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엔드는 상품을 팔지 않는다 -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건축·아트 컬래버레이션의 비밀
이은화 지음 / 바이북스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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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엔드는 상품을 팔지 않는다

이은화

바이북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바쁘게 돌아가는 일상 속에서 마추지는 수 많은 광고와 사람들 손에 들린 쇼핑백을 보면서 종종 생각했다. 왜 이런 브랜드가 인기가 있을까? 단순히 기능이 필요해서일까, 아니면 로고가 주는 상징성 때문일까. <하이엔드는 상품을 팔지 않는다>에서는 성공하는 브랜드는 상품을 파는 것이 아니라 건축과 예술을 통해 브랜드의 철학을 경험하게 하고 그 속에서 스스로 메타 밸류를 발견하게 만든다고 말한다.

매일같이 보고서를 만들고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직장인으로서 내가 만들어내는 결과물이 단순한 상품이나 서비스에 그치지 않고 고객의 삶에 어떤 의미 있는 가치로 남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 소비자들은 물건을 소유하는 것을 넘어 예술 작품을 감상하는 브랜드를 경험하고 공유하는 아트슈머로 진화하고 있다고 한다.


최근 미술관 관객들은 단순한 전시 관람을 넘어, 경험과 공유의 문화를 선호한다.

본문 중에서

이 책은 저자가 밀라노 유학 시절의 인연으로 루이비통 건축 팀과 교류하고 그들의 프로젝트를 깊이 있게 다루었던 경험담도 있었다. 파리의 루이비통 파운데이션이나 서울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보여준 프랭크 게리와의 협업을 보며 나도 감동을 받았다.

건축은 브랜드를 담는 그릇이 아니라 브랜드의 언어가 된다. 프랭크 게리의 건축물은 단순한 매장이 아니라 도시의 랜드마크가 되고 그 안에서 고객은 상품을 사는 것을 넘어 예술적 경험을 소비한다. 루이비통이 야요이 쿠사마의 도발적인 예술을 기꺼이 받아들여 브랜드의 혁신을 이끌어냈듯 나 역시 익숙한 안전지대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도를 두려워하지 않아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됐다.

가브리엘 샤넬의 삶은 브랜드 정체성 그 자체다. 진주 목걸이, 더블'C' 로고, 샤넬 No5, 카멜리아 꽃 등 샤넬을 상징하는 시그니처들은 모두 그녀의 삶 속에 녹아 있었다.

본문중에서

자동차에 큰 관심이 없는 나조차도 부가티와 에르메스의 만남에 대한 이야기는 정말 재미있었다. 이 이야기는 효율성과 속도를 강요받는 현대 직장인의 삶과 정반대 같았다. 우리는 늘 최소 비용, 최대 효과를 외치지만 정작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그런 계산적인 결과물이 아니었다.

어쩌면 사람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빠른 결과가 아니라 이토록 집요한 과정을 통해 탄생한 단 하나뿐인 가치일지도 모른다. 자동차 브랜드가 레지던스를 짓고 가구를 디자인하며 라이프스타일 전반으로 영역을 확장하는 것도 같은 맥락일 것이다.

현재 성공 가도를 달리는 프라다를 들여다보면, 정치학을 전공한 비전공자의 시각이 오히려 혁신적인 패션 비즈니스를 이끌어가는 원동력이 되었다.

본문 중에서

책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일상의 작은 오브제에 대한 이야기였다. 알레산드로 멘디니의 와인 오프너 '안나G'는 와인 마개를 여는 동작을 발레리나의 춤으로 형상화하고 친구의 이름을 붙여 하나의 인격을 부여한 것이었다. 이것이 바로 디자인이 일상에 선사하는 소소한 행복감이다. 이 책은 하이엔드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호텔이 미술관이 되고 일상의 사물이 예술작품이 되는 순간 우리의 삶은 더 풍요로워진다. 앞으로 나의 삶을 어떻게 아트슈머로서 주체적으로 큐레이션 할 것인지 생각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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