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경인가, 베이징인가?
김병기 지음 / 어문학사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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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경인가, 베이징인가?

한글전용과 중국의 지명.인명에 대한 원음주의 표기 비판

김병기





같은 단어라도 중국어의 발음과 한국어의 발음차이가 일본어보다 크게 나기 때문에 중국어가 굉장히 어렵게 느껴지기도 했다. 북경과 베이징은 사실 다른 지역이라고 생각을 했었던 적도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이 더욱 궁금했던 것 같다. 내가 어릴 적만 해도 북경, 모택동, 등소평을 언제부턴가 마오쩌뚱, 덩샤오핑이라고 부르는 것이었다. 그래서 원음으로 배우지 않았던 사람들은 오히려 더 헷갈리는 것이라 생각이 든다. 외국어의 지명과 인명을 외국어의 원음대로 적으면 된다고 하는 원음주의 때문이라고 한다. 사실 중국어는 그렇게 써도 영어는 오히려 콩글리시로 쓰는 것이 더 많은 것 같은데 말이다. 굳이 중국어만 원음주의로 쓰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 책은 우리의 말을 한글로 표현하지만 한자를 사용하면 훨씬 편리한 경우까지도 한글을 고집하지 말고 한자와 병행한다면 2000년 동안 이어져나온 우리의 말과 한자와 한글이 어우러 질 수 있게 사용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한자독음으로 읽으면 그것이 어떤 것인지 최소한의 뜻을 알 수 있다는 것이다. 한자 원음을 읽는 것보다 더 반가운 주장인 것 같다.


반기문 유엔 총장이 오바마 대통령에게 본인이 직접 쓴 서예를 선물했다고 한다. '상선약수'라는 뜻흔 물은 만물을 이롭게 하지만 다투지 않고, 모든 이가 싫어하는 아래 자리로 흘러간다 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어떤 사람들은 한국인이 한자를 썼기 때문에 좋아하지 않는다고 한다. 저자의 생각은 우리에게 있어서 한자는 외국 문자가 아니라 한글과 더불어 우리 문자 생활의 한 축을 이루는 문자라고 한다. 동아시아 공동의 문자이기 때문에 한글과 한자 병행을 해도 괜찮다는 뜻을 펼친다.


우리나라의 위인 중 추사 김정희는 조선을 대표하는 서예가이다. 추사의 글씨는 중국과 일본에서도 인정하는 서체라고 한다. 한자를 외국어로 인정한다면 과거의 서예가들은 모두 중국서예를 한 서예가가 되고 만다. 한시를 지었다고 해서 중국시를 지은 것은 아니다. 이런것을 통해 한자와 한글의 병행 표기에 대해 다시 생각 해보게 되었다.


우리나라는 꼬박 중국어를 원음주의로 표기해주고 있지만 정작 중국은 한국의 인명과 지명을 한국의 고유명사대로 읽어주지 않는다고 한다. 노무현 대통령은 한국에서만 노무현이고 중국에서는 루우쉔이라고 읽는다. 일본도 한국을 간고쿠라고 하지 한국이라고 하지 않는다. 우리도 일본을 니뽄이라고 하지 않고 일본이라고 부르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제 중국어의 원음주의를 벗어나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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