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다른 철학서와 구별되는 지점은 '생각덩어리'라는 독특한 구성 방식에 있다. 보통 철학사라고 하면 탈레스부터 시작해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헤겔로 이어지는 인물 중심의 연대기를 떠올린다. 하지만 이런 방식은 특정 철학자의 사상에만 매몰되거나 전체적인 사유의 흐름을 놓치기 쉽게 만든다.
하지만 이 책은 과감하게 인물 중심의 서사를 탈피하여 존재란 무엇인지 같은 거대한 질문, 즉 생각덩어리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헤시오도스의 신화에서 시작된 이야기는 고대 그리스의 물질론과 관념론을 거쳐서 동양의 형이상학까지 자유롭게 넘나든다.