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모 인두투스 : 입는 인간 - 고대 가죽옷부터 조선의 갓까지, 트렌드로 읽는 인문학 이야기
이다소미 지음 / 해뜰서가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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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 인두투스 입는 인간

이다소미

해뜰서가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출근 전에 매일 하는 말 중 하나는 입을 옷이 없다고 하는 한탄일 것이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고르는 옷은 뭄을 가리는 것을 넘어 오늘 하루 내가 맡은 업무와 만나는 사람들에 대한 예의이자 나를 표현하는 무언의 언어이기도 하다. 저자는 성경 속 선악과 사건을 통해 신이 인류 최초의 디자이너였다는 흥미로운 관점을 제시하며 이야기를 시작한다.

차림새를 보면 그가 어떤 욕망을 가지고 있는지를 어림잡아볼 수 있다.

본문 중에서

부끄러움을 가리기 위해, 혹은 거친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시작된 의복이 점차 권력과 욕망의 수단으로 변모해 가는 과정은 묘하게도 지금 우리가 명품에 열광하거나 TPO에 집착하는 모습과 겹쳐 보인다. 생존을 위한 가죽옷이 신분 상승의 사다리가 되었듯, 나에게도 옷은 사회라는 정글에서 나를 보호하는 갑옷과도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방의 시초는 십자군 병사라고 한다. 성지 탈환이라는 거창한 명분 뒤에 숨겨진 인간의 이동과 그에 따른 수납의 필요성이 패션의 진화를 이끌었다는 사실이 흥미로웠다. 먼 길을 떠나는 병사들이 소지품을 챙기기 위해 허리춤에 찼던 주머니가 오늘날 우리가 매일 들고 다니는 가방의 시초라니 역사는 내 손 닿는 곳에 있었다.

코르셋을 입을 여성은 몸을 숙일 수 없었고, 바닥에 떨어진 물건을 주울 수도 없었다.

본문중에서

흔히 코르셋을 여성 억압의 상징으로만 여겨왔는데 책에서는 스칼렛 오하라의 코르셋을 조금 다른 의미로 해석했다. 남북전쟁이라는 거대한 혼란 속에서 그녀가 허리를 조였던 행위는 무너져가는 세상에서 자신을 지탱하고 자존심을 세우기 위한 일종의 전투복 착용이 아니었을까 하는 저자의 관점에 공감이 갔다.

나 역시 중요한 미팅이 있는 날이면 불편한 정장과 구두를 신으며 마음을 다잡곤 한ㄷ다. 반면 1960년대 메리 퀀트가 쏘아 올린 미니스커트 열풍은 해방감 그 자체였다. 무릎 위로 올라간 치마 길이가 유행을 넘어 사회적 금기에 도전하고 여성의 자유로운 영혼을 표현하는 수단이었다고 한다.

극강의 실용성을 갖춘 영국군의 트렌치코트는 군인들의 신체를 보호하고 전투력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

본문 중에서

이 책은 인류의 역사를 26가지 패션 트렌드로 엮어내며 옷 한 벌에 담긴 인문학적 의미를 쉽고 재미있게 풀어냈다. 옷은 생존을 위한 도구에서 시작해 신분의 상징, 억압과 해방의 도구, 문화적 아이콘으로 끊임없이 진화해 왔다. 일상의 사소함에서 인문학적 지식을 얻고 싶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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