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상드르 페라가 #내가 언제나 바보 늙은이였던건 아니야

내가 언제나 바보 늙은이였던 건 아니야
알렉상드르 페라가 지음, 이안 옮김 / 열림원 / 2016년 6월

내가 언제나 바보 늙은이였던건 아니야

늙으면 살짝 미쳐야 즐겁다

알렉상드르 페라가

건강한 신체를 가지고 기운을 뿜으며 지내는 젊은이들은 자신들이 언젠가 노인이 될 거라는 생각을 하지 못한다. 그저 늙는다고 생각을 할 뿐, 가지고 있던 이빨이 몽땅 빠지고 몸에서는 늙은 노인네의 냄새가 나고 관절염때문에 삐걱 대는 몸뚱아리를 가질 것이라고 누가 생각을 하겠는가. 또한 지금의 노인들이 원래부터 늙었을 것이라 생각하고 그들이 언젠가에는 젊었을 때가 있었다는 생각을 하지 못할 것이다. 주인공인 레옹은 집에서 불이나는 사고로 인해서 병원에 입원하게 된다. 그는 영원히 살 줄만 알았고 병원에서 삶을 마감할 것이라는 생각을 조금도 하지 못했다.

우리나라에도 요양원이나 요양병원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다. 노인들, 부모의 부모들을 요양원에 버릴 수 있고 과학도 지속적으로 발전한다. 그렇기에 자신의 부모를 더욱 믿음있게 요양원에 가둬둘 수 있다. 요즘 고독사가 늘어나고 노인들의 자살률도 점점 올라가고 있다고 한다. 누가 노인들을 그렇게까지 궁지에 몰아넣었을까. 주인공인 레옹은 침대에 누워 그저 허송세월을 보낼 것이라고 생각하지도 않았다. 레옹을 돌봐주는 간호사인 마릴린은 레옹에게 많은 것을 느끼게 한다.

'중요한 건 젊게 생각하는 거에요' 아니다, 중요한 건 늙는 걸 무서워하지 않는 것이다.  

<내가 언제나 바보 늙은이였던건 아니야>를 읽으면서 과연 늙는다는 것은 어떤것인지 생각해 보게 되었다. 우리의 부모들이 더 나이들어 움직이기 힘들게 되거나 병에 걸리게 된다면 과연 나는 어떤 행동을 취할까. 그들은 나를 키워주었고 그들 또한 젊었던 시절이 있었다. 이 책은 레옹 파네크의 젊은 시절과 현재 요양원에 있는 레옹의 모습이 교차로 나온다. 레옹은 잘나가는 젊은이였던 것은 아니다. 학교에서는 공부를 못하는 지진아에 속해 있었고 그렇다고 특출나게 싸움을 잘하는 것도 아니었지만 온갖 양아치 짓을 다 하고 다닌다.

책에는 노인들과 꽃이 아름답게 어우러진 일러스트를 볼 수 있었다. 자글자글한 주름을 가진 노인들과 영원히 피지 않고 언젠가는 꼭 지게 되는 그 꽃들이 가진 의미를 느껴본다. 우리는 모두 언젠가 늙고 병들게 된다. 그러나 사회는 우리의 늘어난 수명에 비해 변화에 빠르게 대항하지 못한 것 같다. 핵가족화로 새롭게 등장한 노인들의 복지문제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