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의 기분 - 한문학자가 빚어낸 한 글자 마음사전
최다정 지음 / 한겨레출판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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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의 기분

최다정

한겨레출판사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한자의 기분>은 한문학자인 저자가 일상에서 수집한 120개의 한자를 통해 차마 말로 다 표현하지 못헸던 미세한 감정의 결을 짚어줍니다. 한자라는 글자가 입시나 자격증을 위한 수단이 아니라 내 안의 형체 없는 감정들을 담아내는 그릇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습니다.

밤의 색은 검정으로 수렴되지만, 낮의 색은 셀 수 없는 색들로 발산한다.

본문 중에서

작가는 나뭇잎이 초록을 품은 채 주황으로 지내고 주황을 숨긴 채 노랑으로 웃는 것이 때로는 상처가 된다고 말합니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얼마나 많은 색깔을 겹쳐 입으며 살아가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저자는 한자가 지닌 본래의 뜻을 추적하면서 감각을 일깨워줍니다.

밤을 뜻하는 야(夜)자가 겨드랑이 아래 달을 품고 선 사람의 형상이라는 설명은 고독한 퇴근길에 위로가 되어주었습니다 어둠 속에서도 누군가 달빛을 품고 나란히 걷고 있다는 상상은 외로움을 잊게 해주는 것 같습니다. 이처럼 저자는 한자의 구조를 통해 인간 관계의 본질과 사랑의 태도까지 세밀하게 읽어냅니다.

잘 버리지 못하는 사람은 자신의 기억력을 믿지 못하는 사람일 확률이 높다. 물건을 버리고 나면 물건과 함께 존재했던 지난 시간마저 흩어져 추억이 흐려지고 말거라 믿는 것.

본문중에서

바쁜 일상 속에서 사람들은 문제의 본질보다는 당장 눈앞에 보이는 현상에만 급급해하며 스스로를 갉아먹곤 합니다. 작가는 스스로 지어둔 엄격한 바늘인 잠(箴)을 통해 흐트러진 자신을 따끔하게 찔러 제자리로 되돌려 놓는다고 말합니다.

저자는 한자를 공부의 대상으로만 보지 않고, 기분이 엉망일 때 숨어 들어가 웅크리고 울 수 있는 공간이라고 말합니다. 아홉수를 두려워하기 보다 오히려 신나는 일을 기회로 삼겠다는 작가의 태도에서는 삶을 대하는 유연한 지혜를 배울 수 있었습니다.

나무에 등을 대고 기대어 쉬는 한 사람의 장면은 그대로 문자가 되어 '쉰다'는 의미를 나타내게 되었다.

본문 중에서

수천 년의 세월을 지켜온 한자의 자원을 빌려 현대인들의 고민에 명확한 해답을 제시해주는데요. 막연하게 외면하던 감정의 뿌리를 자세히 들여다보는 것만으로도 두려움이 가라앉는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내 기분을 정확하게 말해주는 단어 하나를 발견했을 때의 기분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것 같아요.

현대인이 느끼는 막연한 불안과 두려움은 그것을 표현할 적절한 단어를 찾지 못했을 때 더욱 커지기 마련입니다. 복잡한 세상 속에서 마음의 표정을 잃어버렸다면 한자를 통해 기분을 헤아려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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