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관계 레볼루션 - 기술 패권 시대, 변화하는 질서와 한국의 생존 전략
이희옥 외 지음 / 한겨레출판 / 2025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미중 관계 레볼루션

이희옥 김영한 권석준 차태서

한겨레출판사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미중 관계 레볼루션>은 국내 최고 석학 4인의 대담을 엮은 형태라 금방 몰입할 수 있었다. 딱딱한 이론서가 아니라, 전문가들의 날카로운 통찰이 오가는 인터뷰 형식이다 보니 복잡하게만 느껴졌던 국제 정세와 기술 패권의 흐름이 한결 이해하기 쉽게 다가온다.

특히 '기정학(技政學)'이라는 낮선 단어를 만나게 되었는데 지리가 아닌 기술이 국제 질서를 결정한다는 개념이 새로웠다. 일을 하면서 AI 툴을 도입하며 업무 효율을 높이려 했던 노력도 사실은 거대한 미중 패권 경쟁의 파도 위에 떠 있는 것이었다.


문제는, 전 세계적으로는 부가 증가했는데도 선진 국가들의 중하층 계급, 노동 계급의 실질 소득률은 전체적으로 정체돼 버렸다는 겁니다.

본문 중에서

우리나라가 반도체 원천 기술이 없고, 반도체를 설계하는 데 필수적인 미국 소프트웨어 라이선스(시놉시스나 케이던스)가 막히면 삼성전자나 하이닉스마저 생산을 멈출 수 있다는 구절에서는 아찔함을 느꼈다. 열심히 일만 한다고 해서 괜찮을 거라 생각했던 믿음이 위험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이 책에서 미국이 왜 그토록 MAGA를 외치고 IRA 법안 처럼 노골적으로 자국 산업을 보호하며 중국을 견제하는지 그 배경을 알 수 있었다. '중국 때문에 일자리를 잃었다'는 미국 노동자들의 분노와 그 분노를 정치적으로 활용하는 양당의 모습을 보며 정치가 얼마나 현실의 삶에 깊숙이 개입하는지 알 수 있었다.

일단 지금 상황을 '탈단극'이라는 개념으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기존에는 미국이라는 유일한 패권 국가가 있었다면 이제는 그 질서를 벗어나고 있는 것 같은데요.

본문중에서

배은망덕 프레임이라는 표현처럼 WTO 가입 이후 중국의 성장 혜택을 누렸다고 생각했지만 결국 일자리를 빼앗겼다는 미국의 배신감은 생각보다 깊었다. 한편 피크 차이나론처럼 중국의 성장이 정점에 달했다는 서구권의 분석이 어쩌면 그들의 희망 사항일 수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한 나라 경제의 가장 중요한 동력은 '혁신 인센티브', 즉 경제 주체들이 혁신할 수 있는 동기입니다.

본문 중에서

'죽느냐 사느냐, 갈림길에 선 한국'이라는 챕터는 과장이 아니었다. 우리가 세계 최고라고 자부하던 D램 반도체마저 중국에게 무섭게 추격당하고 있거나 이미 역전당했을 수 있다는 가혹한 평가도 있었다. 우리나라의 기술 우위가 얼마나 취약한 기반 위에 서 있는지, 핵심 기술과 장비, 설계 소프트웨어까지 해외 공급망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현실을 직시할 수 있었다.

최근 APEC 정상 회담에서 많은 일들이 일어났다. 한국의 의장국 레버리지를 활용해서 미중 사이에서 우리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잘 활용했으면 좋겠다. 위기를 제대로 직시하고 살아남을 방법에 대해 고민하고 싶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미중관계레볼루션 #이희옥 #김영한 #권석준 #차태서 #한겨레출판 #하니포터 #하니포터11기 #기정학 #미중패권경쟁 #AI전쟁 #반도체 #공급망 #피크차이나 #서평 #책추천 #경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