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도시와 재난안전
김홍순 외 / 서울연구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매년 여름이면 집중호우로 도로가 잠기고, 산사태와 건물 붕괴, 대형 화재 소식이 뉴스에 등장합니다. 그때마다 안전 대책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지만, 시간이 지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일상으로 돌아가곤 합니다. 비슷한 재난이 반복되는 모습을 보면서 과연 우리 도시가 과거보다 얼마나 안전해졌는지 궁금해졌습니다.
도시가 감당해야 할 대가
우리나라는 짧은 시간에 놀라운 도시화를 이루었습니다. 높은 건물이 들어서고 도로와 지하철이 촘촘하게 연결되면서 생활은 편리해졌습니다. 하지만 빠른 성장 과정에서 안전보다 개발 속도와 경제적 효율성이 우선되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책에서는 이러한 압축성장의 결과가 오늘날까지 도시의 약점으로 남았다고 설명합니다. 높은 빌딩이 많고 교통망이 잘 갖춰진 도시가 반드시 살기 좋은 도시는 아닐 것입니다. 예상하지 못한 폭우가 쏟아져도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고, 화재나 사고가 발생했을 때 신속하게 대피할 수 있는 환경이야말로 도시가 갖춰야 할 기본적인 조건이 아닐까요.
삼풍백화점은 불법과 비리의 복마전이었다는 점에서 붕괴 사고는 당연한 귀결이었다.
도시공간과 재난위험
평소에는 편리하게 이용하는 지하철역과 대형 쇼핑몰, 공연장과 축제 공간이 특정 상황에서는 위험한 장소로 바뀔 수 있다는 것에 놀랐습니다. 많은 사람이 좁은 공간에 모이는 다중운집 문제는 도시의 효율성과 안전이 항상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공원과 광장 같은 오픈스페이스 역시 단순한 휴식 공간을 넘어 재난 상황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하게 했습니다. 평소에는 크게 의식하지 않았던 공간의 배치와 접근성이 위기 상황에서는 사람들의 안전과 직결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도시홍수 피해의 가장 큰 요인으로는 도시화로 인한 토지이용이 꼽히며, 이는 도시와 자체가 불투수 지역의 비율을 증가시키기 때문이다.
도시회복력과 안전문화
그동안 재난안전이라고 하면 사고를 예방하거나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법을 먼저 떠올렸습니다. 하지만 이 책은 한 걸음 더 나아가 재난이 발생하더라도 도시의 주요 기능을 유지하고, 피해를 복구해 일상으로 돌아올 수 있는 능력에 주목합니다. 이를 위해 책에서는 법적 책임과 중대시민재해 제도, 재난 대응 매뉴얼, 복구계획, 지역 단위의 중장기 안전관리 등 다양한 제도적 과제를 살펴봅니다. 결국 안전은 사고가 발생했을 때만 관심을 가져야 하는 문제가 아니라 일상에서 지속적으로 만들어가야 하는 문화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람들이 자신도 잠재적 범인(또는 피의자)이 될 수 있다는 상상력을 가지고, 그러한 불안의 확대와 공존할 수 있는 사고의 틀을 단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재매일 난이 발생한 뒤 누구의 책임인지 따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먼저 왜 같은 위험이 반복되는지 물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진정으로 발전한 도시는 위기의 순간에도 시민의 일상을 지켜낼 수 잇는 도시가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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