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와 현대 미술 잇기 - 경성에서 서울까지, 시간을 건너는 미술 여행
우진영 지음 / 한겨레출판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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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와 현대 미술 잇기

우진영

한겨레출판사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1920년대의 콘크리트 건물은 근대라는 새로운 시대의 활기찬 표상이었다. 지금의 나에게는 빽빽하게 들어선 고층 빌딩과 그 사이를 메우는 회색 콘크리느는 그저 현실의 배경일뿐이다. 이 책에서 여러 의미의 콘크리트를 만날 수 있었다.

동시대 작가 정영주는 화려한 마천루가 아닌 재개발로 곧 사라질지도 모르는 산동네의 판잣집을 캔버스에 담아낸다. 한지 위에 따스하게 불을 밝힌 그 집들을 보며 이 도시가 단순히 차가운 구조물이 아님을 깨닫는다.

오늘의 도시는 '혼자'가 익숙한 곳이다.

본문 중에서

계절이 바뀌는 것도 잊은 채 바쁘게 살다가 문득 달력을 보고 놀랄 때가 있다. 벌써 12월이라니. 3부 계절을 통과하는 감각을 읽으며 잊고 있던 시간의 흐름과 그 속에 피어나는 생명력을 다시 만났다. 특히 한국전쟁이라는 가장 비극적인 시기에 오히려 가장 화려하고 명랑한 색채로 여름을 그린 백영수의 작품은 마음을 울렸다.

포화 속에서도 꺾이지 않는 해바라기를 보며 어쩌면 예술과 삶이란 고통을 외면하는 것이 아니라 그 고통을 뚫고 기어이 희망을 피우는 과정이 아닐까 생각했다. 이내 작가가 수만 개의 점을 찍어 완성한 여름 밤하늘도 너무 생동감 있었다.

특유의 제주 문화는 어떤 날은 매우 따스하고 감동이었고, 어느 날은 무척이나 숨 막히고 부담스러웠다.

본문중에서

마치 수행하듯 점 하나하나를 찍어 내려갔을 그 인내의 시간은 매일 반복되는 업무 속에서 의미를 찾으려 애쓰는 나의 일상과 겹쳐보였다. 혹독한 겨울 같은 시기를 지나고 있더라도, 그 끝에는 반드시 나만의 색채가 피어날 것이라는 믿음이 책장을 넘기는 손끝에서 전해져 왔다.

조선의 계절은 정말 이토록 찬란했을까. 그 시절의 햇빛 속으로 들어가고 싶다.

본문 중에서

이 책에서는 각자의 외로움을 안고 살아가지만 예술이라는 끈을 통해 시댈들 건너, 공간을 넘어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커피 한 잔과 함께 이 책을 읽는다면 밤하늘에 뜬 별처럼 반짝이는 위로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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