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 비하인드우리가 사랑한 예술가들의 낯선 뒷모습변종필
한 예술가를 대표하는 그림은 알고 있지만 그 예술가의 생애는 어떻게 되었는지, 대표작은 어떻게 만들게 되었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하나의 그림을 보더라도 각자 생각하는 것이 다르기 때문에 어떤 그림을 보고 감명을 받는사람도 있고 별 감흥이 없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예술작품은 많은 사람들이 그것을 얼마나 감동적으로 보는지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이 책에서는 3가지 단락을 통해서 예술가와 작품을 이야기 하고 있다. 1장은 예술가의 삶과 예술을 비교한 이야기이고, 2장은 작품과 작품을 비교하고 있다. 3장에서는 미술사에서 논쟁이 되는 것들을 비교해보았다. 개인적으로는 3장의 이야기를 제일 흥미있게 읽었다.
루소와 고갱은 비슷한 화풍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이 들지만 그들이 말하는 것은완전 달랐다. 고갱은 야생의 원시를 담았고 루소는 인위적 공간에서 상상력을 통해 만들어낸 세계였다. 아마 이 뒷이야기를 모르고 작품을 봤다면 그들의 작품을 비슷하다고 생각했을 것 같다.
20세기를 대표하는 예술가인 앤디 워홀이나, 절규라는 작품으로 유명한 뭉크의 이야기도 비교해서 보니까 더욱 재미있었다. 앤디 워홀은 유명해지기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한다는 주의였다. 뭉크는 자신의 어두움을 그림에 담아내고 결국은 자신의 삶에서 벗어나지 못한 예술가이기도 하다.
많은 예술가들에게 영감이 되는 파블로 피카소와 마르셀 뒤샹의 대결도 볼만하다. 입체파의 그림과 설치 미술이라는 그전에는 없었던 파괴적인 장르들이 등장했다. 그들을 따라서 예술가가 되고자 하는 이들도 많아졌으니 누가 승자라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점묘화나 예술작품을 패러디 한 작품도 이제는 작품의 범주에 들고 있다. 과연 예술이란 어디서 시작하는 것이고 끝은 어디일까? 작품의 제목을 짓는 것도 창작의 고통 중의 하나일 것이다. <대성당>이나 <지중해>와 같은 조각 작품들이 왜 그런 제목을 짓게 되었는지도 알 수 있었다.
현대 미술에서 끝없이 반복되는 '예술의 사회적 기능'과 '예술을 위한 예술'의 논쟁이 서로를 비난할 수 없는 차이와 상대성을 지녔음을 일깨워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