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를 구한 12가지 약 이야기
정승규 지음 / 큰숲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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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를 구한 12가지 약 이야기

정승규

큰숲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오후 3시만 되면 습관처럼 서랍을 엽니다. 유산균, 종합비타민, 두통이 올 때를 대비한 진통제까지 있는데요. 언제부터인가 사무실 책상이 작은 약국이 되어버렸어요.

"이거 먹으면 좀 덜 피곤 하겠지?", "머리 아프니까 일단 한 알 먹자."

우리는 매일 무언가를 삼키며 치열한 하루를 버텨냅니다. 그런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도애체 이 하얀 알약들은 어디서 왔을까? 내가 먹는 게 나를 살리는 '약'일까, 아니면 나를 서서히 망가뜨리는 '독'일까?

오늘 소개할 책은 번아웃과 건강 염려증 사이를 오가는 사람들에게 딱 필요한 지적 해독제 <인류를 구한 12가지 약 이야기> 입니다.



진통제는 인류가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간절히 원했던 약이라 할 수 있다.

본문 중에서

'아아'와 '타이레놀'에 중독된 이유

이 책은 단순히 페니실린이 언제 발명됐다 식의 지루한 역사 교과서가 아닙니다. 현직 약사인 저자가 들려주는 이야기들은 놀랍도록 지금의 우리 일상과 맞닿아 있었어요.

점심 먹고 마시는 콜라 한 잔이 예전에는 진짜 약이었다고 해요. 초기 코카콜라에는 실제 '코카인' 성분이 들어있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우리가 피로를 잊기 위해 마시는 음료들의 기원이 사실은 강력한 각성제에서 시작되었다는 점이 흥미로우면서도 섬뜩하더라고요.

진시황은 약 때문에 사망하게 되었다는데요. 불로장생을 꿈꾸며 먹었던 수은이 결국 진시황을 죽음으로 몰고 갔습니다. 책에서는 이를 '약화(藥禍)사고'라고 표현해요. 몸에 좋다는 건 무분별하게 직구해서 먹고 있는 제 모습이 겹쳐보였습니다. 과유불급, 2천 년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죠.

환자를 깊이 재워 통증을 차단하는 마취제는 현대 외과 의학의 비약적인 발전을 가능케 한 숨은 영웅이다.

본문중에서

항생제 파트는 코로나 시대를 겪은 우리에게 더 깊게 다가옵니다. 인류를 구원한 페니실린이지만, 남용으로 인해 이제는 '슈퍼박테리아'라는 더 큰 적을 마주하게 된 현실. 약은 '양날의 검'이라는 메시지가 묵직하게 다가옵니다.

이 책을 읽으며 가장 오래 머물렀던 문장은 바로 '아편전쟁'과 관련된 부분이었어요.

초기에는 통증이 사라지고 일시적으로 기운이 솟는 듯한 착각을 주었고 '만병을 고치는 약'이라는 잘못된 믿음까지 겹쳐 중독의 경계심은 더욱 낮아졌다.

본문 중에서

이 문장이 마치 현대 직장인의 초상처럼 느껴졌다면 비약일까요? 우리는 종종 회사에서의 스트레스, 미래에 대한 불안이라는 고통을 잊기 위해 무언가에 의존합니다. 그것이 누군가에게는 숏폼 콘텐츠(디지털 마약)일 수도, 누군가에게는 퇴근 후 맥주 한 잔, 혹은 습관적인 진통제일 수도 있죠.

이 책에서는 '인류의 손에 약이 있었는지 없었는지에 따라 역사는 희극과 비극으로 갈렸다'고 말합니다. 결국 중요한 건 약 자체가 아니라, 그것을 다루는 우리의 '태도'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내가 지금 삼키는 것이 나를 잠시 마비시키는 '아편'인지 아니면 내일의 나를 치유하는 '치료제'인지 구분할 수 있는 지혜. 이 책이 저에게 준 가장 큰 소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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