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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배, 그 무섭고도 특별한 여행 - 낯선 장소로 떠남을 명받다
염은열 지음 / 꽃핀자리 / 2015년 12월
평점 :
절판
유배, 그 무섭고도 특별한
여행
염은열
저자는 가족이 있는 용인과 교수로서의 청주를 오가며 지낸다고 한다. 나는 아직 독립을 해본 적이 없어서 집이 한군데 밖에 없지만 주위
친구들의 독립을 하고 멀리 지방에 가서 살거나 지방에서 올라온 것을 보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저자는 청주에서 지내면서 유배문학에 관심이 생겼다고 한다. 과거에는 집이 아닌 곳으로 떠내보내는 유배가 큰 형벌일 정도로 사람은 집이라는
것에 큰 애착을 가지고 살게 된다. 같은 사람이더라도 먼 곳으로 떠나게 되었을 때 집을 그리워 하며 향수병에 걸리는 사람이 있고 먼 땅에서도
적응하며 잘 지내는 사람이 있다. 그것처럼 유배지에서도 선비들이 했던 행동들은 각자 다르다.
비극적인 운명을 가진 조선의 왕 단종도 유배지에서 지내다가 자결을 했다고 한다. 그것이 진짜인지 타살인지는 모르지만 말이다. 그만큼
유배라는 생활에 대해 궁금한 것이 많았고 유배지에서 문학이 탄생한 다는 것도 신기한 일로 다가왔다. 책에서는 하멜, 코끼리, 광해군 까지 다양한
부류의 유배를 먼저 이야기 하고 있다.
유배가 고되다고 생각을 하지만 실제의 유배생활은 어땠을지 궁금해진다. 유배라고 하면 왠지 좋은 곳으로 여행을 떠나는 것 같지만 그당시에는
무조건 걸어가거나 멀리까지 배를 타고 섬으로 가는 고된 여정이었다. 비가 오면 맞으면서 유배지로 떠나고 겨울에는 얼어있는 땅을 걸어가며
유배지까지 가야 했다. 유배자들은 험한 산을 넘고 개울을 건너고 강을 건너고 먹고 자는 것 조차 편하게 하지 못하고 유배지로 손수 가야 했을
것이다.
신분이나 재산, 가족 등 모든 것을 두고 떠나서 아무도 모르는 생면부지의 땅에서 살아가야 한다는 것이 유배형의 참 의미일 것이다.
유배자들은 유배지에서도 선비의 모습을 잃지 않고 책을 읽거나 책을 쓰고, 시를 짓기도 한다. 다산 정약용 또한 유배지에서 난방도 되지 않던
골방에서 살기 시작하고 후에 다산초당으로 거주지를 옮길 수 있었다고 한다.
요즘은 내돈을 들여가며 먼 땅으로 여행을 떠나는 경우가 많지만 유배의 경우는 다른 것 같다. 다양한 유배문학과 유배에 대해 자세히 알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시간이 되면 책에 나온 유배지로 한 번 여행을 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