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에 있는 서점
개브리얼 제빈 지음, 엄일녀 옮김 / 문학동네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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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섬이 아니다. 한 권의 책은 하나의 세상이다.”(p.19) 라는 문장을 간판에 내걸어 놓은 앨리스 섬의 유일한 서점인 아일랜드 서점’. 이곳의 주인 A.J. 피크리는 자기만의 독서 취향이 확고한 괴짜로, 불의의 사고로 아내를 잃은 후 혼자 서점을 꾸려가고 있었다. 까칠한 성격 탓에 섬마을 사람들과도 별다른 교류 없이 지냈던 에이제이. 그런데 어느 날 그는 자신의 노후를 책임져줄 희귀본 고서 <태멀레인>을 도둑맞게 되고설상가상으로 책을 좋아하는 아이로 자랐으면 좋겠다는 쪽지와 함께 25개월 아기 마야까지 에이제이의 서점에 맡겨지는데


소설은 유머러스한 분위기 때문에 매우 재미있게 읽혔다. 책에 빠져 사는 너드한 주인공 캐릭터도 매력적이었고, 소설의 스토리도 마음을 따뜻하게 채워주어 매우 만족스러웠다. 이 소설에는 정말 다양한 책들이 언급되는데, 그 책들은 실제로도 존재하는 것들이며, 내가 읽어본 책보다 읽어보지 못한 책들이 훨씬 많았다. 소설 속 인물들의 대화나 주인공 에이제이의 짧은 북리뷰에서 흥미가 생기는 책들도 꽤 있어 메모해두고 언젠가 꼭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적당한 유머와 러브 스토리, 작은 갈등과 반전이 자잘하게 골고루 버무려져 있어서 편안하게 잘 읽혔던 작품이었다. 서점 이야기, 책 이야기가 가득한 소설을 찾는 이에게 <섬에 있는 서점>을 추천하고 싶다. 서점이라는 공간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좋아할 수밖에 없을듯하다. 가벼운 마음으로 읽기 좋은, 따뜻하면서도 재미있는 소설을 찾고 있는 이에게도 이 책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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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브레인 - 코로나19는 우리 뇌와 일상을 어떻게 변화시켰을까
정수근 지음 / 부키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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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연구자가 코로나19 팬데믹을 두고 인류를 대상으로 한 사상 최대의 사회적 고립 실험이라고 표현한다. 전 세계인이 강제로 참여하게 된 이 실험의 결과는 시간이 지나면서 더 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팬데믹이 종식된 이후에나 정확하게 알 수 있을 것이다. 아직 그 결과를 완벽하게 예측할 수는 없지만, 이 책을 통해 최대의 실험이 현재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가 있을 것이다. (p. 21)



그동안 뉴스에선 코로나19에 대한 여러 연구 소식들을 전해왔다. 코로나로 인한 후각 상실은 뇌 손상 때문이라는 말부터 시작해, 팬데믹이 아기들의 인지 기능을 떨어뜨린다는 이야기, 코로나19 완치자들이 겪는 다양한 후유증에 대한 연구 등. 이 책은 이런 연구들 중에서 심리학, 뇌과학, 신경 과학 분야의 자료를 모아 소개하고 있다.


우리는 팬데믹을 겪으면서 오랜 기간 모임이 제한되었고 바깥 활동도 자유롭지 못했다. 연구에 따르면 인간이 사회적 고립을 겪을 때 뇌에서는 신체적 고통을 겪을 때와 비슷한 반응이 일어난다고 한다. 또한 극지 탐험가나 우주 비행사들처럼 한정된 공간에서 외부와 고립된 생활을 하는 사람들의 경우 해마의 크기와 뇌유래신경영양인자(BDNF, Brain-Derived Neurotrophic Factor)가 줄어들어 인지 기능에도 영향을 준다고 한다. 우리가 그간 왜 그리 거리 두기를 힘들어했는지 이해가 가는 대목이었다.


요즘마기꾼이란 말도 자주 들리는데, 이것은 마스크와 사기꾼이 합쳐진 말로, 마스크를 벗었을 때 기대와 다른 외모를 보이는 사람들을 말한다. 한 연구에 따르면 맨얼굴의 매력도가 낮은 사람일수록 마스크를 쓴 얼굴이 더 매력적’(p.114) 이었다고 하는데, 매력도가 낮은 맨얼굴 소유자가 마스크를 쓰면 약 40% 높은 평가를 받은 반면, 맨얼굴의 매력도가 높은 사람들은 점수가 6% 정도밖에 오르지 않았다’(p.114) 고 한다. 저자는 이에 대해 마스크로 가려진 얼굴을 볼 때면 우리의 뇌는 가려진 부분을 예측하게 되는데, 이때 매력도가 높은 평균적인 얼굴을 추정하여 전체 얼굴을 평가’(p. 117) 하기 때문에 생겨나는 일이라고 설명한다.


앞서 소개한 이야기 외에도 책에는 화상 회의나 줌 미팅이 더 피곤하게 느껴지는 이유, 팬데믹을 잘 견디는 사람들의 특징, 방역수칙을 지키는 것과 인지능력과의 관계 등 흥미로운 내용이 꽤나 실려 있다. 출처가 불분명한 가짜 뉴스가 아닌, 코로나19에 관한 최신의 연구들에 대해 알고 싶다면 이 책 <팬데믹 브레인>을 읽어 보길 추천한다. 팬데믹 상황 속에서 생겨난 다양한 의문점들에 대한 답을 듣고 싶은 이에게도 권해보고 싶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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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그리면 꽃 - 식물 컬러링북
전유리 지음 / 클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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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태교를 위해 명화 컬러링 북을 구매해 색칠을 해본 적이 있었다. 그저 눈으로만 감상할 때와는 달리, 직접 색칠하면서 만나는 명화들은 훨씬 자세히 관찰하게 되어 각각의 작품이 가진 매력을 더 크게 느낄 수 있어 좋았다. (화가들이 얼마나 대단한 분들인지 명화 컬러링을 하면서 제대로 느꼈달까?) 그래서 이번에 출간된 꽃 컬러링 북 <마음을 그리면 꽃> 역시 꽃을 더 자세히 들여다보고, 꽃의 아름다움을 새롭게 발견하는 계기가 되어줄 것 같다는 생각에 매우 기대되는 마음으로 만나게 되었다.


저자는 이 책을 엄마를 생각하며 그렸다고 한다. 좋아하는 꽃을 떠올리며 행복해하던 엄마에게 꽃을 선물하고 싶어 이 책을 썼다는 그녀는 참 예쁜 마음을 가진 것 같다. 이 책 앞에서 행복해할 모녀의 모습이 떠올라 내 마음도 따뜻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저자의 이야기처럼 이 책은 고마웠던 누군가에게 좋은 선물이 될 것 같다. 생화는 예쁜 색과 향기를 가졌지만 며칠만 지나도 시들기 시작해 아쉬웠는데, 이 책 속 꽃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그리고 자주 펼쳐 색칠할수록 화사하게 피어나니 말이다. 그것도 내가 좋아하는 색깔들로 가득 채워지니 더욱 기쁠 수밖에 없다.



나의 경우 유튜브를 통해 자연의 소리(시냇물 소리와 새소리)를 들으며 컬러링을 했는데, 정말 마음이 차분히 가라앉으면서 좋은 것들로 채워지는 느낌이 들어 너무나 좋았다. 이 책을 구매한 사람이라면 색칠을 할 때 자연의 소리와 함께 해보길 강력 추천한다.



꽃을 선물할 일이 많은 5, 이번에는 매년 선물하던 꽃 말고 새롭게 꽃 컬러링 북을 선물해 보면 어떨까. 알록달록 예쁜 꽃들을 색칠하며 다채로운 봄날을 보내고픈 사람, 봄날에 하기 좋은 취미를 찾고 있는 사람, 태교를 위한 컬러링 북을 찾는 사람에게도 <마음을 그리면 꽃>을 추천하고 싶다.



이 글은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만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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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크 머리를 한 여자
스티븐 그레이엄 존스 지음, 이지민 옮김 / 혜움이음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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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은 인디언 자치 지구에서 도망쳐 나와 노스다코타의 석유 시추 현장에서 일하는 리키의 이야기에서 시작된다. 술집에서 맥주를 마시고 주차장에서 소변을 보던 그의 앞에 나타난 엘크 한 마리. 그것은 갑자기 주차된 차들을 향해 돌진하며 차들을 망가뜨리기 시작했고, 이내 그곳에 서 있던 리키를 향해서도 달려들었다. 엘크와 몸싸움을 벌이다 자동차를 망가뜨린 범인으로 몰린 리키는 그날 그곳에서 최후의 순간을 맞이하게 된다.


리키의 짧은 비극에 이어 소설은 그의 오랜 친구인 루이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집의 전등을 수리하기 위해 사다리에 올라갔던 루이스는 거실 바닥에서 엘크의 환영을 보게 되고, 그때부터 이상한 일에 휘말리게 된다. 처음에는 그저 마음에 쌓인 죄책감 때문에 헛것을 보는 것이라 생각했지만, 스토리가 진행될수록 그것이 실존하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믿음이 강해져 갔고.. 결국 끔찍한 장면들이 나열되며 루이스의 이야기는 멈춘다. 리키와 루이스의 이야기에 이어 또다시 소설은 캐시디게이브의 잔인한 비극을 들려준다.


왜 이들은 모두 불행에 빠지는 걸까? 사실이 넷은 오랜 친구 사이로 10년 전 함께 엘크를 사냥했던 적이 있었다. 그리고 공교롭게도 그들 비극의 중심에도 엘크가 있었다. 과연 오래전 그날 그곳에서는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이고, 이 비극에는 어떤 비밀이 숨어 있는 걸까.


<엘크 머리를 한 여자>는 다소 환상적인 분위기가 섞여 있는 소설이었다. 엘크 머리의 여자라는 이미지부터 그런 느낌을 주기도 한다. 이 작품은 초반 몰입도가 큰 소설은 아니었고, 개인적인 취향과도 맞지 않아서인지 문장을 향한 눈길이 자꾸 미끄러졌다. 그러나 계속 읽다 보니 어느새 소설 속 장면에 내 발이 푹 빠져 있음을 발견했고, 소설을 읽지 않고 있는 순간에도 자꾸 소설 속 장면들이 떠올라 마음이 어지럽기도 했다.


이 소설의 작가 스티븐 그레이엄 존스는 북아메리카 원주민 블랙피트족 출신으로, 북아메리카 원주민 이야기와 호러 소설을 주로 써왔다’(저자 소개란에서 발췌)고 한다. 이 작품 역시 인디언이 주인공으로 나오기 때문에 그들의 삶과 문화에 대한 이야기들을 많이 들을 수 있었다.


비 오는 날 이 소설을 읽어서 그런지 마음이 더욱 어두워졌다(날씨와 소설이 매우 잘 어울리기는 했음). 작품성 있는 영화를 보고 난 뒤에 남는 여운과도 비슷한 감정을 느꼈다. 많은 이의 찬사를 받았다지만 개인적으로 그렇게까지 와닿는 작품이 아니라 조금 아쉽기도 했다. 그러나 스티븐 그레이엄 존스의 팬이라면, 환상적인 이미지가 섞인 호러 소설을 좋아한다면 한번 읽어보아도 괜찮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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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페이지로 시작하는 철학 수업 - 생각하는 힘을 길러주는 맨 처음 철학 입문서 10대를 위한 빅피시 인문학
최훈 지음 / 빅피시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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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역시 <1페이지 철학 365>의 청소년 버전으로 출간된 책으로, 여기에는 7가지 주제로 분류된 철학 키워드 200가지가 실려 있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각각의 내용은 1페이지를 넘지 않기 때문에 철학과 친하지 않은 사람도 부담 없이 펼쳐볼 수 있다.


1철학의 말 에서는 철학자들의 명문장을 소개하고 이를 쉽게 풀어 설명한다. 2철학자 에서는 소크라테스, 플라톤을 포함하여 총 30인의 위대한 철학자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3용어 및 개념 에서는 철학의 정의부터 시작해 요즘 우리의 뜨거운 감자가 된 페미니즘까지 철학에 발을 담갔다면 꼭 알아야 할 것들을 간략히 소개한다. 그리고 4철학사 에서는 고대부터 현대까지 철학사에서 중요했던 순간들을 소개하고, 5삶과 철학 에서는 지금 우리가 고민해 봐야 할 문제들을 철학적으로 생각해 보도록 이끌어주며, 6생각법 에서는 철학적 사고를 위한 생각법들을 소개한다. 마지막 7부는 철학TMI’ 로 철학과 관련된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들려주며 끝을 맺는다.


철학은 실생활과 동떨어져 보이고 어려운 이야기들이 가득해 쉽게 다가가기는 어려운 학문이다. 그러나 옛 철학자들의 이야기들을 곱씹고 또 곱씹으며 그 속에 담긴 참된 지혜를 발견하는 경험을 한 번이라도 해보았다면 그 매력에 빠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제 막 철학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사람이라면, <1페이지로 시작하는 철학 수업>을 하루에 한두 페이지씩 읽으며 깊이 생각하는 즐거움을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 이 책을 통해 얻은 지식을 발판 삼아 관심이 가는 철학자나 관련 서적으로 뻗어 나간다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다. 쉽고 간단하게 설명하는 책이니 철학에 관심이 싹트기 시작한 십대들이나 철학 관련 상식을 쌓고자 하는 이에게도 권해볼 만한 책이다.



철학은 어떤 문제에 대해 놀라워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합니다. 그러다가 아포리아’(막다른 골목)에 빠지고 거기서 나오려고 궁리를 하게 됩니다. 그게 철학적 사색입니다. 이 책을 통해 철학적 사색을 맛보고 철학이 내 삶으로 들어오는 경험을 하길 바랍니다. (p. 7)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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