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 - 우리는 무엇을 준비할 것인가
임승규 외 지음 / 한빛비즈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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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이런 일을 경험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사스, 메르스, 에볼라, 신종플루와 같이
그동안 경험했던 다른 질병들과 비슷할 줄 알았다.
시간이 지나면 해결되고 어느 순간 잊혀질 줄 알았다.

그런데 생각보다 타격이 매우 컸다.
코로나 19.
코로나19가 가져온 변화는 너무나도 크게 다가온다.
이미 코로나19 이전 시대를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말이다.
중요한 것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점이다.

아직도 끝나지 않은
아니
더 솔직하게는 언제 끝날 지 모르는 코로나19
그 이후를 살아갈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할까

<포스트 코로나, 우리는 무엇을 준비할 것인가> 책은
경제, 부동산, 사회, 의료, 정치, 교육 등
7개 분야의 현장 전문가들이 재빠르게 진단한 코로나 이후 생존 전략을 다룬 책이다.

코로나19는 그동안 우리가 너무나 당연시 여겨 왔던 삶의 양태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티핑 포인트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이 책은 이런 상황에서 알 수 없는 미래를, 진단하고 조금은 대비할 수 있게 도와준다.

마이크 타이슨의 말처럼 누구나 얼굴을 크게 한 대 강타당하기 전까지는 그래도 계획이란 걸 가지고 있다. 그리고 어쩌면 지금 많은 이들이 얼굴을 크게 강타당한 상황일 수 있다. 그렇다고 끝난 건 아니다. 아무리 철두철미하게 세워 놓은 계획도 전혀 예상치 못한 주먹 한 방에 무너질 수 있다. 중요한 건 이 한 방으로 '나비처럼 날아서 벌처럼 쏘자'는 애초의 계획이 일그러졌음을 인정하는 일이다. 달라진 상황을 인정하고 기존 전략을 유연하게 수정하는 일이다. 무엇보다 이 변화의 깊이와 속도에 압도되지 않는 일이다. 그리고 사회, 정치, 문화 모든 부문에서 나타나는 변화의 조짐들에 눈감지 않는 것,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교류와 협력을 통해 더 나은 세계를 만들어 낼 수 있도록 공론장을 만드는 것이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인 듯싶다. _ 책 서문 중에서

이 책은 앞서 이야기한 7개 분야의 전문가들이 진단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

국제 경제 - 코로나 19, 글로벌 금융시장 혼란의 원인인가?
국내 경제 - 전통적인 한국형 경제 성장 모델은 쇠퇴하나?
부동산 - 코로나 위에 서 있는 부동산, 지금이 변곡점인가?
사회 - 사회적 거리두기 이후, 우리 사회는 어떻게 변하나?
의료 - 성공적인 방역체계 이후, 의료 선진국으로 가기 위한 해법은?
정치사회 - 연대할 것인가 각자 도생할 것인가?
교육 - 온라인 교육의 가능성과 한계는?

7개의 영역 중 사회 분야에 등장하는 글 일부를 기록해본다.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나의 영역'과 '우리의 영역'을 조화롭게 유지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혼자 살든, 셋이 살든, 사회적 거리 안에서 소통능력을 키워야 한다. 혼자 있는 시간에는 독서, 동영상 감상, 포털 검색 등을 즐기며 나를 살찌운다. 그러나 '나의 가치'를 관계의 단절이나 사회적 격리에서 찾는다면, 오히려 '나의 에너지'를 잃어버리게 된다. 기혼자는 혼자의 영역을 가능한 30% 확보하고, 거꾸로 비혼자는 사람과 대면하는 영역을 30% 확보해야 한다.
인간 관계는 과거에도 중요했지만, 로봇과 공존하는 미래에서도 핵심 문제가 된다. 미래의 인간력은 기계를 다루고, 사람을 대하는 능력이다. 기계는 명령어와 얼굴 인식만으로도 나의 요구를 충족시켜주지만, 사람은 기계처럼 나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는다. 인공지능 기술을 개발하는 능력자라 해도 사람을 기계처럼 다룬다면 외로워질 수 밖에 없다. 사람의 에너지를 얻어서 융합하려면 사람을 대하는 실력이 제일 중요해진다. _ 책 중에서

코로나블루라는 용어가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속되면서 생기는 우울감을 뜻하는 용어이다.
포스트 코로나, 이제는 코로나 이전처럼 사람을 가까이 마주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그렇다고 사람을 멀리할 수도 없다.
우리는 어떠한 사람이 되어야할 것인지.
글을 읽는 동안 많은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사람을 잃지 않아야한다는 점이었다.

위기는 패러다임을 바꾼다. 큰일을 겪으면 개인의 인생관이 변하듯 큰 위기를 겪으면 그 시대를 살아가는 집단의 인식체계가 변한다. 문제는 위기의 파괴력이다. 위기가 발생할 때마다 패러다임이 수시로 바뀌지는 않는다. 시험 성적이 떨어졌다고 세상이 끝나지는 않는다. 하지만 당사자에게는 세상이 끝난 듯한 위기로 다가올 수 있다. 어떤 위기는 중하고 어떤 위기는 그렇지 않다는 말이 아니다. 고통스럽지 않은 위기는 없다. 극복하기 쉬운 위기도 없다. 그래서 '위기'라 부른다. _ 책 중에서

정치사회 부분에 나와 있는 글귀이다.
위기.
지금은 확실히 위기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누군가는 아직 더 큰 위기가 다가올 것이라고 이야기하지만
크든 작든 위기이긴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정치사회부분에서 저자는 과거 대공황을 떠올리며 통찰력 있는 메시지로 이야기를 전개해나간다.

교사 인식과 역량 측면에서 보면 필요성이나 효과성은 인식하면서도 두려움으로 온라인 시스템 사용을 주저하던 선생님들이 이번 사태를 계기로 온라인 시스템 활용에 대한 자신감을 갖게 될 것이다. 온라인 시스템을 활용하면서 그 가능성과 한계를 깨닫고, 나아가 대면 교육 상황에서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 아이디어를 얻게 될 것이다. 이를테면 대면 수업을 위해 교과 내용 관련 온라인 콘텐츠를 직접 제작하기보다는 온라인에 존재하는 기존의 다양한 콘텐츠를 재구성, 제공하고 온라인을 통해 상시 소통하는 스마로그형 교육을 실시함으로써 대면 교육의 효과성을 높이게 될 것이다. 이번 경험을 바탕으로 많은 선생님들은 오프라인 수업에서도 학생들이 학습하도록 돕는 조정자나 조력자 역할을 하는 쪽으로 수업을 진행할 것이다. 그리고 온라인 수업의 경험을 통해 수업 성공을 위해서는 수업내용 전달 학습만이 아니라 이의 바탕이 되는 소통과 동기부여를 위한 수업경영의 중요성을 깨닫게 될 것이다. 물론 적응하지 못하는 선생님들은 빠른 속도로 도태되거나 스스로 물러나게 될 것이다. _ 책 중에서

온라인 교육 부분에 나와 있는 글귀이다.
유래 없는 온라인 개학을 맞이하면서 정말 다양한 변화와 도전들이 교육 현장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경험이 앞으로 교육의 흐름을 어떻게 바꾸게 될까
저자는 온라인 교육의 가능성과 한계를 통찰력 있는 시선으로 하나하나 짚어주면서 이야기한다.

그동안 우리는 과학기술의 발달을 바라보면서
우리 눈 앞에 펼쳐질 아름다운 미래를 꿈꿔왔다.
그런데 이번 일로 더 이상 우리에게 다가오는 미래가
마냥 자비롭지만은 않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코로나 19 이후의 미래는
찬란하면서도 환희에 차 있고, 야만스럽고, 행복하고, 기상천외하며, 기괴하고, 도저히 살 수 없고,
인간을 해방시키며, 끔찍하고, 종교적이면서도 종교 중립적인 사회일지도 모른다.

그러기에 우리가 지금해야할 일은
앞으로를 준비하기 위해
끊임없이 많은 이야기를 듣고 나누면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고 함께 공유하는 자리가 필요할 것이다.
이 책은 그런 기회를 우리에게 마련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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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인간 - 인공지능이 인간을 낳는 시대, '인간다움'에 대한 19가지 질문
이미솔.신현주 지음, 이성환 감수 / 한빛비즈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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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가 인간의 마음을 이해하는 순간이 올까?
스위치 하나로 우리의 뇌를 켰다 껐다 할 수 있을까?
뇌 시뮬레이션은 가능할까?
사랑도 복제가 될까?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하면서
고민이 많아지는 시기를 우리는 마주하고 있다.
그동안 과학적 현실은 인간의 상상력을 따라잡지 못했었는데
그래서 조금은 안심하고 있었는데,
이제는 더 불확실해지고, 더 예측 불가능한 시대가 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인간다움에 대한 19가지 질문을 던진
EBS 다큐프라임 '4차 인간'
이 책은 인공지능이 인간을 낳는 시대에 우리에게 의미있는 이야기를 전해주고 있다.

이 책은 기본적으로 EBS 다큐프라임에 방송된 내용을 중심으로 다루고 있다.
그래서 이야기체로 강연을 듣는 듯한 느낌을 책을 읽는동안 받을 수 있다.

크리스토프 코흐는 인간 의식이야말로 인간과 기계의 차이를 나타내는 중요한 대상이라고 여겼다.
"모든 질문, 더 많은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 우리는 결국 의식에 대한 이론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그것이 무엇인지 이해해야 합니다. 인간의 뇌 중에서 일부분이 의식을 부여할 수 있습니다. 왜 내 간은 의식을 갖지 못하고, 왜 휴대전화는 안 될까요? 왜 어떤 것은 의식이 있고 이게 바로 의식이라는 느낌이 있나요? 우리는 의식에 대해 설명하기를 원합니다."
그렇다면 코흐에게 인간의 뇌는 어떤 대상일까?
"나는 물리학자입니다. 나에게 뇌는 근본적으로 한 덩이의 물리적 물질입니다. 그러나 우리 뇌는 프로그래밍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컴퓨터와 다르지만 물리적인 메커니즘을 가진 물리적인 기계입니다."
산업혁명이 시작된 이래, 인류는 기계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과학자들은 단순한 도구에서 만족하지 않았고 복잡한 연산이 가능한 논리적인 기계를 만들려 했따. 그래서 방정식을 풀거나, 별을 추적하는 첨단 컴퓨터를 만들었지만 여기에 만족하지 못했다. 언젠가부터 인류는 인간 같은 지능을 가진 기계가 만들어질 수 있는지 늘 궁금해했고, 이 아이디어는 오늘날 인공지능의 시대를 맞이하게 했다. 그리고 이제는 좀 더 인간다운 지능을 가진 기계를 원하고 있다. 만약 인간의 뇌가 기계라면 구조와 작동 원리를 분석하여 동일한 기능을 가진 '뇌'라는 제품을 만들 수 있다. 이른바 뇌를 리버스엔지니어링(역공학)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이것이 과학자들이 '인간은 기계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는 중요한 이유 가운데 하나일 것이다. _ 책 중에서

알고리즘을 갖고 있는 우리의 뇌.
전문가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머릿속으로 상상하고 있던
생각뿐인 이야기들을 좀 더 구체적으로 만날 수 있게 해준다.
실현 가능할지 불가능할지.
예측 불가능하지만 그래도 막연한 생각들을 만나는 기회는 너무나도 뿌듯함을 전해준다.

그렇다면 기계는 과연 그동안 얼마나 똑똑해진 것일가? 분명히 인간과 기계와의 대결에서 기계는 놀라운 성과를 보여주었다. 그러나 여전히 "기계가 지능을 가지고 있느냐"라는 물음에는, 쉽사리 '예'라고 답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기계는 주어진 특정 업무를 해결하는 데 뛰어난 능력을 가지고 있을지 몰라도, 아직은 인간만큼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범용적인 두뇌를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없기 때문이다. 확실히 의료 분야나 자동자 자율주행에서 사용되는 인공지능기술은 아직도 불안정하며 우리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공지능기술은 앞으로 일상에서 사용하는 거의 모든 것에 필요한 기술이 될 게 분명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말한다. 간과할 수 없는 사실은 기술 발전의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기에 앞으로 어떻게 변화할지 더욱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_ 책 중에서

결정되지 않은 미래.
인간과 기계가 만드는 공존의 시대에 대해
캘리포니아공과대학교 레너드 믈로디노프 교수는 이렇게 말했다.
"어떤 의미에서 인간의 지식의 진보는, 세상을 아주 약간 다른 방식으로 볼 능력이 있는 사람들이 했던 공상이 계속 이어진 덕분에 가능했다"라고 말이다.
기술의 발전 속도가 예상보다 계속 빨리지는 지금.
우리는 어떠해야하는지 생각해보게 하는 말이 아닐 수 없다.

4차인간은
이과생 프로듀서와 문과생 작가가 만나 만들어진 프로그램이다.
새로운 가능성과 고민 사이에서
이들은 독자에게
인간다움에 대해 끊임없이 이야기를 전해준다.

결국
인류의 미래는 
우리가 결국 인간을 얼마나 잘 이해하는가에 따라 크게 좌우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4차 인간>은
우리 자신을 돌아보는 기회를 책에서 끊임없이 마련해준다.

"4차 산업혁명시대, 우리가 고민해야할 것은 첨단 기술이 아니라 인간이다. 결국 '인간다움'에 대한 질문만이 남는다." _ 책 서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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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짝 심리학 - 현대 심리학의 초석을 다진 3인의 천재들 한빛비즈 교양툰 7
이한나 지음 / 한빛비즈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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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심리학의 초석을 다진
3명의 거장이 있다.

지그문트 프로이트.
알프레드 아들러.
칼 구스타프 융.

이 3명에 대해서만 알아도 심리학에 대한 기본적인 부분은
어느 정도 따라가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 3명.
거장이라고 하는만큼
사실 엄청난 심리학 이론들을 우리에게 전해주었다.
그래서 사실 가깝게 다가가기 살짝 겁나는 거장들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 3명의 거장과
과감하게 거리를 좁힐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되었다.
바로 <할짝 심리학> 책을 통해서다.

이 책은 일단, 만화책이다!
심리학과 웹툰을 점목한 '할짝 심리학'으로 네이버 도전 웹툰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얻은
인터넷 유머 사이트 이용경력 대충 20년차의 이한나 작가가 만든 책이다.

책의 내용을 보면 알겠지만
정말 B급 감성이 물씬 느껴진다.
그래서 책이 더 와닿는다.
심리학이라고 해서 딱딱하게 마주했다면
더 다가가기 힘들 것 같은데,
차라리 B급 감성이다라고 인지하고 접근하니
조금 더 마음 편하게, 쉽게 심리학을 접할 수 있다.

그렇다고 만화라고 해서 내용이 결코 허술한 것은 아니다.
한빛비즈 교양툰 시리즈답게 거장들에 대한 내용도 충실하게 다루고 있다.

인간의 무의식은 성적 욕망으로 가득 차 있다고 한 변태 프로이트.
열등감은 극복할 수 있다고 말한 루저 아들러.
내 안의 페르소나와 그림자의 화해를 설파한 토템 마니아 융.

웃음 가득한 거장들에 대한 설명이지만
핵심적인 내용은 다 담겨져있다.
심리학 대학원을 다닌 작가의 지적 수준이 느껴지는 순간이다.

백문이불여일견.
어렵기만 한 심리학을 유쾌하게 핥아주는
할짝 심리학을 통해
그동안 심리학이 딱딱하고 재미없게 느껴졌다면
그리고 프로이트, 아들러, 융. 이 3명의 거장들과 거리감이 느껴졌다면
이번 기회에
그동안 갖고 있던 생각을 조금은 바꿔보는 시간을 마련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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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를 위한 글쓰기 연습
여상미 지음 / 믹스커피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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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가 얼마나 중요한 지에 대해서는
굳이 말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고 생각한다.
긴 글, 짧은 글, 센스 있는 글, SNS 글 등
트렌드에 따라 글쓰기 형태는 변해도
여전히 글은 우리에게 중요하면서도 좋은 소통 도구라고 할 수 있다.

이런 글쓰기를 어떻게 교육할 수 있을까?
이 책의 저자는 그 주제가 엄마라고 이야기한다.

아빠도 아니고, 할머니나 할아버지도 아닌 엄마가 먼저 글을 쓰고 아이기와 함께 써야 하는 이유는 바로 엄마이기 때문이다. 나를 엄마라는 존재로 만들어준 내 아이. 그 아이에게 전할 수 있는 최고의 유산은 당연히 사랑이다. 그 사랑을 전할 수 있는 도구로서 글은 최선이자 최고의 선택이 될 것이다. _ 책 중에서

이 책의 작가는 살림하고 육아하는 엄마이면서 프리랜서 작가이다.
작가이기 때문에 글쓰기하는게 당연히 쉽겠지라고 생각하면서 책을 볼 수도 있겠으나
작가이기 때문에 글쓰기에 대해 그만큼 신중하게 다뤄주고 있다.

책에는 아이를 위한 글쓰기, 아이와 함께하는 글쓰기, 육아를 도와주는 글쓰기,
나를 위한 글쓰기, 어떤 글을 써야하는 지, 나만의 스타일을 만드는 글쓰기 비법 등
다양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엄마인 내가 글을 쓰고 아이와 함께 글을 쓰는데 거창한 동기나 목적이 있는 것은 아니다. 오랜 시간 가장 확실하고 진정성 있게 소통해온 방법을 택했을 뿐이다. 세상 모든 것이 변해도 자식을 생각하는 부모의 마음은 변하지 않는다. 아이를 위해 먼저 책을 읽고, 아이를 위해 먼저 글을 쓰는 엄마가 되기로 결심했다면 당신도 이미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훌륭한 엄마이지 스승이다. _ 책 중에서

그렇다고 이 책이 아이를 엄청난 논술 전문가로 키우자는 내용은 아니다.
작가 또한 글에서 볼 수 있듯이
오랜 시간 가장 확실하고 진정성 있게 소통해온 방법으로 글쓰기를 선택했을 뿐이라고 한다.

이 책에는 이러한 작가의 의도를 잘 느낄 수 있는데
바로 책의 직접 써보기 코너에서 그 의도를 경험할 수 있다.
직접 써보기 코너의 주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 아이가 최근 가장 흥미있어 하는 놀잇감(캐릭터 등)으로 한 가지 상황을 설정해 이야기를 만들어보세요.
- 만든 이야기를 컴퓨터 명령어로 옮길 수 있게 구체화해 수정한 뒤 간단한 도형을 이용해 하나의 알고리즘을 만들어보세요.
- 건의함, 일기, 메모 등 가족일기의 형식을 함께 의논하고 실천해보세요. 아래의 공간에는 엄마가 먼저 자녀 혹은 남편에게 하고 싶은 말을 적어보세요.
- 아이가 자주 읽는 그림책을 골라 다양한 각도로 이야기를 만들어봅시다. 우선 짧은 문장으로 세 가지 버전을 준비해보세요.

그리고 이런 글쓰기는 결국 아이를 넘어서
엄마 자기 자신에게 유익한 시간을 만들어가게 되는 과정으로 나아간다.

특히 SNS의 발달로 화려한 이면만 부각된, 누군가 마케팅을 위해 만들어냈을 지도 모르는 슈퍼맘, 프로맘 같은 단어들에 현혹되지 말자. 엄마는 그저 다 같은 엄마다. 어찌 보면 워킹맘이나 전업맘 같은 단어들도 전업주부인 엄마와 일하는 엄마 사이의 선을 긋는 것 같아 부자연스럽다. 우리는 그저 현재 주어진 위치에서 아이에게 최선을 다하고 있는 최고의 엄마일 뿐이다. _ 책 중에서

엄마라는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든 엄마들.
이 책은 아이를 위한 책이라고 하지만
결국은 엄마를 위한 책이라고 느껴질 만큼
엄마들을 많이 공감하고 이해하고 있다.

그리고 처음 글을 쓰는 엄마들을 위해 다음과 같은
격려도 빼놓지 않는다.

모든 일이 그렇지만 글쓰기 역시 반복을 거듭해야 완성에 이를 수 있다. 많은 이들이 어느 날 갑자기 번개처럼 번뜩이는 문구가 떠올라 자기도 모르게 술술 풀리는 천재적인 영감을 기대한다. 하지만 우리가 이미 천재라고 알 수 있는 유명한 작가들 모두 꾸준한 습작기를 거쳤다. 셰익스피어는 본인의 작품을 발표하기 전까지 선배 작가의 희곡을 부분적으로 수정하는 조수에 불과했으며, <토지>를 완성한 소설가 박경리는 "삶이 곧 습작"이라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그러니 평범한 엄마들도 계속해서 글 쓰는 습관을 들인다면 얼마든지 아이를 위한 멋진 이야기를 만들어낼 수 있다. _ 책 중에서

아이를 위한 글쓰기.
내가 읽어본 이 책은 사실은 엄마를 위한 글쓰기가 더 적합하지 않을까 싶다.
결국 아이를 위한다는 것은
엄마를 위한 것이기도 때문이다.
그리고 이 책의 에필로그에 작가는 이런 글을 남기고 있다.

이전에 보았던 좋은 글귀, 읽다가 그만둔 책 한 권을 꺼내보자. 무심코 지나쳤던 문장과 하나의 단어가 전혀 다른 모습으로 다가올지도 모른다. 그마저도 힘이 들면 생각에 생각이 꼬리를 물도록. 그저 시간이 흐르도록 내버려두자. 다만 언제든 기록하고 싶은 순간이 왔을 때 무엇이라도 쓸 수 있도록 메모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두고서 말이다. 그렇게 어느 날 문득 누구에게도 받지 못했을 위로의 시간을. 글을 통해 얻게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_ 책 중에서

아이와 함께 하는 아주 특별한 글쓰기 수업.
어쩌면 수업보다도 함께하는 아주 특별한 글쓰기 시간이 될 것이라 생각된다.
글이 엄마인 나를 바꾸고, 아이를 바뀌게 하며
나아가 가정을 변화시키는 순간.
그 멋진 순간이 곧 다가오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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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최소 취향 이야기 - 내 삶의 균형을 찾아가는 취향수집 에세이
신미경 지음 / 상상출판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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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게 있어서 내 하루는 더 충만해진다

공감이 되는 표현이다.
좋아하는게 있다는 것.
그것으로 내 하루가 충만해진다는 것을 한번이라도 경험해본 사람이라면
이 말에 나와 같이 공감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 책의 저자는 최소 취향으로 균형 잡힌 일상을 만들어간 이야기를
독자에게 전달해주고 있다.
생활, 건강, 일, 지성, 감성처럼 삶을 이루는 영역 어느 하나
소홀히 하지 않고 살아가고 싶은 작가는
최소 규모를
물건보다 경험으로
경험보다 배움과 깨달음으로 얻어가며 충만함을 얻었다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이 책을 통해 이런 점을 바란다고 서술하고 있다.

그래도 지금의 확고한 방향, '적게, 바르게'라는 나를 지탱하는 두 가지 중심으로 만든 균형 잡힌 일상을 통해 누군가 자신만의 취향을 매만져보는 시간이 되길. 혹은 관심사가 지나치게 많아 버거운 사람에게는 덜어내는 시간을, 반대로 의욕 없는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사람에게는 살짝 들뜬 만큼의 의욕이 살아나는 부담 없는 경험이 되길 바라본다. _ 서문 중에서

이 책은 '적게, 바르게'라는 중심으로 만들어간 작가의 균형잡힌 일상을
독자에게 이야기해준다.

언니는 분명 한 쌍으로 사는 게 맞는 물건을 하나씩만 사는 내가 못마땅한 듯했다. 그건 그릇 가게 점원 역시 품던 의문이었다. 홍차 잔을 2인 세트, 4인 세트가 아닌 1인 세트만 사겠다는 나를 지그시 바라볼 때 떠오르던 의아함. 혼자 사는 게 익숙해서 다인 세트로 파는 물건이 불필요했다. 나의 사고방식으로 홍차 잔이 같은 디자인으로 두 세트 있는 것보다 각기 다른 디자인의 잔이 두 개 있는 편이 기분에 따라 골라 쓸 수 있으니 쓰임이 많다. 그러고 보니 샴페인 잔은 2인 세트였는데 실수로 하나를 깨뜨렸다. 그렇게 샴페인 잔도 하나만 남았고 집에 있는 모든 컵은 홀로 존재하게 되었다. 혼자 남은 컵은 외톨이가 될 틈이 없다. 수시로 일하므로 주인의 손에 닿지 않는 선반 깊은 곳에 자리 잡은 컵보다 세상 구경을 자주 한다. 손님이 오면 평소 내가 즐겨 쓰는 조합의 컵과 접시, 포크 등을 하나의 세트처럼 만들어 여러 그릇으로 다과상을 낸다. 통일성은 없지만 조화로움은 있다. 세트였던 컵 하나가 깨졌다고 기회는 이때다, 새 컵 세트를 장만하지 않는 마음가짐. 생활이 기본은 언제나 '가지고 있는 걸 최대한 사용하자'다. _ 책 중에서

에세이답게 작가가 쓰는 글은 쉽게 읽힌다.
일상이지만 그 가운데 철학이 묻어져있음이 느껴진다.
홀로지만 두 몫을 하고 있는 저자의 물건들을 바라보며
2인세트, 4인세트가 기본이라고 생각했던 나 자신에 대해서도 되돌아보는 기회였다.

생활에서 컴퓨터, 휴대전화, 책과 같은 한 곳을 응시하는 일이 많다 보니 목뿐 아니라 눈빛 또한 피로로 탁해진다. 눈을 지그시 감았다 뜨고 눈 주변을 꾹꾹 눌러 지압해주는 시간은 5초도 걸리지 않는데, 그 정도의 시간도 할애하지 못할 만큼 무신경했고 마음의 여유도 없었다니. 사슴 목을 만들기를 시작으로 눈 지압처럼 사소하게 쌓인 피로를 풀어주는 미니 마사지법을 하나씩 더해가고 있다. 나는 수년간 골반 틀어짐과 허리 건강을 염려해 의식적으로 다리를 꼬지 않는다. 골반을 교정하는 스트레칭을 할 때 통증이 심하지 않은 까닭은 그런 사소한 행동이 가져다준 보답 아닐까. 그동안 거의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체형은 서서히 변했다. 그만큼 개선 또한 아주 느리고 서서히 일어날 게 분명하다. 하지만 늦었다는 생각보다 지금 신경 써서 고칠 수 있는 건 고친다. 오늘 미루고 나서 미래의 내게 어쩔 수 없었다는 변명은 하고 싶지 않다. _ 책 중에서

이 글귀를 읽으면서 속으로 많이 찔렸다.
내 몸에 미안해지는 순간이기도 했다.
서서히 습관따라 변하고 있는 내 모습을 생각해보면서
나중에 변명하고 싶지 않으니
나도 바꾸어야겠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좋아하는 것을 찾아가는 일은
나만의 세계를 만들어가는 행복이자
흔들리는 나를 지탱하는 힘이다.

최소 취향을 따라 살면서
내 삶의 균형을 맞춰가는 일.
어렵게 느껴지지만 어렵지 않게 시작하는 방법을
에세이인 이 책을 통해 알아갈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작가의 쉬운 글 가운데서
삶의 균형을 하나하나 채워가면서
좋아하는 것으로 하루를 더욱 충만하게 만들어가보는 시간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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