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서 없음 - 격동의 세계를 이해하는 세 가지 프레임
헬렌 톰슨 지음, 김승진 옮김 / 윌북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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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서 없음

헬렌 톰슨

윌북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수십 년, 길게는 한 세기에 걸쳐 누적된 에너지, 금융, 민주정치라는 세 가지 거대한 흐름이 서로 얽히고 충돌하며 만들어낸 필연적인 결과물이 바로 지금 우리가 목격하는 모든 혼란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흩어져 있던 퍼즐 조각들이 제자리를 찾아가며 거대한 그림을 완성하는 것 같았다.

미국이 석유를 수입할 필요가 줄면서 최종적으로 이는 중동에서 부분적으로 군을 철수시키는 결과로 이어졌다.

본문 중에서

이 책의 초반은 에너지에 대한 이야기다. 사실 에너지 문제는 유가 변동이나 전기세 인상처럼 내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때만 과심을 갖던 분야였다. 하지만 저자는 석탄에서 석유로의 전환이 어떻게 미국의 패권을 공고히 했는지, 그리고 자원이 부족했던 유럽이 왜 중동 문제에 깊숙이 개입할 수밖에 없었는지를 120년의 역사를 종횡무진하며 입증해낸다.

특히 독일이 러시아의 천연가스에 의존하게 된 역사적 배경과 그 관계가 수십 년간 나토 내부에 구조적인 균열을 만들어왔다는 분석은 충격적이었다. 그저 어느 날 갑자기 벌어진 사건이라고 생각했던 우크라이나 전쟁이 실은 아주 오래전부터 예고된 균열의 폭발이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 것이다.

거시경제적 유용성이 무엇이었던 간에 양적완화는 체계적으로 파괴적인 결과를 낳았다. 그중 일부는 자산 가격 인플레와 관련이 있었다.

본문중에서

에너지의 흐름이 세계의 지정학적 지형을 보여줬다면 그 위에서 국가와 개인의 삶을 뒤흔든 것은 금융의 힘이었다. 경제 파트에서는 1970년대 브레턴우즈 체제의 붕괴 사건이 오늘날 나의 자산가치와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생생하게 보여줬다.

국경 없는 자본의 이동은 '메이드 인 차이나' 시대를 열며 전 세계에 값싼 상품을 공급했지만, 그 이면에 내재된 모순은 결국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라는 파국을 낳았다. 그리고 그 위기는 또다시 오늘날의 미중 패권 경쟁으로 이어졌다. 이런 흐름을 따라가다보니 환율 변동이 왜 중요한지를 비로소 이해할 수 있었다.

국가공동체/민족공동체 의식은 대의제 민주정의 작동에서 정치적으로 상당한 용도가 있고, 역사적으로도 이 둘은 함께 나타났다.

본문 중에서

세상은 여전히 혼란스럽고 미래는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렵다. 이 책은 지금 우리가 어디에 서 있으며 어떤 역사적 경로를 거쳐 이곳까지 오게 되었는지를 알려주고 있다. 국제 뉴스를 챙겨보지만 항상 배경지식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사들에게 그리고 복잡한 세상의 본질을 꿰뚫는 통찰에 목말라 있던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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