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네상스 시대에는 레오나르도 다빈치를 비롯한 예술가들이 완벽한 인체를 화폭에 담아내기 위해 직접 해부에 뛰어들었다. 책에 실린 다빈치의 그림을 보면서 예술적 열정이 어떻게 의학 발전의 중요한 동력이 될 수 있었는지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다.
의학이 발전하고 현미경이 발명되면서 인류는 장기 너머 세포와 분자의 세계를 알게 되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미시 세계에서 질병의 원인을 찾으려는 노력이 현대 의학의 눈부시게 발전할 수 있었던 이유였다. 유전자 돌열변이를 검출하는 PCR 기술, 특정 분자만을 표적으로 하는 항암 치료제에 이르기까지 분자적 관점은 수많은 생명을 구했다.
주술적 치료부터 시작해서 인공지능이 환자 데이터를 분석하는 시대에 이르기까지 의학의 역사를 알 수 있었다. 이 책은 과거와의 대화가 왜 중요한지 끊임없이 되물으면서 우리가 마주할 윤리적 문제들에 대해 깊은 생각거리를 남겼다. 결국 과학의 발전 속에서 길을 잃지 않기 위해 필요한 것이 생각하는 훈련이라는 것을 알 수 있던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