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인명촌 - 우리의 맛을 빚는 장인들의 이야기
한정원 지음, 전영건 사진 / 컬처그라퍼 / 2015년 10월
평점 :
절판


명인명촌

우리의 맛을 빚는 장인들의 이야기

한정원


촉감이 좋은 황토색의 책표지를 넘기며 아직도 우리나라에 명인들이 있다는 사실에 감사했다. 요즘 TV를 보면 세계 각국의 음식을 할 줄 아는 요리사들이 나와서 광고, 예능, 요리 프로그램 할 것 없이 정말 많이 보여지고 있다. 그러나 제대로 된 한식 명인 요리사는 보이지 않는 것 같다. 우리나라의 수많은 명인들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저자는 한국의 명인들을 찾아 전국 팔도를 돌아다녔다. 간장, 된장, 토종꿀, 식초, 매실 등등 한국적인 음식들과 요구르트, 치즈 같은 서양 음식의 명인도 찾아 나섰다.


한때 구두약에서 1등 기업이었던 말표산업의 정두화 회장이 패스트푸드에 밀리는 한국 음식들을 보고 시골로 내려가 장을 담궜다고 한다. 정두화 옹은 평소에 자녀들에게 남기고 싶은 메시지를 장독에 적어두었다고 한다. 제일 마음에 들어왔던 글귀는 '여러 사람이 있을 때는 몸가짐을 잘하고 혼자 있을 때는 마음가짐을 잘해야 한다.' 라는 말이었다. 정두화 옹이 어떤 생각으로 장을 만들었는지 충분히 짐작이 갔다.


정두화옹의 둘째 며느리인 성명희 씨는 일 년에 단 한번만 장을 담근다고 한다. 장인들의 비법은 대체 무엇일까? 장인들은 하나같이 정성이라고 대답한다. 좋은 음식을 만들기 위해서는 좋은 재료, 좋은 날씨, 그리고 장인의 솜씨가 필요하다. 그래서 정답은 정성이라고 말하는 것 같다.


토종꿀을 만드는 이진수 씨의 집에는 수세식 화장실이 없다고 한다. 수십 년을 자연속에서 벌들과 함께 살며 깨달은 것이 자연은 있는 그대로 두는 것이 가장 현명한 일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부엌에 있는 작은 수도 하나로 씻고 생활한다고 한다. 그는 토종꿀에 대한 엄청난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다. 토종꿀은 100년을 둬도 상하지 않는다고 한다. 꿀에 박테리아나 대장균을 넣으면 두 시간안에 사멸할 정도로 살균 작용이 매우 뛰어나다고 한다. 토종꿀에 대해 많은 상식을 알게 되었다. 토종벌을 우리나라 금수강산에서 자주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명인명촌을 보면서 한국의 맛은 자연과 순응하는 것에서 태어나는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소박하지만 누구도 따라 올 수 없는 그 맛을 내기 위해 오늘도 밤새 일을 하고 있을 지도 모르는 전국의 명인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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