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는 자와 남는 자의 마지막 수업 - 91세 엄마와 아들이 주고받은 인생 편지
앤더슨 쿠퍼.글로리아 밴더빌트 지음, 이경식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16년 11월
평점 :
절판



떠나는 자와 남는 자의 마지막 수업

91세 엄마와 아들이 주고 받은 인생 편지

앤더슨 쿠퍼, 글로리아 밴더빌트




91세의 엄마와 주고받은 편지라니.. 그것도 이메일로.. 한국에서는 아마 볼 수 없을 일이라 생각이 든다. 모자사이가 아닌 각자의 인격체가 자신의 이야기를 해주는 느낌이었다. 이 책은 앤더슨 쿠퍼의 엄마인 글로리아 밴더빌트가 91세의 생일날부터 1년 동안 주고 받은 편지를 엮은 책인 것이다. 카톡이나 페이스북 같은 SNS가 아니라 이메일로 주고받은 편지라서 오히려 이런 것이 가능했을 수도 있다. 


밴더빌트 가문은 미국에서 굉장히 유명한 부자집 가문이라고 한다. 저자의 어머니는 오랜기간 동안 유명인사로 살아왔고 배우, 미술가, 디자이너, 작가로서의 다양한 삶을 살았다고 한다. 어릴 적에는 학대를 당했고 부모를 모두 잃었으며, 남편을 먼저 저세상으로 보낸 다사다난한 삶을 산 여인이다. 그런 여인의 인생의 굴곡은 얼마나 심할 것인가. 


책에서는 글로리아가 태어났을 때부터 자란 환경, 그리고 어떻게 나이가 들고 삶을 살아왔는지 자세히 적혀있다. 자신의 회고록이라 봐도 무방할 정도이다. 환각 약품으로 알려진 LSD를 맞고 자신이 태어났을때 과연 어떤 광경이었는지 봤던 특별한 경험을 했다고 말하고 있다. 그때의 부유한 가문이 모두 그랬듯 글로리아도 어머니가 아닌 보모겸 가정교사의 손에서 자랐다고 한다. 고작 15개월에 아버지가 간경변으로 돌아가셨고 몇 조가 되는 재산은 글로리아에게 남겨지게 되었다.


언제나 돈이 문제였던 것일까. 순탄치 만은 않았던 삶을 살아가는 글로리아의 모습이 왠지 안쓰럽게 느껴지기도 했다. 저자인 앤더슨 쿠퍼도 10살에 아버지를 잃게 된다. 묘하게 닮은 모자의 인생이다. 돈을 많이 가지고 있는 글로리아는 그저 노는 삶이 아니라 열심히 일하는 삶을 살았다고 한다. 


'자기가 가지고 있는 재능을 계발하고, 그것으로 크든 작든 간에 세상에 기여하는 것을 모든 사람은 자기 권리로 생각해야 한다'


부자로 태어난 사람이라고 해서 그 능력을 썩히는 것은 안좋은 것이다. 가난하다고 해서 재능이 없는 것도 아니고 말이다. 유명해지고 싶다는 욕망은 서서히 퍼지는 질병과 같다고 글로리아는 말한다. 자신이 잘하는 것을 아는 것은 엄청난 재능을 가지고 있는 거라는 생각이 든다. 사실 내가 어떤일을 잘하는지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은 큰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글로리아는 미술가로서 수많은 개인전을 열었고 지금도 매일 그림을 그리고 있다고 한다. 사람들에게는 청바지 디자이너로 더 잘 알려져 있다고 한다. 그리고 향수나 다른 의류 품목으로도 활동 무대를 넓혔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잘 모르지만 글로리아 밴더빌트라는 청바지 브랜드가 아직도 건재하다고 하니 정말 대단한 여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누구나 죽음을 맞이하게 되겠지만 글로리아는 이렇게 편지를 통해서 자신의 인생을 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고 바로 자신의 아들을 통해서 이런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는 점은 그녀가 정말 행복한 사람이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는 이유가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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