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비싼 소설
김민정
케이픽션 시리즈의 열다섯번째 책인 <세상에서 가장 비싼 소설>을 만나게 되었다. 한글로 쓰인 소설과 영어로 번역된 소설을 읽을때에는 느낌이 사뭇 다르다. 한국말로는 꽤나 많은 뉘앙스를 가지고 있는 단어도 영어를 만나면 그것이 직설적으로 다가올 때도 있다.
1981년생인 저자는 바로 소설가로 직업을 가지고 있던 것이 아니라 회사에서 마케팅을 공부했다고 한다. 그후 문예창작과로 편입을 해서 박사과정을 마쳤다고 한다. 의외의 경력을 가지고 있어서 소설가로서 직업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이 책을 통해서 알게 된 것 같다.
소설가란 움직이는 1인 기업과 마찬가지이다. 얼마전 세계적인 문학상인 멘부커상을 수상한 소설가 한강 처럼 말이다. 책 한권으로 인해 세계적인 상을 수상할 수도 있는 것이 바로 소설가라는 직업이다. 소설을 하나 쓰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생각과 고뇌를 해야 하는지는 일반인들은 아마 상상을 하지 못할 것이다. 나조차도 하얀 컴퓨터 앞이나 원고지 앞에서 글을 쓴다고 하면 무엇을 써야 할지 도저히 감이 오지 않으니까 말이다.
자신의 작품조차 내지 못하는 소설가가 있는 반면 웹툰처럼 웹소설을 써내는 소설가도 있을 것이다. 요즘에는 혼자서 책을 내는 것도 가능해졌다. 블로그에 포스팅을 많이 한다거나 인스타그램에 사진을 올리기만 해도 책을 내는 것이 가능해졌다. 자신의 아이를 찍어서 포토북을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
그러나 저자는 글을 쓰는 소설가이기 전에 예술가라고 말을 하고 있다. 보지 않는 것을 보는 예술가이자 소설가지만 한글자당 오십원씩
값을 매길 수는 없는 것이다. 그런 소설을 쓰기 위해서는 많은 창작의 시간이 필요하다. 그것이 비롯 TV 드라마의 광고를 보는 것이라도 말이다. 작은 것 하나하나 놓칠 수 없는 것이 바로 소설가라는 직업이다.
저자는 자신이 쓰는 베이비 스토리텔링북을 소설로 포장하여 과연 어떤것이 소설인지 창작인지에 대해서 고민하게 만든다. 책에 나오는 이재용이나 삼성의 노트북이나 결명자차 같은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내용들로 현실과 허구의 경계를 잘 세운 것 같다. 담배 대신 감귤쥬스를 마시거나 남자친구가 선물해준 만년필로 이재용이라는 이름을 써내려가는 주인공은 마지막 남자친구를 생각해본다. 그를 닮은 아이를 낳고 싶었다던 주인공은 자신의 조카를 위한 책을 만든다. 그것이야 말로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