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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과 영수증 - 영수증을 통해 일상을 들여다보는 습관을 가진 스물다섯살 여자아이 이야기
정신 지음, 사이이다 사진, 공민선 디자인 / 영진.com(영진닷컴) / 2016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정신과 영수증
영수증과 함께한 에세이
정신

책의 저자는 네이버의 브랜드경험기획팀 팀장으로 일을 했던 카피라이터라고 한다. 종이로 된 영수증에 자신의 생각을 적는다는 것이 기발하고
독특한 발상 같다. 보통 가계부를 쓰기위해 모아두거나 아니면 받자마자 버리는 영수증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그것에 글이 적힌다면 세상에서
하나밖에 없는 나의 일기장이 될 수도 있고 편지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이 책은 그림과 글이 조화롭게 섞여있다. 저자의 휴대폰 고지서 영수증이나 편의점에서 우유를 사먹은 것들, 또는 커피 한 잔....

영수증을 보면 그 사람이 무엇을 좋아하고, 어떤 것을 즐겨 먹으며,
취미생활이 무엇인지도 알 수 있다.

무려 15년 전의 영수증에는 지금은 없어진 기업인 두루넷의 인터넷 이전 설치도 나와 있었다. 과거에 두루넷이 있었다는 것도 까맣게 있고
있었는데 이렇게 영수증을 통해 만나다니 반가울 지경이다.
"아무도 나를 예뻐해주지 않는 것 같아서 옷 한벌을 샀다.
"
-86p
살다 보면 아무도 나를 찾이 않고 굉장히 외로울 때가 있다. 홈쇼핑에 자주 나오는 말인 나를 위한 선물이라는 것이 이럴 때 쓰는 말인 것
같다.

저자는 파리에 있는 친구 사이다의 집으로 가는데 한국의 영수증과 프랑스의 영수증은 느낌이 달랐다. 아무래도 한글을 아는 것과 모르는 글자를
보는 것의 느낌이 다른 것일까. 숫자와 글자가 써있는 영수증이란 것은 같은데 다가오는 느낌이 다르다.
정신과 영수증은 12년전에 나온 책을 다시 출간한 것이다. 무려 12년 전의 사진과 디자인이지만 심플하여 지금 보기에도 손댈 것이 없었다고
한다. 서른아홉의 작가가 스물다섯의 본인을 만났을 때의 느낌은 어떨까. 오랜만에 예전의 감수성을 깊에 느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