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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혹의 학교
이서희 지음 / 한겨레출판 / 2016년 5월
평점 :
유혹의 학교
이서희
동물을 비롯하여 식물까지도 진화를 하면서 유혹이라는 기술을 가지고 살고 있다. 식물은 씨앗을 퍼트리기 위하여 벌과 나비를 유혹하는 꽃을 만들었고 동물은 유전자를 퍼트리기 위해 자신을 유혹하는 페로몬을 뿜꺼나 사슴처럼 엄청난 뿔을 키우기도 한다. 유혹이란 무릇 사랑이라는 감정안에만 속한 것은 아닐 것이다.
<유혹의 학교>는 저자가 경험했던 유혹이나 자신이 들었던 유혹들을 에세이 형식으로 담아내고 있다. 연도별로 이어지는 이야기는 아니어서 읽을 때마가 이게 언제쯤 일어난 일일까 되뇌이게 된다. 사람을 유혹하는데에는 언어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몸짓으로도 충분히 유혹할 수 있다. 사실 말 보다는 몸짓으로 유혹하는 것이 더 쉬울 수도 있다.
나는 사람을 유혹한 적이 언제였는지 곰곰히 생각해본다. 별로 기억에 남는 것은 없다. 소개팅은 번번이 실패 했었고 첫만남에 불꽃이 파바박 튀는 만남을 해본 기억은 없다. 그래서인지 요즘은 사람들에게 친절이 대하려고 노력중이다. 예전에는 사람의 관계가 어색했지만 이제는 좋은 관계를 맺기위해 노력중이기도 하다.
"선택이 우리를 완성시켜주지 않는다. 삶은 생각만큼 절박한 선택의 연속이 아니다. 언제나 베타적 선택이 필요하지는 않다. 때로는 지나가는 계절처럼 누리되 취향을 가미할 뿐임을 알게 되면서 선택을 누릴 수 있는 힘이 생겨난다. "
-165p
저자는 왠지 연애와 이별을 많이 해봤던 것 같다. 다양한 이야기들을 통해서 여러 만남을 봐왔으니 말이다. 이별을 잘 하는 것이야말로 요즘 연애의 미덕인 것 같다. 보복 운전처럼 폭력적인 이별도 많으니까 말이다. 헤어진다는 이유로 칼을 들고와서 여자를 죽였다는 기사를 너무나도 많이 봐온 나머지 연애가 두렵기도 하다. 유혹을 잘 해야 헤어짐도 잘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별은 사랑보다 많은 아픔을 가져오기도 한다.
가정과 학교의 틀에서 자라는 아이들에게는 연애야 말로 온전히 혼자서 해낼 수 있는 일이기도 하다. 아이가 연애를 잘하는 방법을 터득하게 도와주는 것도 부모의 역할 중 하나라는 생각이 든다. 부모가 건전한 유혹을 통해서 부부 사이를 보여준다면 아이에게도 좋은 일이 될 것이다.
"나를 유혹할 수 없다면, 내 삶이 나를 유혹하지 못한다면, 타인을 유혹하는 것은 반쪽자리나 다름없었다. 자신의 삶과 스스로에 대한 자부심을 바탕으로 세상으로 나아갔다."
-331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