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이아이스
홍지화 지음 / 작가와비평 / 2015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드라이아이스

홍지화





드라이아이스처럼 얼어 붙어버린 사회. 유동적인 액체가 되는 과정이 없이 바로 기체가 되어서 공기 중에 흩어지는 드라이아이스.

예전에는 자살을 하면 신문기사 1면에 나올 정도로 떠들썩한 사건이었는데 이제는 그런 기사 따위는 실리지도 않고 보려고 하지도 않는 드라이하고 차가운 사회가 된 것 같다.


생활고와 잇다른 오디션 낙방으로 비관 자살을 커플의 모습을 보며 사회에 섞이지 못하고 결국 공기중에 사라져버리는 생명의 안타까움을 볼 수 있었다. 젊은 사람들이 동반 자살을 하는 것을 보면서 그렇게 죽을 마음이 있으면 더 열심히 살면 되지 않느냐 라고 반문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이야기를 읽으면서 그렇게 살아간들 과연 이들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 것인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삶을 포기하는 것은 정말 해서는 안되는 행동이지만 작가가 이야기 하고 싶은 것은 자살이 아니라 그들이 자살을 하게 된 이유일 것이다.



나는 엄지가 되고 싶었다.

제일 작고 못생겼지만, 그러나 그것없이는 아무것도 집을 수도, 잡을 수도 없는,

다른 존재에게 꼭 필요한 엄지가.

-246p

9개의 단편 모두 사회의 어두운 면을 골고루 보여주고 있다. 이렇게 어두울 수도 있나. 우리나라 사회가 이렇게 어두웠던가. 소설을 읽으면서도 이것은 소설이 아니라 꼭 실제 있었던 이야기들이 아닐까 할 정도로 너무나 사실감 있게 다가온다.

사회면에서 다루어지는 기사에서 한 꼭지로 본적이 있던 것 같은 그런 이야기들...


책에 있는 일을 일부라도 겪었던 사람들에게는 위안이 될 이야기가 될 수도 있고, 겪어보지 못한 사람이라면 우리나라에서 어딘가에는 이런 일들이 실제로 일어난다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다.



너희는 아직 젊으니까 가난이 죄가 아니란다. 달라질 가능성이 있으면 언제든 기필코 일어서게 되어 있단다.

좋을 때도 있고, 안 좋을 때도 있고, 살면서 인생은 열 번도 더 바뀐다.

스스로에게 떳떳해야만이 기회가 와도 잡을 수 있다.

-432p

세상의 어두운 이면이 있기도 하지만 마지막으로 희망을 가지자는 내용을 담고 끝나는 이야기도 많다. 사는 것이 힘들 수도 있지만 희망을 버리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어떤 삶을 살아가던 그 곳에서 작은 희망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음을 생각해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