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서 없음헬렌 톰슨윌북
질서 없음
헬렌 톰슨
윌북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수십 년, 길게는 한 세기에 걸쳐 누적된 에너지, 금융, 민주정치라는 세 가지 거대한 흐름이 서로 얽히고 충돌하며 만들어낸 필연적인 결과물이 바로 지금 우리가 목격하는 모든 혼란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흩어져 있던 퍼즐 조각들이 제자리를 찾아가며 거대한 그림을 완성하는 것 같았다.
미국이 석유를 수입할 필요가 줄면서 최종적으로 이는 중동에서 부분적으로 군을 철수시키는 결과로 이어졌다. 본문 중에서
미국이 석유를 수입할 필요가 줄면서 최종적으로 이는 중동에서 부분적으로 군을 철수시키는 결과로 이어졌다.
본문 중에서
이 책의 초반은 에너지에 대한 이야기다. 사실 에너지 문제는 유가 변동이나 전기세 인상처럼 내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때만 과심을 갖던 분야였다. 하지만 저자는 석탄에서 석유로의 전환이 어떻게 미국의 패권을 공고히 했는지, 그리고 자원이 부족했던 유럽이 왜 중동 문제에 깊숙이 개입할 수밖에 없었는지를 120년의 역사를 종횡무진하며 입증해낸다.
특히 독일이 러시아의 천연가스에 의존하게 된 역사적 배경과 그 관계가 수십 년간 나토 내부에 구조적인 균열을 만들어왔다는 분석은 충격적이었다. 그저 어느 날 갑자기 벌어진 사건이라고 생각했던 우크라이나 전쟁이 실은 아주 오래전부터 예고된 균열의 폭발이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 것이다.
거시경제적 유용성이 무엇이었던 간에 양적완화는 체계적으로 파괴적인 결과를 낳았다. 그중 일부는 자산 가격 인플레와 관련이 있었다. 본문중에서
거시경제적 유용성이 무엇이었던 간에 양적완화는 체계적으로 파괴적인 결과를 낳았다. 그중 일부는 자산 가격 인플레와 관련이 있었다.
본문중에서
에너지의 흐름이 세계의 지정학적 지형을 보여줬다면 그 위에서 국가와 개인의 삶을 뒤흔든 것은 금융의 힘이었다. 경제 파트에서는 1970년대 브레턴우즈 체제의 붕괴 사건이 오늘날 나의 자산가치와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생생하게 보여줬다.
국경 없는 자본의 이동은 '메이드 인 차이나' 시대를 열며 전 세계에 값싼 상품을 공급했지만, 그 이면에 내재된 모순은 결국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라는 파국을 낳았다. 그리고 그 위기는 또다시 오늘날의 미중 패권 경쟁으로 이어졌다. 이런 흐름을 따라가다보니 환율 변동이 왜 중요한지를 비로소 이해할 수 있었다.
국가공동체/민족공동체 의식은 대의제 민주정의 작동에서 정치적으로 상당한 용도가 있고, 역사적으로도 이 둘은 함께 나타났다. 본문 중에서
국가공동체/민족공동체 의식은 대의제 민주정의 작동에서 정치적으로 상당한 용도가 있고, 역사적으로도 이 둘은 함께 나타났다.
세상은 여전히 혼란스럽고 미래는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렵다. 이 책은 지금 우리가 어디에 서 있으며 어떤 역사적 경로를 거쳐 이곳까지 오게 되었는지를 알려주고 있다. 국제 뉴스를 챙겨보지만 항상 배경지식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사들에게 그리고 복잡한 세상의 본질을 꿰뚫는 통찰에 목말라 있던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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