칩노믹스 - 세계는 왜 TSMC를 넘어 대만을 주목하는가
이은호 지음 / 세종(세종서적)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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칩노믹스

이은호 / 세종서적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반도체 이야기를 할 때 우리는 자연스럽게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엔비디아, TSMC 같은 거대한 기업의 이름부터 떠오른다. 나 역시 오랫동안 산업 경쟁력은 결국 세계적인 기업 몇 곳이 얼마나 강한가에 달려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칩노믹스>를 읽고 나니 다른 그림이 보이기 시작했다. 대만이 강해진 이유는 TSCM 하나가 잘해서가 아니었다. 반도체 설계, 제조, 첨단 패키징, 서버, 부품, 물류까지 수많은 기업이 서로 연결된 거대한 산업 생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대만의 성공은 갑자기 시작된게 아니다

첵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대만의 현재를 설명하면서 60년이라는 시간을 이야기한다는 점이었다. AI 열풍이 불면서 갑자기 대만이 떠오른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1960년대부터 기술 중심 국가를 만들기 위한 준비가 이어진 것이다. 정부가 연구기간과 산업단지를 만들고, 대학이 인재를 기르고, 기업이 창업과 분업을 통해 생태계를 확장했다. 눈에 보이는 결과는 어느 순간 갑자기 나타나지만, 실제 차이는 그보다 훨씬 이전에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운동화나 의류처럼 설계와 생산이 분리되어 있던 분야와 달리, 19800년대의 반도체 산업에서 순수 파운드리 모델은 상업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이론에 불과했다.

TSMC보다 더 궁금해진 대만의 시스템

책의 중심에는 당연히 모리스 창과 TSMC가 있다. 56세라는 나이에 새로운 사업 모델을 만들어 '남이 설계한 반도체를 전문적으로 생산한다'는 순수 파운드리 구조를 만든 과정이 흥미로웠다. 모리스 창을 영입한 사람, 연구기관을 만든 사람, 과학단지를 조성한 사람, 창업자에게 자본을 연결한 사람까지 등장한다. 한 명의 스타 기업가가 아니라 스타 기업가가 등장할 수 있도록 판을 만든 사람들이 보인다.

폭스콘이 전기차 사업 진출을 고려하게 된 배경에는 대만이 테슬라와 함께 구축한 전기차 부품 산업 기반이 있다.


작은 부품 하나가 만드는 경쟁력

AI 시대에는 기업 하나가 모든 것을 할 수 없다. 칩 설계, 파운드리, 메모리, 패키징, 서버, 전력, 데이터센터까지 연결되어야 한다. 결국 앞으로의 경쟁은 삼성전자와 TSMC의 싸움처럼 기업 대 기업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생태계 대 생태계의 경쟁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2025년 세미콘 타이완을 찾은 해외 기업 관계자들이 대만에 온 이유를 두고 AI 서버 구축에 필요한 거의 모든 것을 한자리에서 구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는 부분이 대만 산업의 강점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화교 네트워크는 대만 정부의 정보 수집 능력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

국에는 대만이 가지지 못한 강점도 분명히 있다. 메모리 반도체뿐 아니라 자동차, 조선, 원전, 방산 등 세계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산업이 이미 존재한다. <칩노믹스>는 단순히 '대만은 이렇게 성공했다'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책이라기 보다 우리가 가진 산업 자산을 어떻게 연결해야 하는지를 생각하게 만들어주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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