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고 그리니까 그곳이 보인다 - 스케치북이 이끈 길 위의 감정 연대기
손혜진 지음 / 아트앤플레이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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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고 그리니까 그곳이 보인다

손혜진

아트앤플레이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걷고 그리니까 그곳이 보인다>는 숨 가쁜 일상에 지친 나에게 잠시 멈춰 서는 법을 알려주는 책이었습니다. 저자는 화려한 스킬을 뽐내기 위한 그림이 아니라, 나를 둘러싼 세상을 온전히 느끼기 위한 수단으로 '어반스케치'를 이야기 합니다.

책을 읽다보니 쫓기듯 사느라 놓쳤던 내 주변의 공기, 빛의 흐름, 계절의 냄새가 생생하게 다가오는 것 같았습니다. 사실 늘 무언가를 잘 해야한다는 강박 속에 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취미 생활조차 남들에게 보여주기 그럴싸한 결과물을 만들어야 한다는 압박을 느끼기도 합니다.

어반스케치 모임에서는 놀라울 정도로 손이 빠른 사람들을 종종 보게 된다.

본문 중에서

저자는 삐뚤빼뚤한 선이라도 괜찮다고, 중요한 것은 그림 실력이 아니라 대상을 바라보는 태도라고 말합니다. 골목에 쭈그리고 앉아 낡은 담벼락과 지나가는 사람들을 관찰하는 시간 동안, 저자는 세상의 속도가 아닌 자신만의 호흡을 찾아냅니다.

화려한 핫플레이스와 세련된 공간만을 찾아다니며 SNS에 인증샷을 남기는 것이 유행인 시대에, 저자의 발걸음은 조금 다른 곳을 향합니다. 재개발을 앞둔 낡은 동네, 투박하지만 정겨운 시장통, 아무도 눈여겨보지 않는 서울의 변두리까지. 자본의 논리에 의해 곧 사라질지도 모르는 공간을 찾아가 마지막 모습을 화폭에 담습니다.

'언젠가'라는 단어가 가진 힘과 실행력은 생각보다 강하다. 미루고 지연되었던 일들도 어떤 계기를 만나면 갑자기 실행되곤 했다.

본문중에서

성남 태평동의 가파른 오르막길이나 인천의 쪽방촌을 그리며 저자가 느꼈던 감정들은 효율성만 따지며 낡은 것들을 촌스럽다고 치부해 버린 저의 태도를 반성하게 했습니다. 낡고 소외된 곳에서도 꿋꿋하게 피어나는 삶의 온기를 발견해 내는 저자의 시선을 따라가다보니 잃어버리지 말아야할 소중한 가치가 무엇인지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내가 그림으로 재현하려는 대상에 직접 다가가 살피고 만지고 느끼는 감흥. 어떻게 보면 그것은 세상과의 직접적인 연결이자 교감에서 비롯된 것일지도 모르겠다.

본문 중에서

사실 저도 예전에 문화센터에서 어반스케치를 몇 번 배워본 적이 있습니다. 그때는 그저 선을 반듯하게 긋고 투시 원근법에 맞춰 구도를 잡는 기술에만 집착하느라 정작 내가 무엇을 보고 있는지는 잊고 있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며 그때의 내가 놓쳤던 것이 무엇인지 비로소 깨닫게 되었습니다.

중요한 것은 결과물이 아니라 대상을 바라보는 저의 시선과 머무름이었습니다. 눈 앞의 풍경을 사랑하고 기록하며 온전히 자신을 마주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 책 더없이 좋은 친구가 되어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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