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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론 솔직하게 때론 삐딱하게 사노요코의 일상탐구사노 요코
너무나도 솔직한 할머니, 사노 요코. 그녀가 이웃집에 살고 있다면 매일 그녀의 집에 뛰어들어가 오늘은 무슨 얘기를 해줄지 귀를 기울이고 싶어질 것 같다.나의 할머니와는 다르지만, 모두의 할머니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사실 할머니라기 보다는 한 명의 여자가 쓴 에세이라고 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어릴적 여자아이로 크는 모습, 아이를 키우고, 치매에 걸린 자신의 엄마와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 모두 내가 겪었거나 겪을 수도 있는 일이다.
"엄마, 나 이제 지쳤어. 엄마도 지쳤지? 같이 천국에 갈까? 천국은 어디 있을까? "엄마가 말했다. "그래? 의외로 근처에 있는 모양이야."
사노 요코는 '자율신경 실조증'이라는 증상에 시달렸다고 한다. 근시인데도 멀리 있는 물체의 윤곽이 또렷이 보였고 가을 산의 단풍잎 하나하나가 자세히 보였기 때문에 피로했다고 한다. 이 증상은 인상파 거장인 고흐가 겪은 증상일 수도 있다.
비정상적으로 끝없이 펼쳐진 들판에서 고흐는 해바라기를, 노란 의자를, 인물을 움켜쥐었지만 나는 돌멩이 하나 줍지 못했다.
세상을 살면서 많은 일이 있겠지만 자신의 똥 이야기를 이렇게 쉽게 할 수 있다는 사실이 놀랍다. 심각한 변비와 우울증 때문에 약을 먹고 그 약이 변으로 나올때의 모양들. 적나라하게 설명하고 있기 때문에 이게 오히려 소설이 아닐까 싶을 정도이다.
죽을 때 이루지 못한 일이 있다고 생각되면 원통할 것이다. 짧은 인생이리라.하지만 빈둥빈둥 느긋하게 산 사람은 죽을 때 '아, 충분히 살았다'라고 생각하지 않을까?
내가 더 나이가 들어 할머니가 된다면 이렇게 직설적이고 유쾌한 이야기를 남들에게 이야기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게 될 수 있을까?내가 가지고 있는 문제도 포용할 수 있는 사노 요코 처럼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