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워싱, 축구를 집어삼킨 자본과 국가들
미겔 딜레이니 지음, 박태인 외 옮김, 한준희 감수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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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워싱, 축구를 집어삼킨 자본과 국가들

미겔 딜레이니 / 한스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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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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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를 보다 보면 가끔 이런 생각이 든다. 도대체 저 구단은 어디에서 저 많은 돈이 나오는 걸까. 세계적인 선수 한 명의 몸값이 웬만한 기업의 매출과 맞먹고, 한 국가가 월드컵을 개최하기 위해 천문학적인 돈을 쓰는 모습을 보다 보면 현대 축구가 단순한 스포츠 산업의 범위를 넘어섰다는 사실을 실감하게 된다. 이 책에서는 누가 축구에 돈을 쓰고 있는가가 아니라, 왜 그들은 축구에 그토록 많은 돈을 쓰는가를 추척한다. 책을 읽다보니 이 책은 자본과 국가 권력이 움직이는 방식을 축구를 통해 설명한 정치경제서에 더 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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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응원한 구단 뒤에는 누가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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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만 아브라모비치의 첼시 인수 이후 유럽 축구는 달라졌다. 멘체스터 시티에는 아부다비 자본이 들어왔고, 파리 생제르맹에는 카타르 자본이 들어왔다. 이후 사우디아라비아 자본까지 뉴캐슬을 인수하면서 축구 클럽은 국가의 영향력을 보여주는 거대한 플랫폼이 되었다. 중동의 국부펀드뿐만 아니라 미국의 억만장자와 금융자본 역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리버풀, 아스널 같은 명문 구단에 들어왔다. 결국 같은 축구팀이라도 누가 소유하느냐에 따라 구단이 지향하는 미래까지 달라지는 셈이다.

네이마르는 파리 생제르맹에서 보낸 6년 동안 팀 동료들 사이에서 훈련은 게을리하면서 파티는 기막히게 잘 여는 선수로 유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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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세탁보다 훨씬 큰 전략인 스포츠워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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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는 이미지 홍보 수단인 동시에 외교, 투자, 관광, 미디어, 국가 브랜드를 하나로 연결할 수 있는 강력한 자산이다. 카타르 월드컵 유치 과정이 대표적이다. 책에서는 가스, 항공 노선, 국제적 네트워크와 외교적 영향력이 월드컵 유치 경쟁속에서 어떻게 활용했는지 따라간다. 그리고 2022년 월드컵 결승전 시상식에서 메시에게 카타르 전통의상인 비슈트를 입힌 장면을 떠올려 보면 스포츠가 가진 상징성이 얼마나 강력한지도 이해하게 된다. 수십 억명이 지켜보는 순간에 국가의 이미지를 세계에 각인 시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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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FA'는 스스로를 평행산 세계 정부로 본다'고 국제엠네스티의 스티브 콕번은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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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을 쓰는 사람에게는 언제나 목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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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단 인수와 월드컵 개최를 투자나 스포츠 사랑으로만 바라보면 보이지 않던 것들이 국가 전략과 자본이라는 관점에서 보는 순간 연결되기 시작한다. 책에서 본 PSG 이야기도 흥미로웠다. 메시, 네이마르, 음바페라는 이름만 놓고 보면 게임에서조차 만들기 어려운 선수진이다. 하지만 세계 최고의 선수들을 한 팀에 모은다고 최고의 팀이 되는 것은 아니었다. 플레이 스타일은 충돌했고 조직력은 흔들렸으며 결국 스타들이 만들어낸 화려한 그림은 기대만큼 오래가지 못했다. 돈으로 재능을 살 수는 있어도 팀의 철학까지 살 수는 없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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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 노동자들에 대해 생각하지 않으면 카타르의 눈부신 편의시설을 즐길 수 있었다. 하지만 노동자들을 생각하면 아무것도 즐기기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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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축구 팬에게만 추천하고 싶지는 않다. 축구의 역사에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도 재미있겠지만 국제정치, 자본주의 미디어 산업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훨씬 많은 것을 발견할 수 있는 책이다. 특히 아무 생각 없이 즐겼던 축구 경기를 조금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게 만든다는 점이 특히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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