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너야
마광수 지음 / 어문학사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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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광수 교수는 92년 즐거운 사라를 발표하고 그것이 음란물이라는 이유로 구속이 되면서 즐거운 사라 역시 판매가 금지되었다고 합니다. 판매가 금지 된 책이라 읽을 수는 없지만 어떤 내용일지는 나는 너야를 보고 조금은 상상 할 수 있었습니다.
이 책의 소개만 읽었을 때에는 전세계 여성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가 생각이 나기도 했습니다. 여자주인공의 파격적인 로맨스를 그린 책이라서 비슷한 점이 있을 지도 모른다고 생각을 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나는 너야에는 여성들이 설레는 느낌의 로맨스는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도 그럴것이 에로티시즘이 다 똑같을 수는 없으니까요.
마광수의 에로티시즘은 거침없이, 가릴 것 없이, 그대로 보여주는 에로티시즘인 것 같습니다.
이 책에는 25개의 단편이 실려있는 데 그 중 서시는 시이니까 제외 한다고 치면 총 24편의 단편이 들어가있다 짧게는 2페이지 짜리의 단편도 있고 50페이지 분량의 단편소설도 있었습니다.
모든 소설이 다 19금의 야한 소설이라고 생각했지만 그렇지 않는 단편들도 있었는데, '향락주의 만세'나 즐거운 왕따 같은 소설들은 마광수 만의 웃음코드를 보여주는 단편이라고 생각이 되었습니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여성의 손톱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심지어는 제목이 길디긴 손톱의 유혹 인 것도 있다.) 아마도 마광수 작가는 여성의 손톱에 대한 페티시가 있는 것처럼 보일 정도 였습니다. 이렇게 소설을 통해서 자신의 욕망을 은근히 내비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이 책에서 기억에 남는 것은 '왕' 이라는 단편이었는데요, 이 왕은 일부러 손톱을 길게 길러서자기 손으로는 아무일도 못하도록 하고 모든 일은 시녀에게 시키는 것으로 나옵니다. 어떻게 보면 자본주의를 비꼬고 있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 시녀의 눈을 멀게 하고, 귀도 멀게 하고 치아까지 몽땅 뽑아버려 불구로 만들어놓고 그 시녀를 괴롭히면서 희열을 느끼는 손톱이 긴게 자란 왕... 이 왕이야 말로 갑질의 최고봉이라고 볼 수 있었습니다. 그 시녀는 갑이 횡포를 부리는 데로 아무 반항도 하지 못하고 을의 신세로서 평생 살아야 하는 모습이 현재 사회의 갑을 관계를 보여주고 있는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아니면 그냥 변태가 주인공인 소설을 써보고 싶었던 걸지도 모릅니다만...
쉬메일과의 사랑에서는 작가 본인의 책을 언급하기도 합니다.
이번 편에서는 주인공기 마광수 작가가 쓴 '가자, 장미여관으로!' 라는 M교수가 쓴 책을 읽었다고 하는데 작가 본인을 얘기하는 것이 분명히 보입니다.
한도 끝도 없이 야하지만 이렇게 가끔 위트있는 글들을 보며 소설의 새로운 장르에 대해 알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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