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얘기 계속해도 될까요?
니시 카나코 지음, 전경아 옮김 / 을유문화사 / 2016년 9월
평점 :
절판


이 얘기 계속해도 될까요?

니시 가나코




소설 '사라바'의 작가 니시 가나코의 에세이를 읽어 보았다. 사라바를 읽으면서 들었던 생각은 저자는 참 단아하고 조용한 사람이 아닐까 하는 것이었는데 이 에세이를 읽고나서 작가에 대한 편견이 왕창 깨진 것 같다. 술을 좋아하기 때문에 있는 술버릇들에 대해서도 정말이지 재미있는 에피소드들이 가득했다. 이런 재미있는 작가였을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었는데 말이다.


많은 에세이들보다도 코믹함이 이렇게 넘쳐나는 에세이는 처음인 것 같다. 일본사람들이 좋아하는 만담이 가득한 느낌이다. 일본사람은 거의 온천을 좋아하는데 그것은 작가도 마찬가지이다. 온천에 가기 위한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여행사나 여행잡지에서 싸게 갈 수 있는 표를 발견하고 좋아하는 것은 우리들과 비슷하다. 뭔가 완전체와 이야기를 한 에피소드도 있었다. 대화를 나누지만 앞뒤가 안맞는 말을 하는 사람 말이다. 우리나라에만 있는 줄 알았는데 일본에도 있었단. 역시 사람사는 곳은 다 똑같은가보다.


일본의 문화를 아는 사람이 본다면 좀 더 좋을 것기도 하다. 일본의 연예인이나 TV 프로그램, 노래들도 많이나오기 때문에 가끔 왜 웃긴지 이해가 안가기도 했지만 책에 주석 처리가 되어 있어서 그것을 보고 나중에 웃기도 했다.


나는 택시를 타면 기사와 이야기 하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편이다. 기사가 먼저 물어볼 때는 어쩔 수 없이 대답을 해주기는 하지만 거의 택시를 타자마자 전화를 하거나 잠을 자거나 이어폰을 듣는다. 정치얘기를 하게 되면 답이 없기 때문에 더욱 그렇기도 하다. 일본도 택시 기사 중에 말이 많은 사람이 있긴 한가보다. 여행에서 택시를 타본 적이 없었고 사실 한국사람이 택시를 타면 일본 사람이 무슨 말을 걸어주겠냐마는, 작가에게는 손주이야기를 하며 눈 얘기를 하는 독특한 성격의 택시기사도 있었다. 작가의 에세이를 보면 한 사람이 이렇게 많은 에피소드를 가질 수 있냐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사라바를 보면서 작가의 나이가 꽤 된것이 아닐까 생각했지만 30대 초반의 많은 나이가 아니었다. 서른 한살에 종합검진을 받으러 갔다고 한다. 고등학생 시절 나오지 않는 피를 억지로 헌혈하고 쓰러진 경험까지 있다고 하니 종합검진이 꽤나 두렵게 느껴졌을 것 같다. 종합검진을 받으면서 조영검사를 해본 적은 없는데 저자의 경험담을 보니 정말 받고 싶지 않는 검사 1위로 올라가버렸다. 선글라스를 끼고 비싼 검진을 받으며 매일 과음을 하는 작가와 이야기 하는 의사는 과연 무슨 생각을 한 것일까? 아마 많은 사람이 생각한 그것일게다.


저자가 평소 몸이 약했던 이유는 바로 보통 사람보다 작은 내장 때문이라고 한다. 그래서 저항력이 약해졌고 감기에도 자주 걸리는 체질이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작가가 선택한 방법은 내장을 강하게 단련하기 위해 술을 마시러 가는 것이다. 실제로 이 작가를 만나보고 싶을 정도로 굉장히 재미있게 읽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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