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 두꺼비가 지키는 전통 사찰 이야기 - 천년을 지켜온 사찰 공간과 건축의 비밀
권오만 지음 / 밥북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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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찰의 비밀을 알려준 한 권의 책

신선 두꺼비가 지키는 전통 사찰 이야기

권오만

밥북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가끔 사찰을 찾을 때면 그저 아름다운 풍경이 있는 오래된 유적지 정도로만 생각했다. 이 책을 만나기 전까지는. 책을 읽는 순간 나는 사찰의 문턱만 밟았을 뿐 그 안의 진짜 세계에는 한 발짝도 들이지 못했음을 알게 됐다. 기둥 하나, 돌멩이 하나에도 천년의 지혜와 철학이 담겨 있다. 건물의 배치와 공간의 구성 하나하나가 방문자의 마음을 다스리기 위핸 고도의 장치였음을 알게 되었다.

전통 건축에서 볼 수 있는 특별한 아름다움 중 하나는 건축 부재가 가지고 있는 자연의 생김 그대로를 활용한다는 점이다.

본문 중에서

이 책은 무심코 지나쳤던 사찰 곳곳에 숨겨진 비밀스러운 이야기를 들려준다. 단순히 지식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오대산 월정사를 함께 거닐며 이야기를 풀어가는 형식이라 마치 저자와 함께 답사를 떠난 느낌이었다.

한국의 사찰은 주변 산세와 어우러져 마치 처음부터 그 자리에 있었던 자연의 일부 같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그 자연스러움이 실제로는 고도로 치밀하게 계산된 결과물임을 보여준다. 울퉁불퉁한 주춧돌 위에 기둥을 세우는 그랭이질부터 경사진 지형의 단점을 극적인 공간감으로 승화시키는 점승법까지 우리 선조들의 건축 기술은 서양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낮은 문 높이로 공간을 막아선 누각을 통과하기 위해서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어쩔 수 없이 말에서 내려 걸어 들어올 수밖에 없다.

본문중에서

특히 권력의 상징인 누각 아래로 허리를 숙여 지나가게 만드는 누하진입법에 대한 설명을 읽을 때는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공간을 통과하는 방법이 아니라 스스로를 낮추고 마음을 정화하며 성역으로 들어가는 겸손의 미학이었다. 사찰을 갈때마다 조금은 불편하게 느껴졌던 것이 사실은 나를 낮추라는 것이었다.

사찰에서 문은 단순한 출입구를 넘어 부처님의 세계로 들어가는 상징적 경계로서, 성역과 세속을 구분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본문 중에서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은 풍성하고 수준 높은 사진 자료다. 아무리 글로 공조불이나 다포 양식에 대해 설명을 들어도 막상 사찰에 가서 찾아보려면 막막한데 사찰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사진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했다. 덕분에 지붕의 무게를 떠받치는 공포 속에 부처의 형상이 숨겨져 있다는 것이나. 주심포와 다포 양식의 차이점 같은 어려운 건축 개념을 바로 이해할 수 있었다.

사찰은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건축의 지혜, 사람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공간의 철학을 보여준다. 이 책은 나에게 소중한 문화유산을 제대로 알고 지켜나가야 할 이유를 알려주었다. 과거의 공간과 문화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를 원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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