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야말로 사랑할 시간 - 분열의 시대에 도착한 새 교황, 레오 14세
크리스토퍼 화이트 지음, 방종우 옮김 / 한겨레출판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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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야말로 사랑할 시간

크리스토퍼 화이트

한겨레출판사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열쇠로 잠근다'는 뜻을 가진 콘클라베 선거의 내부를 들여다보는 일은 영화를 직접 보는 것 같았다. 책에서는 2025년 3월, 133명의 추기경이 시스티나 성당으로 입장하는 장면을 묘사하고 있었다. 바티칸 특파원 크리스토퍼 화이트가 기록한 장면은 내가 살고 있는 시대가 얼마나 큰 전환점 앞에 서 있는지를 자각하게 만들었다.

저자는 철저한 보안 속에 가려진 콘클라베의 역동을 치밀한 취재와 합리적 재구성으로 풀어내고 있다. 분열과 갈등이 만연한 시대에 통합을 이끌어낼 인물을 선출해야 한다는 그들의 절박함은 오늘날 우리 사회가 원하고 있는 리더의 모습이 무엇인지 다시 생각하게 만들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강조한 '주변부로 나아가는 교회'라는 비전 속에는 교회 운영의 탈중앙화에 대한 그의 강한 열망이 담겨 있다.

본문 중에서

아무래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 출신의 교황이라는 것이 세기의 관심사였던 것이 사실이다. 영어권 추기경들과 주교들이 끊임없이 제기했던 의구심들을 읽으면서 이념과 가치관의 대립이 얼마나 날이 서있는지 알 수 있었다.

다름을 인정하고 포용하려는 시도가 때로는 갈등의 씨앗이 되기도 한다는 사실은 씁쓸하지만 인정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그러나 책에서는 이러한 갈등을 정면으로 응시함으로써 진정한 화합이란 갈등을 덮어두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서 치열하게 소통하고 부딪히며 나아가는 과정임을 보여줬다.

투표수가 교황 선출에 필요한 89표에 도달하자, 추기경들은 일제히 일어나 박수를 보냈다.

본문중에서

새로운 교황으로 선출된 레오 14세는 시카고의 다문화 가정에서 자라 페루의 빈민촌에서 선교사로 활동하고 바티칸 중심부에서 행정가로 일한 사람이다. 그는 중심과 주변부, 부유함과 가난함, 행정과 사목이라는 서로 다른 두 세계를 모두 경험한 사람이었다.

미국인들은 자기중심적으로 사고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레오 교황의 선출이 자신들의 나라와 교회에 어떤 의미를 갖는지에 관심을 두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본문 중에서

저자는 레오14세가 미국인이라는 국적 때문에 가질 수 있는 편견을, 오히려 다양한 경험을 통해 극복해 나가는 과정을 설득력 있게 그려낸다. 양극화된 세상에서 어느 한쪽에 치우지치 않고 양쪽을 모두 끌어안으려는 모습을 보며 진정한 포용의 리더십이 무엇인지 엿볼 수 있었다.

나와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 때문에 속앓이를 하거나, 혐오와 차별이 난무하는 뉴스에 지친 사람이라면 이 책이 전하는 통합과 포용의 메시지에서 깊은 위로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팍팍한 현실 속에서 관계의 해법을 고민하는 사람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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