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련님
나쓰메 소세키 지음, 장하나 옮김 / 성림원북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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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련님

나쓰메 소세키

성림원북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도련님>의 주인공은 이 시대의 논리와는 정반대의 인물이다. 그는 무모할 정도로 정직하고 손해 볼 것을 뻔히 알면서도 자신의 신념을 굽히지 않는다. 그런 그의 모습은 처음엔 답답하게 느껴지다가도, 이내 통쾌함과 함께 묘한 위로를 준다.

100여 년 전에 태어난 이 캐릭터가 지금의 나의 마음을 흔드는 이유는 명확하다. 마음 한구석에 간식하고 있지만 차마 꺼내지 못하는 정의로움과 순수함을 도련님이 온몸으로 보여주기 때문이다. 사회가 만들어놓은 정답이 아닌 내 마음의 소리를 따르는 것이 얼마나 용감한 일인지를 깨닫게 해준다.

자꾸 조심하라 하시는데, 이보다 어떻게 더 조심합니까? 나쁜 짓만 안 하면 되는 거 아닌가요?

본문 중에서

주인공은 도쿄를 떠나 시골의 한 중학교에 수학 교사로 부임한다. 그가 마주한 세상은 온갖 불의와 위선으로 가득찬 곳이었다. 교감인 '빨간 셔츠'를 비롯한 동료 교사들은 겉으로는 점잖은 척하지만 뒤에서는 서로를 헐뜯고 음모를 꾸미기에 바쁘다.

그들 사이에서 거짓말을 모르고 옳고 그름을 분명히 말하는 도련님은 이상한 사람, 또는 애송이 취급을 받는다. 실력보다 말재주와 처세술이 우선시 되고 묵묵히 제 할 일을 하는 사람이 인정받지 못하는 현실을 너무 자주 목격한다. 학교라는 작은 사회를 통해 일본 사회의 부조리함을 신랄하게 비판했지만 그 칼날은 시대를 넘어 현대까지 날아온다.

너희는 너희 잘못을 이렇게 당당히 고백할 수 있어? 못 하니까 웃는 거겠지.

본문중에서

도련님의 가장 큰 매력은 단단한 믿음이다. 그는 '세상일은 결국 정직한 사람이 이기게 되어있다. 오늘 밤 못 이기면 내일 이긴다'라고 굳게 믿는다. 요즘 세상에는 이런 말을 하면 몽상가라는 소리를 듣는 것 같다. 도련님은 말로만 그치지 않고 직접 행동으로 보여준다. 그의 행동은 세련되지 못하고 때로는 주먹이 앞서는 등 다소 과격하기까지 하다. 비록 모든 것을 내던져야 했지만 그래도 그는 자기 자신에게만큼은 떳떳했다.

저쪽이 인간이면 나도 인간이다.

본문 중에서

<도련님> 시대를 관통하여 정직하게 살고자 애쓰는 모든 이들에게 보내는 응원가 같다. 소설을 다 읽고 나니 통쾌함과 함께 왠지 모를 용기가 샘솟는다. 내일은 회사에 가서 조금 더 나답게, 더 당당하게 행동해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도련님처럼 모든 것을 내던질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무엇이 옳고 그른지에 대한 감각만큼은 무디게 만들지 말자고 다짐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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