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볼 때와는 다르게 각본집을 읽으면서 다양한 감각을 느낄 수 있었다. 영상이 채워주던 공백을 나 자신의 경험과 생각으로 채워나가는 과정이 더 능동적이고 깊이 있었다. 특히 이 책은 국문 번역과 영어 원문을 함께 실어서 그 재미가 두배였다.
존의 이야기는 가설을 넘어서 우리가 당연하게 여겨온 모든 것에 질문을 던진다. 역사, 종교, 과학, 시간이라는 절대적인 개념까지 말이다. 모든 대화가 끝나고 거실에 정적이 찾아왔을 때 거대한 질문 하나가 남았다. 그래서 존의 이야기는 모두 사실이었을까? 하지만 그 질문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어제의 신념이 오늘은 낡은 것이 되기도 하고 영원할 것 같던 것들도 시간 속에서 사라진다. 오랜만에 존재의 본질에 대한 깊은 생각을 할 수 있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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