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잃지 않으려는 몸부림
1912년 합스부르크 제국이라는 같은 시공간을 공유했던 프란츠 카프카와 에곤 실레는 단 한 번도 만난 적이 없지만 너무나도 닮은 고민을 안고 살았습니다. 절대적인 권위를 뽐내는 아버지 앞에서 아무것도 아닌 존재로 쪼글아들었던 카프카, 그리고 법정의 양초 위에서 자신의 분신과도 같은 그림이 불타오르는 것을 무력하게 지켜봐야 했던 에곤 실레. 이 책은 편지, 소설, 그림이라는 각자의 언어로 세상의 억압에 맞서 자아를 지켜내려 했던 두 천재의 처절한 몸부림을 한 페이지 위에 나란히 올려놓습니다. 기묘하게도 그들의 이야기는 백 년이라는 시간을 건너뛰어, 오늘날 타인의 시선에 갇혀 허덕이는 저의 내면을 찔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