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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드를 파괴하라 - 창의력을 만드는 공간 혁신 전략
이동우.천의영 지음 / 세종(세종서적) / 2016년 1월
평점 :
그리드를 파괴하라
창의력을 만드는 공간 혁신 전략
천의영 이동우
애플의 스티브 잡스는 번호판이 없는 자동차를 타고 다녔다고 한다. 무엇에 얽매이는 것을 싫어했던 그가 택한 방법이다. 번호판이 없이 다닐 수 있는 기간은 6개월이라고 하는데 그때마다 차를 바꿨다는 이야기가 되지만 그만큼 자유분방함을 보여주는 예인 것 같다. 한 공간에 얽매이다보면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내보이는 것에 한계가 있다. 어떤 사람은 세상이 변하더라도 일하는 방식은 변하지 않았다고 주장할 수도 있다. 기술과 환경이 변하기 때문에 오히려 리더십이 중요하다고 이야기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저자가 확인 한 것은 엄청나게 많은 분야에서 일하는 방식이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단순한 업무공간이 아니라 자유로운 업무공간이 더 중요한 시기가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세계적인 기업들은 이미 그리드를 파괴한 공간을 창조하고 있다. 페이스북이 만들어놓은 캠퍼스는 티타늄판 구조물이 50미터 높이로 치솟아 있고 기둥을 쓰지 않은 구조라고 한다. 일방적인 빌딩 모양을 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빌딩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우리나라는 땅이 넓지 않고 서울 강남을 위주로 모여있기 때문에 사옥을 짓는데도 한정이 되어 있는 것 같다.
아마존은 시애틀 도심에 거대한 정글을 만들고 있다고 한다. 싱가폴의 가든스 바이 더 베이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나 또한 가든스 바이 더 베이를 가본 적이 있는데 그 웅장함에 놀라울 정도였다. 싱가폴은 작은 도시형 국가 이기 때문에 그런 공원들에 심혈을 기울여서 만든 것을 알 수 있다.
기계처럼 일을 하는 직장인이 아니라 창조적이고 아이디어를 낼 줄 아는 사원을 위해 사옥을 짓는 다는 것이 요즘 떠오르는 기업들의 추세인 것 같다. 요즘의 대형 쇼핑몰들은 필요한 물건만 사는 곳이 아니라 사람도 만나고 식사도 하고 오락도 즐기는 복합 문화 공간으로 바뀌고 있다. 여의도 IFC몰의 CGV나 최근 공사를 끝낸 삼성동의 코엑스 몰도 그렇다. 예전의 코엑스 몰은 각진 형태라서 길을 찾는 것이 오히려 쉬웠다면 지금의 코엑스 몰은 골목길 처럼 구부러진 형태를 하고 있다. 예전의 코엑스 몰에 익숙해진 나로서는 왠지 길을 돌아서 가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했다.
저커버그는 페이스북의 사옥을 동영상을 공개 했는데 그 안에는 칸막이가 없었다고 한다. 저커버그의 책상도 다른 직원들과 마찬가지로 사무실 한복판에 있고 CEO를 위한 방에 있는 것이 아니라고 한다. 우리나라의 드라마에 나오는 가죽 쇼파나 푹 들어가는 의자같은 것이 없다는 것이다. 저커버그는 직원들을 통제하고 관리하려는 구조가 아니라 자유롭게 사고할 수 있도록 고정관념을 파괴한 공간을 만들었다고 한다.
페이스북의 사옥은 2800명의 직원이 하나로 뚫린 초대형 사무실에서 근무하고 직원들의 책상은 부서별로 모여있다고 한다. 신사옥의 높이는 21미터로 밖에서 보이면 낮아보이지만 천장의 높이는 8미터라고 한다. 그리고 직원들에게 집에서 장식품이나 가구를 가져와서 자신만의 공간을 꾸미고 회사의 주인이 직원이라고 생각하게 유도를 하고 있다. 산업혁명이 일어났을 때와는 달리 앞으로의 미래는 그리드를 파괴한 유선형 공간이 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