지 모르는 것이 여행이다 보니 이렇게 다양한 분야의 단어를 알아 두면 든든하리라 생각했다. 많은 어휘 덕분에 여행을 다녀와서도 일본어 그림 사전처럼 이 책을 활용할 수도 있을 것 같았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일본어 발음을 한글로 표기해 두어 일본어를 잘 모르는 사람도 회화를 익힐 수 있도록 만들었고, 그림을 함께 실어 두어 쉽고 빠른 이해를 돕는다는 점이다. 덕분에 아이는 일본어 글자를 몰라도 일본어를 말로 따라 할 수 있었고 그림을 통해 그것을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또한 QR코드로 원어민 발음을 바로 들어볼 수 있는 점도 만족스러웠다.


일본어 여행을 위한 회화책이 필요한 사람이라면 <잼잼 쉬운 여행 일본어>를 골라 보길 추천한다. 특히 나처럼 아이와 여행을 가기 전 함께 일본어 공부를 계획 중이거나 일본어 왕초보라면 이 책에서 많은 도움을 얻을 것이다.



* 이 글은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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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어의 눈물
시즈쿠이 슈스케 지음, 김현화 옮김 / 빈페이지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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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행일 : 2023820

* 페이지 수 : 400

* 분야 : 일본소설 / 스릴러소설


* 특징

1. ‘의심’에 대한 인간의 심리를 매우 잘 표현

2. 고부 갈등에 대한 내용이 많음

3. 독자가 마지막까지 의심을 놓지 않게 만듦


* 추천대상

흥미로운 심리 스릴러 소설을 찾는 사람


♣♣♣








새아기는 전체적으로 간을 세 게 하는 것 같아. 고헤이는 아무 소리도 안 했어?”

그이는 간을 비교적 세게 하는 걸 좋아했는데, 그때보다는 간을 약하게 하고 있어요.”

아키미는 순간 자신이 맞춘 간으로 먹고 자란 고헤이가 그렇게 간이 센 걸 좋아할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고헤이가 한창 자랄 때는 마음대로 소스나 간장을 착착 쳐서 먹던 모습이 떠올라서 입을 다물었다.

, 날 빨리 죽게 하고 싶다면 그렇게 간을 맞춰도 상관없지만.”

그대신 나온 혼잣말은 자신이 했지만 독기가 담겨 있었다. (p. 138)


사다히코와 아키미 부부는 대대로 도자기점을 운영하고 있었고, 그들은 외아들인 고헤이에게 가게를 물려줄 생각이었다. 그런데 고헤이는 어느 날 밤 귀갓길에 괴한이 휘두른 칼에 맞아 사망하게 되고, 하나뿐인 아들을 잃은 슬픔을 제대로 실감하기도 전에 범인으로 의심되는 사람과 며느리가 과거 연인 사이였다는 충격적인 이야기를 듣게 된다. 범인은 고헤이를 만나기 전 사귀었던 남자라는데, 최근 며느리에게 다시 연락이 왔다는 것이었다. 그때부터 시어머니 아키미는 자꾸만 며느리가 의심스럽게 보이기 시작하는데


나오키상 후보작이라더니 정말 시작부터 빠져들게 만드는 작품이었다. 초반부터 흥미진진하게 스토리가 쭉 전개되어 내내 긴장감을 놓지 않고 흘러갔다.


의심이라는 것이 한번 빠져들면 헤어 나오기 어렵다는 것을 소설은 보여준다. 이렇게 볼 수도 있고 저렇게 볼 수도 있는 상황에서 의심은 한쪽 면만 볼 수 있도록 시야를 꽉 잡아 둔다. 반대의 증거들이 눈앞에 있어도 무시한 채, 내 생각에 확신을 주는 증거들만 주워 모으며 끈덕지게 한 면 만을 바라보게 만든다.


며느리의 입장에서도 이야기를 서술했다면 미스터리한 분위기가 약했을 텐데, 시댁 식구들의 입장에서 며느리를 관찰하는 시점으로만 볼 수 있기 때문에 그들의 생각의 흐름에 따라가다 보면 정말로 며느리 소요코가 의심스럽게 보인다. 그러나 그것이 대놓고 의심스럽다기보다는 애매하게 의심스럽기 때문에, 한편으로는 아들이 죽은 원망을 며느리에게 다 쏟아내고 싶어 하는 시어머니의 마음으로 보이기도 한다. 읽는 내내 시어머니 아키미와 시이모 하루코가 삐딱하게 보였던 건 나뿐일까. 그러면서도 동시에 며느리 소요코의 말이 곧이곧대로 들리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들의 속마음을 다 듣고 난 뒤에도, 나는 여전히 누가 피해자인지 판가름하기 어려웠다. 읽는 동안 누구의 입장에 공감하고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았느냐에 따라 이 소설은 전혀 다르게 받아들여진다. 정확하고 확실한 것을 좋아하는 이들에겐 조금 불편할 수도 있겠지만, 내게는 이 점 때문에 이 작품이 더욱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의심’에 대한 사람의 묘한 심리를 잘 표현해낸 작품이었다. 소설 속의 인물들처럼 독자도 며느리 소요코를 관찰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사건의 진실을 알고 싶다는 마음이 커져 더 내용에 몰입해 읽었던 것 같다. 흥미로운 심리 스릴러를 찾는 이에게 이 책 <악어의 눈물>을 추천하고 싶다.


거짓 눈물 말이지. 악어의 눈물하루코는 신경 쓰지 않고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영어로 크로커다일 티어스라고 해. 악어는 먹잇감을 포식할 때 눈물을 흘리거든. 내가 긴자에 있을 때 눈물도 안 나오면서 억지로 울어서 여러 손님을 다루는 애들을 봐서 그런 건 예리하거든. 아키네 부부도 먹히지 않게 조심해.” (p. 114)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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